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초록빛으로 데친 쪽파나물 한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쪽파는 김치 양념이나 파전에 넣으려고 한 단씩 사 두는 경우가 많은데, 쓰고 남은 쪽파는 냉장고 채소 칸에서 금방 시들어 버리기 쉽다. 생으로 썰어 양념장에 넣거나 고명으로 올리는 정도로는 한 단을 다 쓰기 어렵고, 알싸한 맛이 강해 많이 먹기도 부담스럽다.
그래서 데쳐서 나물로 무쳐 보면 이번에는 다른 문제가 생긴다. 흰 뿌리는 씹을 때 아직 아린 맛이 남아 있는데 초록 잎은 흐물흐물 늘어지고, 양념을 넣고 버무려도 접시 바닥에 물이 고이면서 간이 겉도는 경우가 많다.
쪽파나물은 데치는 순서와 양념을 넣는 순서만 바꿔도 결과가 달라진다. 뿌리와 잎을 시간 차이를 두고 데친 뒤 고춧가루를 먼저 버무리면 알싸한 맛은 순해지고, 생으로 먹을 때와는 다른 새콤한 반찬 한 접시가 된다.
한꺼번에 넣으면 따로 익는 쪽파 뿌리와 잎
흰 뿌리와 속이 빈 초록 잎 두께가 보이는 손질한 쪽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쪽파 한 줄기 안에서도 흰 뿌리 쪽은 둥글고 단단한 반면 초록 잎은 속이 빈 대롱 모양이라 얇다. 두께가 이렇게 다르다 보니 끓는 물에 통째로 넣으면 잎이 먼저 익는데, 뿌리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기다리면 그사이 잎은 물러지고 색도 누렇게 변한다.
데친 쪽파에 물기가 많이 남는 것도 양념이 겉도는 이유다. 대롱 모양 잎 안팎에 물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간장이나 매실액 같은 액체 양념을 먼저 부으면, 양념이 쪽파에 붙지 못하고 물과 섞여 접시 아래로 흘러내린다.
그래서 뿌리를 먼저 넣어 익을 시간을 더 주고, 무칠 때는 가루 양념으로 남은 물기를 먼저 잡아 두어야 한다. 고춧가루는 쪽파 표면의 물기를 머금으면서 들러붙기 때문에, 그 위에 액체 양념을 더하면 간이 쪽파에 고르게 묻는다.
데친 쪽파에 양념 겉돌지 않게 무치는 방법
끓는 물에 흰 뿌리 부분부터 먼저 데치는 쪽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손질은 뿌리 끝을 잘라 내고 겉껍질을 한 겹 벗긴 다음 흐르는 물에 씻는데, 흙이 엉겨 있는 뿌리 근처를 꼼꼼히 헹궈야 나물에서 흙냄새가 나지 않는다. 넓은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소금 한 큰술을 넣어 팔팔 끓인다.
물이 끓으면 쪽파 단을 잡고 흰 뿌리 쪽만 먼저 물에 넣어 10초쯤 데친 다음, 나머지 초록 잎까지 모두 밀어 넣고 20~30초만 더 둔다. 잎이 선명한 초록빛으로 바뀌고 집게로 들었을 때 뿌리 쪽이 부드럽게 휘어지면 꺼낼 때다.
꺼낸 쪽파는 바로 찬물에 옮겨 열기를 식혀야 잔열 때문에 잎이 계속 익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 식으면 두 손으로 물기를 가볍게 짜고 먹기 좋은 길이로 썬다.
찬물에 식힌 데친 쪽파의 물기를 가볍게 짜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볼에 쪽파를 담고 고춧가루 1큰술을 먼저 넣어 표면에 고루 묻힌 다음, 간장 2큰술과 매실액 1큰술을 차례로 넣고 식초 1큰술을 더해 버무린다. 깔끔하고 새콤한 맛을 원하면 참기름은 넣지 않아도 되고, 마지막에 통깨를 손바닥으로 살짝 으깨 뿌리면 고소한 향이 더 잘 난다.
고춧가루를 먼저 넣어 데친 쪽파에 묻히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무친 쪽파나물은 실온에 오래 두면 물이 생기고 색이 누렇게 변하니 바로 냉장고에 넣고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남은 쪽파를 보관할 때는 씻지 않은 채 흙만 털어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싸 냉장고에 세워 두고, 뿌리를 미리 자르거나 씻어 두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