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푸른 바다와 크고 작은 섬이 어우러진 전남 신안은 여름이면 더욱 빛나는 여행지다. 대한민국 최서남단에 자리한 신안은 '1004개의 섬'이라는 별칭처럼 저마다 다른 풍경과 이야기를 품은 섬들이 이어진다. 천혜의 해안 절경부터 보랏빛 산책길, 순례길, 역사 유적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갖춘 신안은 올여름 느린 섬 여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다도해 절경과 자산어보의 흔적을 만나는 흑산도
신안을 대표하는 섬인 흑산도는 이름 그대로 바닷빛이 짙고 깊어 검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이곳은 섬을 한 바퀴 도는 약 24km 일주도로를 따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흑산도의 아름다운 풍경 / 사진-신안군 |
유람선을 이용하면 열목동굴과 촛대바위, 돌고래바위 등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기암괴석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이 유배 생활을 하며 '자산어보'를 집필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면암 최익현의 친필이 새겨진 손바닥바위 등 역사적 명소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철새들의 주요 중간 기착지라는 점에서도 생태적 가치가 높은 섬이다.
해수욕장부터 뮤지엄까지…즐길 거리 가득한 자은도
자은도는 역사와 휴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신안의 대표 여행지다. 고려시대부터 '고려사' 등 여러 역사 기록에 등장하는 섬으로, '삼국사기'에는 신라 경덕왕 때 지금의 이름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피아노섬 신안 자은도 /사진-신안군 |
백길해수욕장과 분계해수욕장은 깨끗한 백사장과 푸른 바다를 자랑하며 여름철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 밖에도 무한의 다리와 1004섬 뮤지엄파크 등 가족 단위 여행객이 함께 둘러보기 좋은 관광지가 다양하게 조성돼 있다.
자은도 백길해수욕장 / 사진-신안군 |
보랏빛 섬으로 떠나는 감성 여행, 안좌도
안좌도는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 화백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1917년 안창도와 기좌도 사이의 갯벌을 메우면서 현재의 섬이 만들어졌고, 두 섬의 이름을 합쳐 '안좌도'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안좌도 박지반월 갯벌/ 사진-신안군 제공 |
이곳의 대표 명소는 안좌도와 반월도, 박지도를 연결하는 길이 1,462m의 목교다. 다리 아래로는 감태와 파래 등 해조류와 갯벌 생물을 관찰할 수 있으며, 반월도와 박지도는 섬 전체가 보라색을 테마로 꾸며져 독특한 풍경을 선사한다.
해 질 무렵 조명이 켜지면 바다 위로 이어지는 보랏빛 산책길이 펼쳐져 신안을 대표하는 야경 명소로 손꼽힌다.
천천히 걷는 순례길…섬티아고에서 만나는 쉼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증도면 병풍리에 있는 섬티아고가 제격이다. 기점도와 소악도를 중심으로 조성된 이곳은 '순례자의 섬'이라는 이름처럼 차분한 분위기가 흐른다.
신안 12사도길 /사진=전남도 |
12사도예배당이 섬 곳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자연 풍경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신안군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만큼 힐링 여행을 찾는 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명소다.
조선시대 교육기관의 흔적, 지도향교
신안 여행에서 역사까지 함께 만나고 싶다면 지도향교도 들러볼 만하다. 지도읍 봉정산 기슭에 자리한 이 향교는 조선 후기 지도군이 설치된 이후 지역 교육과 유교 문화를 전하기 위해 세워졌다.
건물은 앞쪽에 교육 공간인 명륜당, 뒤쪽에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을 배치한 전학후묘 형식을 따른다. 1947년과 1948년 명륜당을 다시 세웠고, 이후 대성전과 명륜당을 보수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지금은 제향 기능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전하고 있다.
신안은 어느 한 곳만 둘러봐서는 매력을 모두 담아낼 수 없는 여행지다. 절경을 품은 섬과 감성 가득한 보랏빛 마을, 순례길과 역사문화유산까지 섬마다 전혀 다른 이야기가 기다린다. 올여름, 빠르게 지나치는 여행보다 천천히 머물며 자연과 문화를 함께 만나는 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신안은 가장 만족스러운 목적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