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를 닦아 정돈한 스테인리스 수저가 놓인 식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 밥상에 수저를 놓다 보면 숟가락 안쪽에 하얀 점 같은 얼룩이 보이고 젓가락 끝이 뿌옇게 흐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설거지를 분명히 마친 수저인데도 그런 자국이 남아 있으면 식구들 앞에 내놓기가 망설여지는데, 젖은 채로 수저통에 꽂아 두는 집일수록 자국이 잘 생긴다.
보통은 수세미에 주방세제를 듬뿍 묻혀 한 번 더 문질러 보지만, 하얀 자국은 그대로이거나 잠깐 옅어졌다가 다음 설거지 뒤에 다시 보인다. 이런 얼룩은 힘을 더 줘도 잘 지워지지 않는데, 물에 식초를 몇 큰술 넣고 수저를 끓이면 세제로 안 지워지던 자국까지 말끔히 지워진다.
세제로 닦아도 남는 수저 물때의 정체
숟가락 안쪽 두세 곳에 옅은 하얀 고리가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수저에 생기는 하얀 얼룩은 대부분 물때다. 수돗물에는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성분이 녹아 있는데, 설거지 뒤에 남은 물기가 마르면서 물만 날아가고 이 성분이 수저 표면에 얇게 남는다. 같은 자리에 물기가 마르기를 거듭하면 점이 막처럼 번지고, 손가락으로 쓸었을 때 거칠게 걸릴 만큼 단단해진다.
단단해진 물때가 세제로 안 지워지는 이유는 주방세제가 기름기를 물에 섞어 씻어 내는 데 쓰이기 때문인데, 돌처럼 굳은 물때는 기름이 아니라서 세제 거품 속에서도 녹지 않고 수저 표면에 그대로 붙어 있다. 수세미로 세게 문질러 봐야 겉만 조금 깎일 뿐이다.
식초를 쓰면 이 물때가 녹아서 떨어진다. 물때의 주성분은 식초의 산성 성분과 만나면 물에 녹는 성분으로 바뀌는데, 물을 끓이면 이 반응이 더 빨라지고 뜨거운 열로 수저 소독까지 함께 된다. 그래서 문질러 벗기기보다 식초를 탄 물에 넣고 끓여 녹여 내는 쪽이 훨씬 수월하다.
스테인리스 수저에 낀 물때 없애는 방법
스테인리스 수저만 골라 놓은 깨끗한 조리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끓이기 전에 수저 재질부터 나눠 두는 것이 좋다. 금이나 은으로 도금한 수저, 알루미늄 수저, 겉을 코팅한 수저는 뜨거운 식초 물에서 색이 변하거나 표면이 상할 수 있어 빼 두고 스테인리스 수저만 끓인다. 나무나 플라스틱 젓가락도 오래 끓이면 갈라지거나 휠 수 있으니 따로 씻는 것이 안전하다.
고른 수저는 먼저 평소처럼 주방세제로 닦아 기름기와 음식 찌꺼기를 없애는데, 기름기가 덮여 있으면 식초 물이 물때까지 잘 닿지 않기 때문이다. 냄비에는 끓어 넘치지 않게 전체 용량의 70~80%까지만 물을 채우고, 물 1리터에 식초 1큰술을 기준으로 모두 2~3큰술을 섞는다.
물과 식초를 섞은 냄비에 스테인리스 수저를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수저를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물이 끓어오르면 중불로 낮춰 10분 동안 끓인다. 이때 뚜껑은 살짝 열어 김이 빠져나가게 두고, 식초 냄새가 부엌에 진하게 퍼지니 주방 후드를 켜거나 창문을 열어 두는 것이 좋다.
김이 빠지도록 뚜껑을 살짝 연 냄비에서 수저를 끓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10분이 지나면 불을 끄고 수저를 꺼내지 않은 채 30분 동안 그대로 두는데, 물이 식는 동안에도 남은 물때가 식초 물에 계속 녹는다. 그다음 수저를 꺼내 흐르는 물에 헹구고, 숟가락 안쪽을 손가락으로 쓸어 보아 거칠게 걸리던 느낌이 없으면 물때가 다 빠진 것이다.
헹군 수저는 마른행주로 물기를 바로 닦고 바람이 통하는 곳에서 완전히 말리는데, 물기가 남은 채 수저통에 꽂아 두면 그 물이 마르면서 같은 얼룩이 다시 생긴다. 이렇게 끓이는 일은 일주일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다 말린 수저를 밥상에 놓으면 숟가락 안쪽의 하얀 점이 보이지 않고, 불빛 아래에서 스테인리스 특유의 은빛이 고르게 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