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무 사 온 날 '이 부분' 먼저 잘라내세요"…며칠 만에 푸석해지는 걸 막습니다


종이봉투에 넣은 가을무가 꼭지 쪽을 위로 하고 냉장고 채소칸에 세워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종이봉투에 넣은 가을무가 꼭지 쪽을 위로 하고 냉장고 채소칸에 세워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10월에 들어서면 시장이나 마트에 가을무가 쌓이기 시작하는데, 국이나 조림에 쓰려고 큼직한 무를 한두 개씩 사 오는 집이 많다. 집에 들고 와서는 담아 온 비닐봉지째로 냉장고 채소칸에 눕혀 넣어 두는 것이 보통이고, 무청이 붙어 있으면 그것까지 같이 넣어 둔다.

그런데 며칠 지나 꺼내 보면 겉이 쭈글쭈글해져 있고, 칼로 자른 단면에서는 물기가 빠져 스펀지처럼 푸석해진 것이 보인다. 손으로 눌러 보면 처음 사 왔을 때의 단단한 느낌이 없고, 채를 썰어도 아삭한 소리가 나지 않는다. 비닐봉지에 그대로 넣어 둔 무도 마찬가지라 봉지 안쪽에 물방울만 맺혀 있다.

무가 며칠 만에 푸석해지는 데는 눕혀 둔 자세와 떼지 않은 무청이 함께 걸려 있다. 사 온 날 무청을 잘라 내고 몸통을 종이봉투에 넣어 세워 두는 것만으로 2주 가까이 처음 사 왔을 때에 가까운 상태로 쓸 수 있는데, 손이 많이 가는 일도 아니고 집에 있는 종이봉투 하나면 된다.

무청을 달고 있는 동안 계속 빠져나가는 무의 수분

무청이 달린 무의 잎과 단단한 몸통이 주방 작업대 위에 함께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청이 달린 무의 잎과 단단한 몸통이 주방 작업대 위에 함께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는 전체 무게의 90% 이상이 수분이라서, 살림에서 다루는 채소 가운데 물을 가장 많이 품고 있는 편이다. 아삭한 식감과 국물에 우러나는 단맛이 모두 그 수분에서 나오기 때문인데, 반대로 말하면 수분이 빠져나간 무는 식감과 맛을 함께 잃는다.

무청을 그대로 달아 둔 무에서 수분이 빠지는 길은 잎이다. 뿌리에 들어 있는 물이 잎 쪽으로 계속 올라가면서 잎은 한동안 싱싱해 보이지만 정작 먹을 몸통이 말라 가는데, 냉장고에 넣어 둔 동안에도 이 이동은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무청이 붙은 무는 며칠만 지나도 윗부분부터 푸석해진다.

무를 옆으로 눕혀 두면 안에 있는 수분이 바닥에 닿은 쪽으로 몰려 한쪽은 축축하고 반대쪽은 마르게 되고, 아무것도 씌우지 않은 맨몸으로 두면 냉장고에서 나오는 찬 바람이 껍질에 직접 닿아 겉부터 말라붙는다. 종이로 감싸 두면 무에서 나오는 과한 물기는 종이가 빨아들이고 찬 바람도 껍질에 바로 닿지 않으니, 무를 싸 둘 재료로는 비닐보다 종이가 맞다.

무 금방 무르지 않게 종이봉투에 세워 보관하는 방법

무청을 몸통 가까이 자르는 손과 칼끝이 무의 꼭지 부분에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청을 몸통 가까이 자르는 손과 칼끝이 무의 꼭지 부분에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종이봉투 하나나 신문지 몇 장이다. 무를 사 온 날 바로 무청을 뿌리 바로 윗부분에서 칼로 잘라 내는데, 잎을 조금 남겨 두면 그 자리로 수분이 계속 빠지니 몸통에 바싹 붙여 자르는 것이 좋다. 잘라 낸 무청은 따로 데쳐 두거나 시래기로 말려 쓰면 된다.

몸통은 물에 씻지 않는다. 흙이 묻어 있으면 마른 수건이나 신문지로 문질러 털어 내는 정도로 끝내는 것이 좋은데, 씻어서 넣으면 껍질에 남은 물기 때문에 오히려 더 빨리 무른다. 흙을 털어 낸 무는 종이봉투에 그대로 넣고, 봉투가 없으면 신문지로 몸통 전체를 한 번 감싼다.

마른 흰 수건으로 무 껍질을 닦아 내는 손과 무의 몸통이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마른 흰 수건으로 무 껍질을 닦아 내는 손과 무의 몸통이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싼 무는 무청을 자른 꼭지 쪽이 위로 가게 세워서 냉장고 채소칸에 넣는다. 세워 두면 수분이 한쪽으로 몰리지 않아 냉장에서 14일까지 쓸 수 있다. 꺼낼 때 껍질이 단단하고 손톱으로 눌러도 자국이 쉽게 나지 않으면 아직 상태가 괜찮은 것이다.

종이봉투에 싼 무가 꼭지 쪽을 위로 하고 냉장고 채소칸 안에 세워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종이봉투에 싼 무가 꼭지 쪽을 위로 하고 냉장고 채소칸 안에 세워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며칠에 한 번 봉투를 만져 보고 종이가 축축해졌으면 마른 종이로 바꿔 주는 것이 좋다. 쓰다 남은 무는 자른 단면에 종이를 한 장 대고 밀폐용기에 담아 두고, 한 번에 다 못 쓸 만큼 많으면 쓰기 좋은 크기로 썰어 냉동실에 넣으면 90일까지 두고 국이나 조림에 꺼내 쓸 수 있다.

가을무는 1년 중 단맛이 가장 좋은 때라 한 번에 여러 개 사 두는 일이 많으니, 올해는 사 온 날 무청부터 잘라 내고 종이에 싸서 세워 두는 방법으로 바꿔 보길 권한다. 무 한 개를 끝까지 아삭하게 쓰는 일은 국 한 냄비의 맛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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