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빨래 건조대 위에 커버를 벗긴 흰색 베개솜 하나를 펼쳐 널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재채기가 나오고 코가 막히는 날이 이어지면 방 공기를 먼저 의심하게 되지만, 정작 원인은 밤새 얼굴을 대고 잔 베개에 있는 경우가 많다. 9월 중순은 여름내 땀이 밴 침구를 정리하고 가을 이불로 바꾸는 시기라, 베개솜을 꺼내 햇볕에 널어 두는 집이 부쩍 늘어난다.
그런데 반나절 잘 말린 베개를 다시 베고 잤는데도 아침 증상이 그대로인 경우가 있다. 햇볕에 내놓기만 하면 속에 있던 것까지 알아서 없어진다고 여기고 널어 둔 자리에서 걷어 들이기 때문인데, 베개솜은 두툼해서 볕이 닿는 면과 바닥에 닿은 면의 사정이 전혀 다르다.
널어 두는 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중간에 한 번 뒤집고, 걷기 전에 막대로 힘껏 두드리는 두 가지 동작이다. 같은 다섯 시간을 널어도 이 두 가지를 넣었느냐에 따라 베개솜 속에 남는 양이 크게 달라진다.
햇볕에 널어도 베개솜 속에 그대로 남는 이유
볕이 드는 위쪽 면과 건조대 그늘에 가린 아래쪽 면이 함께 보이도록 낮은 각도에서 본 베개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집먼지진드기는 밝고 마른 곳을 피해 움직이는 성질이 있다. 베개솜 한쪽 면에 볕이 들어 따뜻하고 건조해지면 그 자리에 있던 진드기들이 죽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솜 사이를 타고 그늘진 반대편으로 옮겨 간다. 볕을 받은 면만 뽀송해지고 아래쪽은 오히려 진드기가 더 몰린 상태가 된다.
그래서 한쪽만 대고 널었다가 그대로 걷어 들이면, 마른 면을 손으로 만져 보고 다 됐다고 판단하게 되지만 반대편은 손도 대지 않은 셈이 된다. 밤에 다시 베고 누우면 눌린 솜 사이로 그 면이 올라오면서 아침 재채기와 코막힘이 되풀이된다.
다행히 집먼지진드기는 충격에 약해서, 솜을 바깥에서 세게 두드리면 붙어 있던 것이 먼지와 함께 떨어져 나온다. 볕으로 한쪽에 몰아 둔 다음 그쪽을 위로 뒤집어 두드리면 손이 닿지 않던 속까지 털어낼 수 있다.
베개솜에 남은 진드기 뒤집어 털어내는 방법
벗긴 베개 커버를 드럼세탁기 문 안으로 넣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비가 온 다음 날처럼 습기가 남은 날은 피하고, 하늘이 맑고 바람이 있는 날을 고른다. 베개 커버는 벗겨서 따로 세탁기에 넣고, 베개솜은 오전 열 시쯤부터 볕이 가장 잘 드는 자리에 널어 최소 다섯 시간은 그대로 둔다. 빨래 건조대에 걸치면 아래쪽으로도 바람이 지나 속까지 마른다.
두세 시간이 지나 위쪽 면이 바싹 마르면 베개솜을 반대편으로 뒤집어 준다. 손으로 눌러 봤을 때 서늘하고 눅눅한 기운이 남아 있던 면이 위로 올라오게 하는 것이 요령이고, 이 면에 볕을 다시 두세 시간 쪼여 남은 물기를 뺀다.
양손으로 베개솜 한쪽 모서리를 들어 건조대 위에서 반대편으로 뒤집는 동작.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뒤집어 말린 면이 다 마르면 걷기 전에 먼지떨이나 손잡이가 긴 막대로 위에서 아래로 힘껏 두드린다. 살살 문지르는 것으로는 떨어지지 않으니, 솜이 눌렸다 올라올 만큼 세게 치되 양쪽 면을 고루 친다. 먼지가 그대로 날아오므로 바람을 등지고 서서 마스크를 쓰고 하는 것이 좋다.
긴 손잡이 먼지떨이로 베개솜 위쪽 면을 내리쳐 솜이 눌리는 순간과 옅게 흩어지는 먼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털어내는 것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은 세탁이 맡는다. 베개 커버는 일주일에 한 번, 베개솜은 두세 달에 한 번이 기준이고, 물 온도는 40도면 충분하며 누런 땀 자국이 짙게 남았다면 50도 물을 쓴다. 다만 속까지 완전히 마르지 않은 채로 다시 베면 눅눅한 냄새가 나니, 세탁한 베개솜은 이틀은 충분히 말리고 들여놓는 것이 안전하다.
가을 침구로 바꾸는 김에 베개솜을 꺼내 널고, 중간에 한 번 뒤집어 두드리는 것까지 해 보길 권한다. 하루에 예닐곱 시간씩 얼굴을 묻고 자는 물건이라 이 한 번의 손질이 다음 계절 내내 아침 컨디션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