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하게 졸여 완성한 고등어조림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지면 고사리나 무를 깔고 매콤하게 졸인 고등어조림이 밥상에 자주 오르는데, 국물이 졸아드는 동안 위쪽에 놓인 고등어살이 퍽퍽하게 말라 버리는 일이 흔하다. 양념은 잘 배었는데 젓가락으로 살을 떼면 푸석하게 부서져 버려서 애써 끓인 보람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대개는 국물을 처음부터 넉넉히 붓거나 중간중간 숟가락으로 양념을 끼얹어 주는데, 국물을 많이 잡으면 간이 싱거워지기 쉽고 양념을 끼얹는 일은 불 앞을 떠날 수 없어 번거롭다. 뚜껑을 덮으면 이번에는 국물이 잘 졸아들지 않아 맛이 밍밍해지기도 한다.
이럴 때는 육수를 낼 때나 꺼내던 왕다시마를 쓴다. 냄비 크기에 맞게 자른 다시마를 고등어 위에 이불처럼 덮고 끓이면 졸이는 내내 살이 마르지 않아 촉촉하고 부드럽게 익는다. 냄비 하나에 다시마 한 장만 더하는 방법이라 평소 끓이던 순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졸이는 동안 위쪽부터 마르는 고등어살
국물 위로 드러난 고등어 토막이 잔잔히 끓는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조림은 국물을 졸여 양념을 배게 하는 요리라 시간이 갈수록 국물 높이가 내려가는데, 국물 밖으로 드러난 고등어살은 뜨거운 김을 그대로 받으면서 수분이 빠르게 날아간다. 위에 올린 토막일수록 국물에 잠겨 있는 시간이 짧아 겉이 먼저 단단해지고, 오래 졸일수록 속살까지 퍽퍽해진다.
양념을 끼얹으면 겉에 잠깐 물기가 돌 뿐 금세 다시 마르고, 국물을 처음부터 많이 잡으면 그만큼 오래 졸여야 해서 고등어가 불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국물 양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는 위쪽 살이 마르는 것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고등어 위를 직접 덮어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해야 한다.
왕다시마는 두껍고 넓어서 냄비 크기로 잘라 얹으면 고등어와 채소를 빈틈없이 덮을 수 있다. 끓는 동안 올라오는 김과 국물이 다시마 아래에 머물러 위쪽 고등어까지 촉촉하게 유지되고, 다시마도 국물을 머금어 부드러워지면서 생선살 위에 바짝 붙는다.
고등어와 채소 위를 넓게 덮은 왕다시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등어조림 살이 마르지 않게 졸이는 방법
고사리와 고등어를 담아 끓이기 전 준비한 조림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등어는 손질해 토막 낸 뒤 미리 만들어 둔 양념을 조금 덜어 고루 발라 밑간을 해 둔다. 냄비 바닥에 불린 고사리나 무처럼 오래 익혀도 되는 채소를 깔고 밑간한 고등어를 올린 다음, 남은 양념과 물을 부어 끓이기 시작한다. 왕다시마는 냄비 안쪽 지름에 맞춰 가위로 잘라 둔다.
국물이 한소끔 끓어오르면 어슷하게 썬 대파와 청양고추, 홍고추를 고등어 위에 고루 올리고, 잘라 둔 왕다시마를 그 위에 덮는다. 가장자리가 냄비 벽에 닿을 만큼 넓게 펼쳐 고등어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이 좋고, 다시마가 모자라 빈 곳이 생기면 남은 조각을 덧대어 막는다.
대파와 고추를 올린 고등어 위에 다시마를 덮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시마를 덮은 상태로 불을 중약불로 줄이고 30분을 더 끓인다. 이 30분 동안은 양념을 끼얹거나 다시마를 들춰 볼 필요 없이 그대로 두면 되는데, 센 불로 계속 끓이면 국물이 금방 졸아 바닥이 탈 수 있으니 국물이 잔잔하게 끓을 정도로 불을 맞추는 것이 안전하다.
30분이 지나면 불을 끄고 젓가락으로 다시마를 걷어 낸다. 다시마가 생선살에 붙어 있어서 한쪽 끝부터 천천히 들어 올려야 고등어 껍질이 함께 벗겨지지 않고, 막 걷어 낸 다시마는 뜨거우니 바로 접시로 옮겨 둔다.
다 익은 고등어를 젓가락으로 갈랐을 때 살결 사이로 양념 국물이 촉촉하게 배어 나오고, 위에 올렸던 토막도 바닥 쪽 토막처럼 부드럽게 갈라지면 잘 조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