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만 열리는 꽃밭인데 입장도 주차도 공짜에요"... 바다를 배경에 둔 4천㎡ 핑크뮬리 정원


덕동맑은물플라워가든 / 한국관광공사-송희재

덕동맑은물플라워가든 / 한국관광공사-송희재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로 739에는 하수도사업소 부지 한쪽을 꽃밭으로 바꾼 정원이 있다. 덕동맑은물 플라워가든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자리에는 핑크뮬리 4,033㎡와 코스모스 4,320㎡가 나란히 심겨 있다. 처리시설 옆 유휴부지라는 출발점과 달리, 꽃밭 너머로는 마산만 바다가 그대로 들어온다.

핑크뮬리는 여름까지 초록빛이다가 가을에 이삭이 올라오면서 분홍으로 바뀐다. 10월 중순 무렵 색이 가장 짙어지는데, 이 정원도 그 시기에 맞춰 한 해에 한 번만 문을 연다. 분홍 무리 뒤로 바다와 건너편 산줄기가 겹쳐 보이는 풍경은 내륙 꽃밭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분홍 억새 뒤로 바다가 겹친다

덕동맑은물플라워가든 / 한국관광공사-송희재

덕동맑은물플라워가든 / 한국관광공사-송희재

꽃밭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핑크뮬리 구역은 허리에서 가슴 높이까지 자란 풀이 촘촘히 붙어 있어 멀리서 보면 분홍 안개가 낮게 깔린 것처럼 보인다. 바람이 지나가면 이삭 끝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색이 옅어졌다 짙어지기를 반복한다.

코스모스 구역은 4,320㎡로 핑크뮬리보다 조금 넓다. 흰색과 연분홍, 진분홍이 섞인 꽃이 키 큰 줄기 끝에서 흔들린다. 두 구역 사이 길에 서면 한쪽은 바닥에 깔린 분홍, 다른 쪽은 눈높이에서 움직이는 꽃잎으로 풍경이 갈린다.

덕동맑은물플라워가든 / 한국관광공사-송희재

덕동맑은물플라워가든 / 한국관광공사-송희재

정원 남쪽은 바다 쪽으로 열려 있다. 마산만 물빛과 항구 시설이 꽃밭 뒤를 채운다. 해가 서쪽으로 기우는 오후에는 빛이 낮게 들어오면서 핑크뮬리 이삭이 역광을 받아 윤곽만 분홍으로 남는다. 색이 가장 고운 시간대가 이때다.

두 구역을 합친 넓이는 8천㎡ 남짓이다. 하루를 꼬박 들여야 하는 규모는 아니지만, 분홍과 흰색이 한 화면에 들어오고 그 뒤에 바다가 놓이는 구도는 이 자리에서만 나온다. 평소에는 시설 부지라 일반인이 드나들 수 없는 땅이어서, 문이 열려 있는 동안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

덕동맑은물플라워가든 / 한국관광공사-송희재

덕동맑은물플라워가든 / 한국관광공사-송희재

산책로는 평지다. 계단이나 가파른 오르막이 없어 유모차나 휠체어로도 다닐 수 있다. 두 구역을 이어 천천히 걸으면 30분, 곳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돌면 한 시간쯤 걸린다. 정해진 길을 따라 도는 구조라 어디부터 봐야 할지 고민할 일도 없다.

꽃밭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길에서 찍어도 화면이 분홍으로 채워진다. 핑크뮬리는 밟히면 이삭이 부러져 되살아나기 어려워 구역 안쪽은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 둔다.

바닷가라 바람이 자주 분다. 이삭이 한쪽으로 누운 모습이 사진에 그대로 담기는데, 흔들림이 심할 때는 길가 쪽에서 낮게 찍는 편이 색이 또렷하게 나온다.

문 여는 때와 찾아가는 길

덕동맑은물플라워가든 / 한국관광공사-송희재

덕동맑은물플라워가든 / 한국관광공사-송희재

입장료와 주차비는 받지 않는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주차는 전용 주차장 75면과 정문 주차장 57면을 쓸 수 있다. 꽃밭 규모에 비해 주차 공간이 넉넉한 편이다. 오후 5시에 문을 닫으니 해가 진 뒤의 풍경은 볼 수 없고, 빛이 낮아지는 오후 3시쯤 들어가면 닫는 시간까지 두 구역을 여유 있게 돌 수 있다.

개방은 1년에 한 번, 핑크뮬리 색이 오르는 10월에만 이뤄진다. 지난해에는 10월 16일부터 26일까지 열흘 동안 열었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다면 분홍빛이 가장 짙은 때에 맞춰 둘러볼 수 있다.

위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로 739다. 마산 도심에서 차로 15분 거리이고, 가포 방향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바다를 옆에 두고 들어가게 된다. 꽃밭까지 오는 길 자체가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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