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옆에서 계량컵으로 액체 세제를 정해진 눈금까지 담아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빨래를 돌릴 때 표준 코스를 눌러 놓고도 마지막에 헹굼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는 사람이 많다. 세제가 옷에 남아 있을 것 같아 찜찜하고, 아이 옷이나 속옷이 섞여 있으면 더 그렇다. 세탁기 앞에 서서 헹굼 3회로 바꿔 놓고 나서야 마음이 놓이는 것이다.
그런데 헹굼을 한 번 더 돌린다고 해서 빨래가 눈에 띄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다 된 빨래를 꺼내 냄새를 맡아 봐도 차이를 느끼기 어렵고, 세탁 시간만 이삼십 분 늘어난다. 그 사이 물과 전기는 계속 들어가고, 옷감은 통 안에서 그만큼 더 부딪힌다.
헹굼 횟수와 수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빨래 한 통에 쓰는 물이 크게 달라진다. 세제 넣는 양과 수위 단추만 다시 맞춰 두면 헹굼을 추가로 누를 일 자체가 줄어든다.
헹굼을 한 번 더 해도 빨래가 더 깨끗해지지 않는 이유
세탁조 안에 적당량의 빨래와 맑은 물이 고르게 담긴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제 안에서 때를 떼어 내는 일을 하는 성분은 계면활성제다. 이 성분은 물에 녹아 일정한 농도에 이르면 세척력이 가장 높아지고, 그 지점을 넘어서면 세제를 더 부어도 빨래가 더 깨끗해지지 않는다. 계량컵에 적힌 양보다 넉넉히 붓는 습관이 세탁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남는 것은 거품뿐이다. 필요한 양보다 많이 들어간 세제는 옷에 붙지 못하고 물 위에 거품으로 떠 있다가 헹굼 때마다 흘러나온다. 마지막 헹굼 물이 뿌옇게 보여 한 번 더 돌리게 되는데, 이것은 헹굼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처음에 세제를 많이 넣어서 생긴 거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권장량만 넣었다면 계면활성제는 한 차례 헹굼으로도 세탁물에서 대부분 빠져나간다. 표준 코스의 헹굼 2회는 이미 여유를 둔 횟수다. 반면 10kg급 세탁기에서 헹굼을 한 차례 더 돌리면 수위에 따라 물이 50~100L 더 나가고, 탈수도 한 번 더 돌아가면서 옷감이 그만큼 더 상한다.
세탁기 헹굼 횟수와 수위 다시 맞추는 방법
통돌이 세탁기 조작부에서 수위를 한 단계 낮춰 선택하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세제를 계량컵에 담아 넣는다. 통에서 바로 콸콸 붓지 말고 제품에 적힌 표준 사용량, 보통 물 몇 리터당 몇 밀리리터인지를 확인해 그 선까지만 채운다. 빨래가 적은 날에는 계량컵 눈금도 한 칸 아래로 내린다.
계량컵 눈금에 맞춰 액체 세제를 소량 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음은 수위다. 통 안에 빨래를 넣었을 때 옷이 통의 3분의 2쯤 차 있다면 수위를 자동으로 두지 말고 한 단계 낮춰 본다. 빨래가 물에 잠긴 채로 천천히 도는 정도면 충분하고, 물이 옷보다 훨씬 위까지 차 있으면 그만큼 헹굼 때도 물을 더 받는다.
빨래가 세탁조의 약 3분의 2를 채운 통돌이 세탁기 내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헹굼은 표준 2회 그대로 둔다. 세탁이 끝나기 직전에 뚜껑을 열어 마지막 헹굼 물을 들여다보는데, 물이 맑고 표면에 거품이 거의 떠 있지 않으면 그대로 마치면 된다. 옷을 한 장 꺼내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없는 것도 확인하는 기준이 된다.
거품이 하얗게 덮여 있거나 물이 탁하면 그때만 헹굼을 한 번 더 돌린다. 다만 다음 세탁부터는 세제를 한 눈금 줄이는 쪽이 낫다. 기저귀나 이불처럼 세제를 많이 쓰는 빨래, 피부가 예민한 사람의 옷은 헹굼을 늘리는 대신 세제를 줄이고 수위를 한 단계 올리는 편이 옷감에 덜 무리가 간다.
세제 계량컵을 세탁기 옆에 꺼내 두고 한 달만 이대로 돌려 보길 권한다. 헹굼 버튼에 손이 가지 않게 되면 빨래를 돌릴 때마다 물 수십 리터가 그대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