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유리 그릇에 고등어 토막을 담고 쌀뜨물을 부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등어나 갈치를 사 와 도마에 올려놓으면 손질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비린내가 부엌에 퍼진다. 그 상태로 프라이팬에 올리면 냄새가 옷과 커튼에까지 남아서, 생선 한 토막 굽는 일이 은근히 부담스러워진다.
대개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구거나 소금을 뿌려 두는 정도로 넘어간다. 그런데 겉에 묻은 물기만 씻겨 나갈 뿐이라서, 불에 올리는 순간 냄새가 도로 올라온다. 식초나 소주를 뿌려 보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그 냄새가 따로 남는다.
이럴 때 쓸 물은 이미 싱크대에 있다. 쌀을 씻고 나오는 쌀뜨물인데, 아무 물이나 받아 두면 되는 것이 아니라 첫물은 버리고 두 번째 물부터 받아야 제 몫을 한다.
물로만 헹궈서는 빠지지 않는 생선 비린내
손질한 고등어 껍질과 살 표면을 가까이에서 보여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생선의 비린내는 껍질과 살 표면에 생기는 트리메틸아민이라는 냄새 물질에서 나온다. 잡은 뒤 시간이 지날수록 이 물질이 늘어나기 때문인데, 마트에서 사 온 생선이라면 집에 들고 오는 동안에도 조금씩 더 생긴다.
이 냄새 물질은 껍질에 남은 기름기에 섞여 붙어 있어서, 흐르는 물에 잠깐 헹구는 정도로는 표면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손으로 문지르면 살이 부서지고, 그렇다고 오래 물에 담가 두면 살에 물이 배어 구울 때 맛이 빠진다.
쌀뜨물이 뿌옇게 보이는 이유는 쌀알에서 떨어져 나온 아주 고운 전분 입자가 물 안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 전분 입자는 표면에 냄새 물질과 기름 입자를 끌어당겨 붙잡는 성질이 있어, 생선을 담가 두면 표면의 비린내 성분이 전분에 붙고 헹구는 물과 함께 빠져나간다. 그래서 쌀을 씻는 여러 번의 물 가운데 어느 물을 받아 두는지가 중요해진다.
쌀뜨물로 고등어 갈치 비린내 빼는 방법
쌀을 한 번 헹군 뒤 두 번째 물을 투명한 그릇에 받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쌀에 물을 조금 붓고 손으로 한 번 훑어 씻은 첫물에는 쌀 표면에 묻어 있던 먼지와 농약 성분이 섞여 있으니, 빠르게 헹궈 그대로 버린다. 다시 물을 부어 씻어 낸 두 번째와 세 번째 물이 받아 둘 물이고, 이 물이 색도 더 뿌옇고 걸쭉하다. 생선 두세 토막이면 1리터 정도면 충분하다.
내장과 지느러미를 정리한 생선은 넓은 그릇에 펼쳐 놓고 쌀뜨물을 생선이 완전히 잠기도록 붓는다. 그대로 30분을 두는데, 그릇째 냉장실에 넣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여름철 부엌 온도에서는 쌀뜨물이 30분 사이에도 상하기 시작한다.
쌀뜨물에 잠긴 고등어 그릇을 냉장실 선반에 넣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30분이 지나 건져 보면 쌀뜨물이 처음보다 탁해져 있다. 생선은 흐르는 물에 겉을 한 번 헹구고,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없어지면 헹굼이 끝난 것이다. 그다음 키친타월로 양면의 물기를 꼼꼼히 닦아야 구울 때 기름이 덜 튀고 껍질도 팬에 붙지 않는다.
헹군 고등어의 양면 물기를 키친타월로 눌러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생선을 담갔던 물은 다시 쓰지 않고 그날 버린다. 남겨 둔 깨끗한 쌀뜨물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실에 두고 48시간 안에 쓰는 것이 좋으며, 색이나 냄새가 그대로여도 이틀이 지나면 버린다. 버릴 때는 따뜻한 물을 함께 틀어 흘려보낸다. 전분이 찬물에서 굳으면 배수구가 막히기 쉽다.
쌀을 씻을 때 첫물만 버리고 두 번째 물을 그릇에 받아 두는 습관을 들여 보길 권한다. 생선 굽는 날마다 비린내와 씨름하지 않아도 되는 물이 공짜로 생기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