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 따라 7.2km 걸으니, 계곡물까지 붉어 보여요"... 정상에 오르지 않는 계곡 단풍 트레킹 코스


가야산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김범용

가야산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김범용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홍류동계곡은 이름에 붉을 홍(紅) 자가 들어간다. 가을 단풍이 계곡 양쪽 바위 숲을 덮으면 그 빛이 물에 비쳐 흐르는 물까지 붉게 보인다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물길이 바위 사이를 좁게 지나며 곳곳에 잔잔한 물웅덩이를 만들어, 잎 색이 수면 위에 그대로 얹히는 구간이 많다.

이 계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끼고 걷는 길이 가야산 소리길이다.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출발해 해인사 앞까지 약 7.2km가 이어진다. 가야산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되고, 길이 계곡 바닥을 따라 나 있어 오르막이라 할 만한 구간이 거의 없다. 물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는 뜻에서 소리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소리가 가장 크게 들리는 바위 구간

가야산의 여름 / 한국관광공사-김진희

가야산의 여름 / 한국관광공사-김진희

길은 계곡을 여러 번 건넌다. 나무 데크와 흙길, 돌다리가 번갈아 이어지고 다리 위에 서면 물길의 위아래가 한 번에 보인다. 계곡 폭이 좁아지는 바위 구간에서는 물이 단을 이루며 떨어져 물소리가 가장 크게 들린다. 사진을 남기기 좋은 자리도 대개 이런 곳이다.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숲이 두꺼워진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섞인 숲이어서 단풍이 한 가지 색으로 물들지 않고 붉은색과 노란색, 짙은 초록이 함께 남는다. 물이 고인 자리에서는 그 색이 위아래로 겹쳐 보여, 같은 계곡인데도 몇 걸음마다 다른 장면이 나온다.

해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해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출발 직후 구간은 계곡이 아직 넓게 퍼져 흐르는 자리다. 물이 얕고 자갈이 드러나 있어 바닥까지 들여다보이고, 길과 물의 높이 차이도 크지 않다. 계곡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물길이 점점 좁아지면서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구간이 많아진다. 같은 길이지만 아래쪽에서는 물을 내려다보고 위쪽에서는 물소리를 먼저 듣게 된다.

절반만 걸어도 계곡 단풍은 다 본다

해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해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전 구간을 걷는 데는 3시간 안팎이 걸린다. 경사가 완만해 나이와 체력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편이다. 단풍이 촘촘한 구간은 계곡 아래쪽에 모여 있어, 절반인 3.6km쯤까지 걷고 되돌아 나오면 왕복 두 시간으로도 붉은 물빛은 충분히 본다.

길 끝은 해인사다.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장경판전이 있는 절로, 계곡길을 다 걸으면 그대로 절 앞까지 닿는다. 걷기와 사찰 구경을 한 번에 할 수 있어, 계곡만 보고 돌아서기 아쉬운 사람은 전 구간을 택한다.

입장료와 주차, 찾아가는 길

해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해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해인사를 포함한 조계종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는 2023년 5월 면제됐고 지금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소리길 자체에도 이용료가 없다. 출발점인 대장경테마파크 주차장과 계곡 중간의 황산 주차장을 무료로 쓸 수 있어, 두 곳 가운데 한쪽에 차를 세우고 걷기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홍류동계곡 단풍은 10월 중하순에 들기 시작해 11월 초까지 이어진다. 물빛까지 붉어 보이는 절정은 2~3주 정도로 짧고, 그해 기온에 따라 시기가 앞뒤로 움직인다. 비가 온 뒤에는 수량이 늘어 물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자가용으로는 광주대구고속도로 해인사 나들목에서 가야면 방향으로 들어서면 대장경테마파크에 닿는다. 대중교통은 대구서부정류장이나 합천 시내에서 해인사행 버스를 이용한다. 계곡 구간은 해가 지면 어두워지므로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출발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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