평평한 책상 위에서 포크 갈래 사이에 세워 둔 은색 지퍼머리와 패딩 지퍼 레일 끝.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져 옷장에서 패딩을 꺼내 입다 보면 지퍼머리가 한쪽으로 쏙 빠져 천에만 매달려 있는 일이 생긴다. 아침에 급하게 나가려는데 바지 지퍼가 올라가지 않거나 가방 지퍼가 덜컥 빠지면 더 난감한데, 올려도 양쪽이 그대로 벌어져 있으니 그 옷은 그날 입을 수가 없다.
이럴 때 대부분은 손끝으로 지퍼머리 입구에 레일을 다시 밀어 넣어 보다가 포기한다. 그러고는 수선집에 맡길 생각으로 한쪽에 밀어 두는데, 며칠이 지나도 챙겨 나가지 못한 채 옷장 구석에서 안 입는 옷이 되는 경우가 많다. 멀쩡한 패딩이나 청바지를 지퍼 하나 때문에 묵혀 두는 것이다.
그런데 지퍼머리가 빠진 것뿐이라면 부엌 서랍에 있는 포크 하나로 그 자리에서 다시 끼울 수 있다. 외출 직전에도 10초면 되는 응급처치라, 수선비도 들지 않는다.
손으로는 다시 끼워지지 않는 빠진 지퍼머리
한쪽 레일만 걸린 지퍼머리 아래로 양쪽 지퍼 이빨이 벌어진 패딩 지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지퍼머리 안쪽은 Y자로 갈라진 좁은 길이다. 아래쪽 입구 두 곳으로 양쪽 레일이 따로 들어와 안에서 하나로 모이면서 이빨이 서로 맞물리는 구조인데, 이 입구에서 한쪽 레일이 빠져나가면 안에서 맞물릴 짝이 없어진다. 그래서 지퍼를 아무리 위로 올려도 양쪽이 계속 벌어져 있다.
손으로 끼우기 어려운 이유는 동시에 붙잡아야 할 것이 셋이라서다. 왼쪽 레일 끝, 오른쪽 레일 끝, 그리고 지퍼머리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데 손은 둘뿐이다. 지퍼머리 입구는 레일 두께만큼만 벌어져 있어 조금만 비뚤어도 들어가지 않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동안 옷감이 밀려 올라와 입구를 덮어 버린다.
포크가 통하는 이유는 지퍼머리를 잡아 주는 손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식사용 포크의 가운데 두 갈래 사이 간격은 지퍼머리 몸통 폭과 비슷해서, 끼워 두면 지퍼머리가 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똑바로 선 채 고정된다. 그러면 남은 두 손으로 레일 끝을 입구에 맞추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가운데 두 갈래 사이에 지퍼머리를 끼워 똑바로 고정한 금속 포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빠진 지퍼머리 포크로 끼우는 방법
밝은 책상 위에 지퍼 아래쪽이 앞으로 오도록 펼쳐 놓은 네이비 패딩과 금속 포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집에 있는 금속 포크 한 개면 충분하다. 옷은 책상이나 식탁처럼 평평하고 밝은 자리에 펴 놓고, 지퍼 아래쪽이 몸 앞으로 오게 둔다. 지퍼머리가 아직 한쪽 레일에 걸려 있다면 그 레일을 따라 맨 아래까지 내려 둔다.
먼저 지퍼머리를 세로로 세워 포크의 가운데 두 갈래 사이에 끼운다. 지퍼머리의 넓은 입구가 아래를 향하고 손잡이 고리가 위로 오게 잡으면 된다. 포크 자루를 잡고 살짝 흔들어 보아 지퍼머리가 따라 움직이면 제대로 물린 것이다.
이제 포크 자루를 한 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 양쪽 레일의 맨 아래 이빨을 모아 지퍼머리 입구 두 곳에 각각 맞춘다. 맞춰졌으면 포크를 쥔 손으로 지퍼머리를 천천히 아래로 밀어 내린다. 한 번에 쑥 밀지 않고 1센티미터씩 내리면서 양쪽 이빨이 같이 들어가는지 보는 것이 좋다.
포크로 고정한 지퍼머리 입구에 양쪽 레일 끝을 각각 맞추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양쪽 이빨이 지퍼머리 안으로 들어가 서로 맞물린 모습이 보이면 포크를 빼고 손잡이를 잡아 지퍼를 천천히 위로 올린다. 올라가다 걸리면 억지로 당기지 말고 다시 내려서 처음부터 맞추는 편이 안전하다. 레일 끝 이빨이 바깥으로 휘어 있을 때는 펜치로 평평해질 만큼만 살짝 눌러 주면 들어간다.
지퍼머리가 헐거워져 올려도 자꾸 벌어지는 옷은 이빨 쪽에 투명 매니큐어를 얇게 발라 완전히 마른 뒤에 올려 본다. 다만 플라스틱 레일이 중간에서 뜯겨 나가거나 이빨이 아예 떨어져 비어 있는 자리가 있으면 이 방법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그때는 지퍼를 통째로 바꾸는 것이 낫다.
지퍼가 빠졌다고 바로 수선집을 떠올리기보다 포크를 먼저 꺼내 10초만 해 보길 권한다. 옷장에 걸어만 두고 못 입던 패딩과 청바지를 다시 꺼내 입게 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