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거형 옷장 맨 위 옷봉에 걸이형 방충제가 걸려 있고 양옆 옷과 손가락 하나 정도 간격이 떨어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9월 하순이 되면 옷장 문을 열고 여름옷을 안쪽으로 밀어 넣는 일부터 시작하게 된다. 반팔과 얇은 셔츠를 개어 넣고 그 자리에 가을옷과 겨울옷을 꺼내 걸다 보면 옷장 정리가 한나절 일이 되는데, 이때 빠지지 않는 것이 새로 사다 넣는 옷장 방충제다.
대부분은 방충제를 옷장 맨 아래 구석이나 서랍 바닥에 슬쩍 밀어 넣는다. 눈에 띄지 않고 옷에 직접 닿지도 않아 그 자리가 가장 무난해 보이기 때문인데, 정작 이듬해 봄에 옷을 꺼내 보면 위쪽에 걸어 둔 니트나 코트에 좀먹은 구멍이 나 있어 당황하게 된다.
같은 방충제를 같은 개수로 넣었는데 어떤 옷은 멀쩡하고 어떤 옷만 상하는 이유는 성능이 아니라 넣어 둔 위치에 있다. 방충제는 옷장 바닥이 아니라 맨 위에 올려 두어야 옷장 안에 있는 옷 전체에 고르게 닿는다.
옷장 바닥에 둔 방충제가 윗칸 옷까지 닿지 않는 이유
옷장 맨 아래 칸 구석 바닥에 놓인 방충제 케이스와 그 위로 이어지는 옷장 안쪽 벽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옷을 갉아먹는 벌레는 옷에 남은 땀이나 음식 얼룩, 먼지가 있는 자리를 먼저 찾아 들어간다. 방충제는 그 벌레를 직접 잡는 물건이 아니라 굳어 있던 고체가 조금씩 기체로 바뀌면서 옷장 안 공기에 퍼져, 벌레가 옷에 달라붙지 못하게 막아 주는 물건이다.
그런데 이 기체는 공기보다 무거워서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가라앉는다. 옷장 맨 위에 올려 두면 기체가 칸을 따라 내려오면서 아래쪽 옷까지 닿지만, 바닥에 두면 그 주변에만 머무를 뿐 위로는 거의 올라가지 못해 윗칸에 넣은 옷은 한 해 내내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지내게 된다.
위치를 잡았더라도 방충제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이 두 가지 더 있는데, 바로 습기와 먼지다. 옷장 안에 습기가 차 있으면 기체가 제대로 퍼지지 못하고, 선반에 먼지가 쌓여 있으면 그 먼지 자체가 벌레가 모이는 자리가 된다. 그래서 방충제를 넣기 전에 손대야 할 곳이 따로 있다.
옷장 방충제 옷 전체에 닿게 넣는 방법
옷을 비운 옷장 선반을 마른 면 천으로 닦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옷장 안을 비우고 마른 천으로 선반과 서랍 바닥, 벽면을 한 번 닦아 준다. 물걸레로 닦았다면 문을 열어 두고 손으로 만졌을 때 물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말린 다음에 옷을 넣는다. 넣는 옷도 세탁한 뒤 완전히 마른 것이라야 하며, 한 번 입고 둔 옷은 그대로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서랍형 옷장이라면 개어 둔 옷을 다 채워 넣은 다음 맨 위에 방충제를 올려놓는다. 옷과 옷 사이에 끼워 넣는 사람이 많은데, 방충제가 옷감에 직접 닿으면 그 자리에 얼룩이 남거나 향이 지나치게 배기 쉬우므로 옷더미 위에 얹어 두고 살짝 공간을 두는 것이 안전하다.
개어 넣은 옷을 다 채운 서랍 맨 위, 옷더미 위에 방충제 케이스를 올려놓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행거형 옷장은 옷걸이와 함께 위쪽에 걸어 두는 방식을 쓴다. 걸이형 방충제를 봉에 걸 때는 양옆 옷과 손가락 하나 정도 띄워 두고, 옷 주머니나 옷 사이에 밀어 넣지 않는다. 옷장 폭이 넓거나 옷이 빽빽하게 걸려 있으면 한쪽 끝까지 기체가 가지 않으므로 방충제를 두 개 이상 나누어 걸어 두는 편이 낫다.
옷이 걸린 옷봉 양쪽에 걸이형 방충제 두 개를 나누어 걸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지막으로 제습제와 숯을 함께 넣는다. 제습제는 방충제와 반대로 옷장 아래쪽에 두어야 바닥에 고이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숯은 서랍 한쪽 구석이나 선반 뒤에 넣어 두면 눅눅한 냄새가 덜하다. 방충제는 보통 3~6개월에 한 번씩 갈아 주는데, 알맹이가 처음보다 눈에 띄게 작아졌다면 그때가 교체할 때다.
옷장 정리를 다 끝내고 방충제를 넣을 때, 손이 가는 대로 바닥에 밀어 넣지 말고 맨 위 자리에 올려 보길 권한다. 위치 하나만 바꿔도 같은 값으로 옷장 아래칸 옷까지 한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