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거품 사라졌다고 그만 헹구지 마세요"…최소 '이 시간'을 채워야 잔여세제가 없습니다


스테인리스 싱크대 위에서 흐르는 물줄기 아래 흰 밥공기를 기울여 잡고 손바닥으로 안쪽 바닥을 문지르며 헹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스테인리스 싱크대 위에서 흐르는 물줄기 아래 흰 밥공기를 기울여 잡고 손바닥으로 안쪽 바닥을 문지르며 헹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설거지를 할 때 흰 거품이 사라지는 순간을 헹굼이 끝난 신호로 삼는 경우가 많다. 수세미로 문지른 그릇을 수돗물에 대고 몇 번 돌려 가며 거품이 보이지 않으면 물기를 털어 건조대에 엎어 두고 다음 그릇으로 넘어가는데, 이렇게 하면 그릇 한 개를 헹구는 시간이 오륙 초를 넘기지 않는다.

그런데 다음 날 그 그릇에 국을 담아 먹다 보면 입에 미끈한 느낌이 남을 때가 있고, 컵에 물을 받아 마셨을 때 씁쓸한 맛이 도는 날도 있다. 눈으로 보기에는 분명히 깨끗하게 씻긴 그릇이라 이유를 찾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게 된다.

그릇에 세제가 남았는지 아닌지는 거품이 아니라 헹군 시간에서 갈린다. 흐르는 물에 몇 초를 대고 있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데, 기준이 되는 시간은 그릇 한 개당 15초다.

거품이 보이지 않아도 그릇에 남아 있는 세제

검은 회색 뚝배기 안쪽에 흰 세제 거품이 얇게 퍼져 있고, 노란 스펀지에 초록 연마면이 붙은 수세미가 뚝배기 테두리에 걸쳐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검은 회색 뚝배기 안쪽에 흰 세제 거품이 얇게 퍼져 있고, 노란 스펀지에 초록 연마면이 붙은 수세미가 뚝배기 테두리에 걸쳐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주방 세제의 주성분인 계면활성제는 기름과 물을 서로 붙여 주는 물질이라, 그릇에 눌어붙은 기름때를 물에 씻겨 나가게 만드는 대신 자기도 그릇 표면에 얇게 달라붙는다. 눈에 보이는 흰 거품은 이 계면활성제가 공기와 섞여 부풀어 오른 모습일 뿐이어서, 거품이 꺼졌다고 표면에 붙은 성분까지 함께 없어지지는 않는다.

세제 8mL로 닦은 식기를 흐르는 물에 7초만 헹군 뒤 남은 계면활성제를 재면 뚝배기에서 4.68mg/L, 프라이팬에서 1.22mg/L, 유리그릇에서 0.57mg/L, 플라스틱 용기에서 0.25mg/L가 나온다. 모두 거품이 이미 사라진 상태에서 잰 값이다.

같은 식기를 15초 동안 헹구면 뚝배기를 뺀 나머지 식기에서는 계면활성제가 검출되지 않는다. 겨우 8초 차이에서 세제가 남느냐 빠지느냐가 갈리는 셈이라, 헹굼은 거품이 아니라 시간으로 재는 것이 좋다.

설거지한 그릇에 남은 세제 헹궈 내는 방법

헹군 투명 유리컵을 물줄기 옆에서 들고 엄지와 검지로 테두리와 바깥 면을 문질러 미끌거림이 남았는지 확인하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헹군 투명 유리컵을 물줄기 옆에서 들고 엄지와 검지로 테두리와 바깥 면을 문질러 미끌거림이 남았는지 확인하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헹구는 시간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세제를 처음부터 적게 쓰는 것이다. 수세미에 세제를 짜 넣을 때는 500원짜리 동전만 한 크기면 충분하고, 물을 조금 묻혀 손으로 몇 번 주물러 거품을 낸 다음 사용하면 적은 양으로도 그릇 여러 개를 닦을 수 있다.

노란 스펀지 수세미 위에 동전만 한 크기로 짜 놓은 초록색 주방 세제 한 덩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노란 스펀지 수세미 위에 동전만 한 크기로 짜 놓은 초록색 주방 세제 한 덩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기름기가 많은 접시나 프라이팬은 세제를 묻히기 전에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겉의 기름을 한 번 닦아 낸다. 기름이 남아 있을수록 세제를 더 짜게 되고, 세제를 많이 쓸수록 그만큼 오래 헹궈야 한다.

세제를 묻히기 전 검은 프라이팬 바닥을 접은 키친타월로 눌러 닦아 기름기를 걷어 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세제를 묻히기 전 검은 프라이팬 바닥을 접은 키친타월로 눌러 닦아 기름기를 걷어 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헹굴 때는 대야에 물을 받아 담그지 말고 수도를 틀어 흐르는 물에 댄다. 그릇 한 개당 15초를 채우는데, 속으로 숫자를 세는 것보다 안쪽 바닥, 옆면, 테두리, 바깥 면 순서로 손바닥을 문지르며 한 바퀴 돌리면 그 정도 시간이 나온다.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리지 않고 뽀득한 느낌이 나야 다 헹군 것이다.

뚝배기와 나무 도마, 도자기 화분처럼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많은 그릇은 15초를 헹궈도 세제가 남기 때문에, 이런 그릇만은 시간을 두 배 가까이 잡고 안쪽까지 물을 흘려 준다. 뚝배기는 애초에 세제를 조금만 묻혀 닦고, 탄 자국은 물을 부어 한 번 끓인 뒤 긁어내는 편이 헹구는 수고를 덜어 준다.

세제를 적게 쓰고 15초를 채워 헹구는 두 가지만 지켜도 그릇에 남는 세제는 눈에 띄게 줄어드니, 오늘 저녁 설거지부터 물을 잠그는 시점을 조금만 늦춰 보길 권한다. 그릇을 제대로 헹구는 일은 식구들이 날마다 먹는 음식이 닿는 자리를 챙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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