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프라이팬에서 김치와 밥을 주걱으로 가르듯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냉장고 김치통 아래쪽에 남아 있던 김치가 푹 익어 시큼해지면 별 고민 없이 김치볶음밥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막상 팬에 볶아 보면 밥알이 낱낱이 떨어지지 않고 서로 달라붙어 한 덩어리로 뭉치는 일이 잦은데, 주걱으로 누르듯 펴 가며 볶다 보면 밥알이 으깨져 떡처럼 되기도 한다.
이럴 때 대부분 식용유를 한 숟갈 더 두르거나 갓 지은 밥 대신 찬밥을 쓰는 쪽으로 해결해 보려 한다. 하지만 기름을 더 넣으면 팬 바닥만 번들거리고 밥은 여전히 뭉치며, 찬밥을 써도 김치 국물이 배어들면서 다시 축축해진다. 간을 맞추려고 간장을 더 두르면 물기가 늘어 오히려 질어진다.
밥알이 뭉치지 않게 볶는 데는 평소 샐러드에 뿌리던 마요네즈가 쓰인다. 2인분 기준으로 4큰술을 넣으면 밥알이 하나씩 흩어지게 볶아지고 김치의 매운맛도 한결 부드러워진다.
볶음밥 위에 마요네즈 4큰술을 넣는 조리 단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볶을수록 밥알이 서로 붙어 뭉치는 이유
김치 국물이 밴 밥알이 팬 안에서 작은 덩어리로 붙어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밥알이 달라붙는 것은 밥알 겉에 남은 전분 때문인데, 갓 지은 밥은 표면에 물기를 머금은 전분이 끈끈하게 남아 있어서 팬에서 열을 받으면 옆 밥알과 그대로 붙는다. 여기에 김치 국물까지 스며들면 밥알 사이 빈틈이 메워져 큰 덩어리가 된다.
식용유를 더 두르는 방법이 잘 통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름은 물과 섞이지 않아서 물기가 남은 밥알 표면을 타고 퍼지지 못하고 팬 바닥이나 김치 쪽으로 몰린다. 그래서 밥알 하나하나를 감싸는 대신 일부만 번들거리고, 나머지는 여전히 서로 붙은 채로 남는다.
마요네즈는 기름이 달걀노른자의 힘으로 물과 섞여 아주 잘게 나뉘어 있는 상태라서, 물기가 있는 밥알 표면에도 고루 퍼지며 얇게 입혀진다. 밥알 겉이 이렇게 덮이면 전분끼리 맞닿지 못해 뭉치지 않고, 달걀과 식초가 들어 있어 고소한 맛이 돌면서 김치의 신맛과 매운맛도 누그러진다. 그래서 기름을 더 두르기보다 마요네즈를 넣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김치볶음밥 밥알 뭉치지 않게 볶는 방법
잘게 썬 김치와 참치를 팬에서 먼저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2인분 기준으로 밥 400g에 김치 200g, 마요네즈 4큰술, 진간장 4큰술을 잡는다. 여기에 고춧가루 2큰술과 설탕 1큰술, 작은 캔참치 한 캔을 더한다. 마요네즈 4큰술이 많아 보이지만 밥 두 공기 전체에 얇게 입히는 양이라서 맛이 느끼해지는 정도는 아니다.
김치는 잘게 썰어 기름을 약간 두른 팬에 먼저 볶는다. 김치 숨이 죽고 색이 짙어질 때까지 2~3분 볶다가 고춧가루와 설탕을 넣고, 캔참치는 기름을 따라 버린 뒤 넣어 김치와 함께 섞어 준다.
김치가 익으면 밥을 넣고 진간장 4큰술을 골고루 둘러 간이 먼저 배게 볶는다. 간장이 밥에 어느 정도 먹은 뒤에 마요네즈 4큰술을 넣고 중강불에서 1분 30초쯤 볶는데, 주걱을 세워 밥을 가르듯이 섞어야 마요네즈가 밥알마다 입혀진다.
주걱을 세워 밥알을 가르듯이 섞어 마요네즈를 고루 입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밥알 표면에 윤기가 돌고 주걱으로 밀 때 뭉치지 않고 흩어지면 다 된 것이다. 다만 마요네즈를 넣은 뒤 오래 볶으면 기름이 분리되어 팬 바닥에 고이고 밥이 눌어붙으니 1분 30초를 넘기지 않고 불을 끄는 것이 좋다. 불이 약하면 마요네즈가 녹아 퍼지기만 하므로 센 불에 가깝게 두고 짧게 볶는다.
김치볶음밥이 자꾸 뭉치고 질어져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마지막에 마요네즈 4큰술을 넣어 볶아 보길 권한다. 밥알이 낱낱이 살아 있는 볶음밥은 같은 김치를 써도 한 그릇을 다 비우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