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에서 산길을 12km 올라가면 지리산 능선 위 고갯마루인 정령치에 닿는다. 해발 1,172m로 지리산에서 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주차장이 이미 그 높이에 있어 차 문을 열면 시야가 산 아래가 아니라 능선과 같은 눈높이에서 트인다.
고갯마루 휴게소 옆 전망대에 서면 동쪽 천왕봉에서 반야봉을 지나 서쪽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약 40km가 한 줄로 늘어선다. 발아래는 뱀사골 계곡이 깊게 파여 있고 동쪽으로는 바래봉 능선이 완만하게 누워 있다. 지리산 단풍은 해발 1,000m대 능선에서 10월 초에 시작되는데, 정령치는 그 높이에 차로 올라설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점이다.
주차장에서 5분이면 닿는 전망대
지리산 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짧은 계단과 포장길을 따라 5분이면 올라선다. 배낭도 등산화도 필요 없는 거리여서 아이나 어르신과 함께 와도 부담이 적다. 난간 앞에 서면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시선을 한 번 훑는 것만으로 지리산 주능선 전체가 들어온다.
능선은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봉우리마다 높이와 모양이 다르다. 가장 높이 솟은 천왕봉이 동쪽 끝을 잡고, 둥근 반야봉이 가운데를 채우며, 노고단 쪽은 평평하게 이어진다. 가을에는 이 능선의 윗부분부터 붉은빛이 번져 아래쪽 계곡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같은 자리에서도 시기에 따라 색이 걸린 높이가 달라진다.
30분 더 걸으면 올라서는 고리봉
지리산 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다리에 힘이 남으면 고갯마루에서 북쪽 능선으로 30분 남짓 걸어 고리봉에 오를 수 있다. 해발 1,304m로 정령치보다 130m가량 높아 전망대에서 보이던 풍경이 한 단계 더 넓어진다. 나무가 낮게 자란 구간에서는 걸으면서도 능선이 계속 곁에 붙어 온다.
고리봉에서 능선은 다시 북쪽 만복대로 이어진다. 해발 1,438m 봉우리까지 계속 걷는 사람도 있지만 왕복에 반나절이 필요한 거리라, 차를 세워 둔 고갯마루로 돌아올 생각이라면 고리봉에서 발길을 돌리는 편이 알맞다. 그 정도만 걸어도 정령치에서는 가려 있던 서쪽 산줄기가 보인다.
지리산 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남쪽으로도 해발 1,248m 고리봉이 마주 서 있어 고개를 사이에 두고 두 봉우리가 능선을 잇는다. 어느 쪽이든 짧은 구간이지만 바위와 흙길이 섞여 있고 고지대라 바람이 차다. 전망대만 보고 내려올지, 능선까지 걸을지는 주차장에서 신발과 옷차림을 보고 정하면 된다.
굽잇길 12km와 찾아가는 길
지리산 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주천면에서 정령치까지 이어지는 737번 지방도 12km는 그 자체가 드라이브 구간이다. 급한 굽이가 반복되며 고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중간중간 열리는 틈으로 남원 쪽 산자락이 내려다보인다. 고개를 넘어 동쪽으로 내려가면 산내면 뱀사골 방면, 서쪽으로 이어가면 성삼재와 노고단 입구로 연결된다.
정령치 주차장은 유료로 운영되며 휴게소와 화장실이 함께 있다. 지리산국립공원 구간이라 능선 탐방로는 계절과 기상에 따라 출입이 조정되고, 눈과 결빙이 생기는 겨울에는 고갯길 자체가 통제되기도 한다. 방문 전 국립공원 안내에서 당일 통제 구간만 확인하면 된다.
대중교통으로는 남원역이나 남원공용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로 주천면까지 이동한 뒤 고개까지는 차편을 이용해야 해 자가용이 편하다. 광주대구고속도로 남원 나들목에서 주천면을 거쳐 고갯마루까지는 40분 안팎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