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거실 TV 화면에 작은 손자국 자국이 한쪽에만 희미하게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거실 불을 끄고 TV를 켜면 화면 여기저기에 뿌연 얼룩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가 만진 손자국, 소파에서 날아와 앉은 먼지, 음식을 먹다가 튄 자국까지 겹쳐 있어서 밝은 장면이 나올 때마다 화면이 흐리게 보인다. 한번 보이기 시작하면 내용보다 얼룩에 눈이 먼저 가서 볼 때마다 거슬린다.
그래서 마른 극세사 천이나 물티슈를 꺼내 화면을 동그랗게 문지르는 경우가 많다. 닦는 동안에는 깨끗해지는 것 같지만, 전원을 켜 보면 둥근 자국이 겹겹이 남아 오히려 더 얼룩덜룩해 보인다. 결국 다시 닦고, 또 자국이 남는 일이 반복된다.
화면을 닦을 때 필요한 것은 미지근한 물에 린스를 두세 번 펌핑해 만든 희석액과 극세사 천 두 장이다. 여기에 손이 움직이는 방향만 직선으로 바꾸면 자국 없이 화면이 선명해진다.
TV 화면에 둥근 자국이 겹치는 이유
꺼진 TV 화면을 비스듬히 본 가까운 화면에 얇은 반사 방지 표면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TV 화면 표면에는 빛 반사를 줄이는 얇은 막이 덮여 있다. 이 막은 아주 매끄러워서 손에서 나온 기름기가 닿으면 방울처럼 맺히지 않고 얇게 퍼져 붙는다. 먼지도 이 기름기 위에 내려앉아 함께 굳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화면이 부옇게 흐려진다.
이 상태에서 마른 천으로 문지르면 기름기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천을 따라 옆으로 밀려 번진다. 게다가 손을 동그랗게 돌리면 닦은 자리와 닦을 자리가 계속 겹쳐서, 기름기가 원을 그리는 모양 그대로 화면에 남는다. 낮에는 잘 안 보이다가 TV를 켜거나 거실 조명을 비추면 그 둥근 자국이 그대로 도드라진다.
린스를 아주 옅게 푼 물이 도움이 되는 것은 이 때문인데, 린스 성분이 물에 풀리면 천이 화면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가게 해 주고 굳어 붙은 기름기를 물 쪽으로 들뜨게 만든다. 닦은 자리에 얇게 남는 성분이 정전기를 줄여 주기 때문에 먼지도 전보다 덜 달라붙는다. 결국 문지르는 힘이 아니라 기름기를 물에 옮겨 담는 쪽으로 손을 대야 자국이 남지 않는다.
투명한 그릇에 미지근한 물과 소량의 린스를 섞어 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TV 화면에 남은 손자국 얼룩 없이 지우는 방법
TV 옆 낮은 상판에 희석액 그릇과 마른 극세사 천 두 장을 준비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TV 전원을 끄고 화면이 식을 때까지 잠깐 기다린다. 화면이 까맣게 꺼져 있어야 어디에 얼룩이 있는지 잘 보인다. 그릇에 25~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받고 린스를 두세 번 펌핑해 가볍게 저어 푼다. 린스는 향이 없고 묽은 제품이 좋으며, 진하고 걸쭉한 제품을 많이 넣으면 끈적임과 얼룩이 생긴다.
극세사 천 한 장을 희석액에 적신 다음 두 손으로 비틀어 물이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꽉 짠다. 물기가 많으면 화면 아래 틈으로 흘러 들어가 고장이 날 수 있어서, 만졌을 때 축축한 정도면 충분하다. 희석액을 화면에 직접 뿌리는 방법은 쓰지 않는다.
깨끗한 두 손으로 적신 극세사 천을 그릇 위에서 단단히 짜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짠 천을 펴서 화면 왼쪽 위에 대고 위에서 아래로 곧게 내려 닦는다. 한 줄을 다 내려오면 천을 오른쪽으로 손바닥 너비만큼 옮겨 다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줄과 줄이 조금씩 겹치게 해서 끝까지 간다. 손에 힘을 주지 않고 천 무게만큼만 누르며, 가장자리 테두리는 맨 마지막에 닦는다.
세로로 한 번 닦고 나면 곧바로 마른 극세사 천으로 같은 방향으로 한 번 더 내려오면서 물기를 닦아 낸다. 물기가 저절로 마르기를 기다리면 그 자리에 얼룩이 남는다. 화면을 옆에서 비스듬히 봤을 때 젖은 기운이 보이지 않아야 다 된 것이고, 완전히 마른 뒤에 전원을 켠다. 끈적임이 느껴지면 맹물에 적셔 꽉 짠 천으로 한 번 더 닦으면 된다.
알코올이나 유리 세정제, 주방 세제는 화면 표면 막을 상하게 하므로 쓰지 않는다. 화면이 부옇게 보일 때 한 달에 한두 번 이 방법으로 닦고, 평소에는 마른 극세사 천으로 먼지만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면 충분하다.
집에 있는 린스와 극세사 천 두 장만 있으면 되니 오늘 저녁에 한 번 해 보길 권한다. 화면이 맑아지면 TV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한결 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