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하게 구운 양배추 스테이크와 달걀프라이가 담긴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면서 장 보러 나가기 귀찮아지는 요즘, 오래 두고 먹으려고 양배추 한 통을 사 두는 집이 많은데, 쌈이나 샐러드로 몇 번 먹고 나면 반 통이 냉장고 아래 칸에 그대로 남기 쉽다. 데쳐 먹고 볶아 먹어도 대개 곁반찬으로 끝나서, 잘린 단면이 말라 가는 것을 볼 때마다 어디에 써야 할지 고민이 된다.
이럴 때는 양배추를 잘게 썰지 않고 가운데 심지를 붙인 채 두껍게 통썰어 팬에 천천히 구우면 한 끼 메인 요리가 된다. 양배추 스테이크라고 부르는 이 요리는 양배추와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만 있으면 만들 수 있어 따로 장을 볼 필요가 없다.
심지를 떼면 팬 위에서 흩어지는 양배추 단면
심지가 단면 중앙에 남은 두꺼운 양배추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양배추 스테이크를 처음 구울 때 가장 흔한 실패는 잎이 흩어지는 것인데, 양배추는 얇은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 있고 그 잎들을 아래쪽에서 하나로 이어 주는 부분이 심지이기 때문이다. 심지를 도려내고 썰면 잎끼리 이어진 부분이 없어져 팬에 올리자마자 한 장씩 벌어지고, 뒤집을 때 단면 모양이 무너진다.
두께가 맞지 않아도 모양과 맛이 함께 흐트러진다. 1cm 안팎으로 얇게 썰면 겉이 노릇해지기 전에 모양부터 무너지고, 반대로 너무 두껍게 썰면 바깥이 그을릴 때까지 속이 아삭한 채로 남아 칼로 잘라 먹기 어렵다. 그래서 2~3cm 두께로 써는 것이 가장 알맞다.
물기와 불 세기도 맛을 크게 가른다. 양배추는 수분이 많은 채소라서 젖은 단면을 그대로 올리면 기름이 튀고 구워지기 전에 수증기로 쪄지듯 익는다. 물기를 닦은 단면을 낮은 불에 오래 두면 눌린 자리부터 색이 들면서 단맛이 올라오니, 썰 때부터 심지 위치를 맞추고 구울 때는 불을 낮춰 천천히 익혀야 한다.
양배추 잎이 흩어지지 않게 심지째 굽는 방법
도마 위에서 심지를 붙인 채 두껍게 써는 양배추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양배추를 도마에 세우고 가운데 심지가 단면 중앙에 오도록 칼을 넣어 2~3cm 두께로 썬다. 한 통에서 이렇게 썰 수 있는 토막은 가운데 두세 장 정도이고, 양쪽 끝의 둥근 부분은 단면이 작고 쉽게 벌어지니 채 썰어 다른 반찬에 쓰는 것이 좋다. 세로로 반 가른 양배추라면 심지가 붙도록 썰어 반달 모양으로 구우면 되고, 썰다가 겉잎이 들리면 이쑤시개를 비스듬히 꽂아 고정했다가 다 구운 뒤에 뺀다.
썰어 둔 단면은 키친타월로 꾹 눌러 물기를 닦은 다음 양면에 올리브오일을 얇게 바르고 소금과 후추를 뿌린다. 기름은 팬에 붓는 것보다 양배추에 직접 바르는 것이 좋은데, 적은 양으로도 넓은 단면에 고르게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소금을 미리 뿌려 두면 단면에서 다시 물이 나오니 밑간은 굽기 직전에 하는 것이 좋다.
키친타월로 양배추 단면의 물기를 누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팬을 먼저 달군 뒤 양배추를 올리고 불을 중약불로 낮춰 앞뒤 합쳐 12~15분 천천히 굽는다. 센 불에서는 팬에 닿은 면만 검게 타고 두꺼운 심지 쪽은 그대로 남기 쉽다. 자주 뒤집으면 잎이 켜켜이 벌어지므로 아랫면이 충분히 노릇해진 다음 넓은 뒤집개로 단면을 통째로 받쳐 한 번만 뒤집는 것이 좋다.
넓은 뒤집개로 양배추 단면을 통째로 뒤집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익었는지는 심지에 젓가락을 찔러 확인한다. 심지가 가장 단단해서 겉이 노릇해도 이 부분은 덜 익었을 수 있기 때문인데, 젓가락이 걸리는 느낌 없이 들어가면 다 익은 것이다. 젓가락이 걸린다면 불을 더 낮추고 뚜껑을 덮어 몇 분 더 두면 된다.
접시에 담은 뒤에는 발사믹 식초나 간장에 다진 마늘을 섞은 소스를 끼얹고 달걀프라이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쓰고 남은 양배추는 잘린 단면이 마르기 쉬우니 랩으로 감싸 냉장 보관하고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생으로 먹을 잎은 겉잎을 떼고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는다.
다 구운 양배추에 칼을 넣으면 잎이 흩어지지 않은 채 한 토막씩 잘리고, 심지까지 부드럽게 씹힌다. 노릇해진 단면에 소스가 스며들어 곁반찬으로 먹던 양배추가 칼과 포크로 먹는 한 접시 요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