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세면대 옆에 펼친 크림색 니트와 린스 펌프 용기가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면 옷장 깊숙이 넣어 둔 니트와 스웨터를 다시 꺼내게 된다. 한 철을 접어 둔 채로 보관했던 옷이라 눌린 자국이 남아 있고 옷장 냄새도 배어 있어, 그대로 입기보다 한 번은 빨아서 입는 편이 낫다.
문제는 니트를 빨 때 쓸 세제인데, 일반 세제로 빨면 줄어들거나 뻣뻣해질까 싶어 전용 울샴푸를 한 병 사 두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한 철에 몇 번 쓰고 나면 다음 가을까지 그대로 남아 입구가 굳어 버리고, 세탁소에 맡기면 옷 한 벌에 드는 값이 적지 않다.
이럴 때는 욕실에 남아 있는 린스를 꺼내면 된다. 미지근한 물에 린스를 한두 펌프만 풀고 니트를 5~10분 담갔다가 헹구는 방법으로, 손세탁을 하면서 보풀과 정전기까지 함께 줄일 수 있다.
니트를 빨 때마다 보풀이 일어나는 이유
밝은색 니트 소매 표면에 작은 보풀이 드문드문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니트에 보풀이 생기는 것은 섬유끼리 쓸리는 마찰 때문인데, 니트는 실을 촘촘히 짜지 않고 고리를 엮어 만든 옷이라 실 한 올이 표면으로 삐져나오기 쉽다. 세탁기 안에서 옷이 돌아가며 서로 비벼지는 동안 삐져나온 올이 뭉쳐 작은 알처럼 맺힌다.
손으로 빨아도 보풀이 생기는 이유는 물속에서 옷을 주물럭거리는 동작 자체가 마찰이기 때문인데, 여기에 세제가 섬유 표면의 기름기까지 씻어 내면 올이 한층 거칠어진다. 마른 뒤에는 거칠어진 섬유끼리 부딪혀 정전기가 일고, 그러면 먼지도 잘 붙는다.
린스는 머리카락 표면에 얇은 막을 입혀 결을 매끄럽게 만드는 제품이고, 이 성분이 옷의 섬유에도 똑같이 작용한다. 섬유 겉에 막이 입혀지면 올과 올이 스치는 힘이 줄어 보풀이 덜 생기고 정전기도 한결 덜하다. 섬유유연제와 성분이 닮아 있어서 유연제가 없을 때 대신 쓸 수 있는데, 특히 물을 받아 담가 두는 손세탁에 쓰기 좋다.
니트에 일어나는 보풀 줄이며 손세탁하는 방법
미지근한 물을 담은 흰 대야에 린스를 풀기 위해 손으로 물을 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세면대나 대야에 미지근한 물을 받는다. 손을 넣었을 때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 30도를 넘지 않는 물이 알맞다. 더운물은 쓰지 않는데, 울 섬유는 뜨거운 물에 닿으면 조직이 엉키면서 옷이 한 치수 줄어들고 한 번 줄어든 니트는 되돌리기 어렵다.
물을 받은 다음 린스를 한두 펌프 짜 넣고 손으로 저어 완전히 풀어 준다. 덩어리로 남은 린스에 옷이 닿으면 그 자리에 기름진 얼룩이 생길 수 있어, 물이 고르게 뿌옇게 흐려질 때까지 저어 주는 것이 좋다. 그다음 니트를 접힌 데 없이 펼쳐 물에 잠기도록 넣고 5~10분 그대로 둔다. 이때 옷을 비비거나 주물럭거리지 않고 두세 번 가볍게 누르기만 한다.
시간이 지나면 같은 온도의 맑은 물로 한두 번 가볍게 헹군다.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심하면 한 번 더 헹구는 것이 좋다. 물기는 비틀어 짜지 않는다. 마른 수건을 펼쳐 니트를 올려놓고 수건째 돌돌 말아 위에서 눌러 주면 물기가 수건으로 빠진다.
마른 흰 수건으로 감싼 니트를 두 손으로 위에서 눌러 물기를 빼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물기를 뺀 니트는 옷걸이에 걸지 않고 건조대나 바닥에 마른 수건을 깔고 그 위에 모양을 잡아 뉘어,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다. 젖은 니트를 걸어 두면 무게 때문에 어깨와 목이 늘어난다. 향이 강한 린스는 냄새가 오래 남으니 양을 반 펌프로 줄이고, 물빨래를 하면 안 된다고 적힌 옷은 표시대로 세탁소에 맡긴다.
마른 수건 위에 크림색 니트를 모양대로 뉘어 그늘에서 말리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올가을 처음 꺼내 입는 니트 한 벌부터 이렇게 빨아 보길 권한다. 니트를 부드럽게 빨아 두는 일은 한 철에 몇 번밖에 입지 못하는 옷을 다음 가을에도 그대로 입을 수 있게 챙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