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와 목살을 곁들여 완성한 묵은김치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김치냉장고 안쪽에 남은 묵은김치를 꺼내 돼지고기와 함께 푹 찌는 김치찜이 자주 상에 오른다. 그런데 오래 익은 김치일수록 신맛이 앞서서, 한 냄비 가득 끓여 놓고도 몇 숟가락 뜨다 보면 입안이 시큼해져 밥만 자꾸 더 퍼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신맛을 누그러뜨리려고 설탕을 한 숟가락 더 넣어 보지만 양념만 들큼해지고 김치의 신맛은 그대로 남아 맛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들기 쉽다. 이럴 때는 냄비 바닥에 양배추를 큼직하게 썰어 깔고 그 위에 김치와 목살을 올려 끓이면, 푹 익은 양배추의 달큰한 맛이 김치찜 전체에 더해진다.
바닥에 깐 양배추가 김치찜을 달게 만드는 이유
국물에 익어 부드러워진 양배추와 김치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양배추는 생으로 씹으면 아삭한 식감이 먼저 느껴지고 단맛은 약한 편이지만, 오래 익히면 잎이 부드럽게 숨이 죽으면서 단맛이 훨씬 또렷해진다. 김치찜처럼 뚜껑을 덮고 20분 넘게 끓이는 요리에서는 양배추 잎이 속까지 충분히 익어, 한 입 먹으면 달큰한 채소 맛이 먼저 올라온다.
양배추를 맨 위가 아니라 바닥에 까는 것은 불기운과 국물이 냄비 바닥에 가장 먼저 닿기 때문인데, 끓는 국물에 잠긴 양배추는 위에 얹은 것보다 빨리 무르고 그사이 우러난 채소 물이 국물에 섞인다. 위에 올린 김치와 목살에서 흘러내린 양념도 바닥의 양배추에 스며들어, 양배추는 김치찜 국물 맛을 그대로 머금은 채 익는다.
양배추가 바닥을 덮고 있으면 김치와 고기가 냄비 바닥에 직접 닿지 않아 끓이는 동안 눌어붙는 일도 줄어든다. 그래서 묵은김치의 신맛을 설탕으로 덮기보다 양배추의 단맛으로 받쳐 주는 편이 국물 맛이 한결 자연스럽고, 이 맛을 제대로 내려면 분량을 맞춰 순서대로 쌓는 것이 좋다.
양배추 넣은 김치찜 순서대로 끓이는 방법
심을 뗀 양배추를 손바닥 크기로 써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돼지목살 400~500g을 기준으로 양배추는 200~300g을 준비하고, 물이나 육수는 종이컵 2컵 정도인 300~400ml를 맞춰 둔다. 양배추는 단단한 심을 떼어 내고 손바닥만 한 크기로 큼직하게 써는 것이 좋은데, 잘게 썰면 오래 끓이는 동안 잎이 풀어져 국물 속에서 흩어지기 때문이다.
냄비 바닥에 양배추를 빈틈없이 고르게 펼쳐 깔고, 그 위에 묵은김치를 일부만 먼저 올린 다음 목살을 얹고 나머지 김치로 고기를 덮는다. 목살을 김치 사이에 끼워 두면 위아래에서 김치 국물이 배어들어 고기 겉이 마르지 않고 간이 고르게 든다.
양배추 위에 김치와 목살을 차례로 올린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물이나 육수를 김치 가장자리로 둘러 붓고 준비한 양념을 넣은 뒤 뚜껑을 덮어 센불에서 10~15분 끓인다. 국물이 한소끔 끓어오르면 중약불로 줄여 약 10분 더 익히는데, 중간에 뚜껑을 열어 국물이 너무 졸아 바닥이 탈 것 같으면 물을 조금 보태는 것이 안전하다.
김치 가장자리로 육수를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젓가락으로 목살을 눌렀을 때 힘없이 쑥 들어가고 바닥의 양배추가 반투명하게 흐물흐물해졌다면 다 익은 것이다. 그릇에 담을 때는 국자를 냄비 바닥까지 넣어 양배추를 김치·목살과 함께 떠 담고, 양배추 단맛이 충분히 우러나므로 설탕은 맛을 본 뒤 필요할 때만 조금 넣는 것이 좋다.
묵은김치가 너무 시어 김치찜을 끓이기가 망설여졌다면 냉장고에 남은 양배추부터 냄비 바닥에 깔아 보길 권한다. 양배추 몇 장을 바닥에 까는 것만으로 시큼하던 묵은김치 한 냄비를 식구들이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