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에서 쉰내가 난다면 뚜껑 안쪽 '이 5곳'을 열어보세요"…내솥 탓이 아니었습니다


뚜껑을 연 전기밥솥 앞에 분리한 금속 커버와 고무 패킹, 압력추, 물받이가 나란히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뚜껑을 연 전기밥솥 앞에 분리한 금속 커버와 고무 패킹, 압력추, 물받이가 나란히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밥을 펐는데 김이 오르면서 시큼한 냄새가 같이 올라오는 날이 있다. 보온을 오래 걸어 둔 것도 아니고 쌀이 묵은 것도 아닌데 밥알에 냄새가 배어 있어, 반찬을 차려 놓고도 숟가락을 드는 손이 머뭇거리게 된다.

이럴 때 대부분은 내솥부터 꺼내 수세미로 박박 씻는다. 내솥을 뽀얗게 닦아 말린 다음 새로 밥을 안치면 그날은 괜찮은 것 같다가도, 며칠 지나면 뚜껑을 여는 순간 다시 그 냄새가 난다. 내솥은 이미 깨끗한데 냄새만 계속 도는 셈이다.

냄새가 남아 있는 자리는 내솥이 아니라 뚜껑 쪽이다. 분리형 커버와 압력 패킹, 압력추, 증기 배출구, 그리고 뒤쪽 물받이까지 다섯 곳을 빼내서 베이킹소다 푼 따뜻한 물에 씻어 주면 밥에서 나던 쉰내가 잡힌다.

밥솥 안에서 밥물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은 뚜껑 안쪽이다

열어 둔 밥솥 뚜껑 안쪽의 금속 커버와 테두리 고무 패킹이 위를 향해 드러나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열어 둔 밥솥 뚜껑 안쪽의 금속 커버와 테두리 고무 패킹이 위를 향해 드러나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밥이 끓는 동안 내솥 안에서는 전분이 녹아든 밥물이 거품째 끓어오르고, 그 수증기가 뚜껑 안쪽 금속판과 고무 패킹에 그대로 달라붙는다. 취사가 끝나 뚜껑이 식으면 이 밥물이 얇게 굳고, 다음 날 또 밥을 지으면 그 위에 한 겹이 더 얹힌다.

증기가 빠져나가는 배출구도 마찬가지다. 좁은 구멍으로 밥물이 섞인 김이 빠르게 밀려 나가면서 구멍 안쪽 벽에 전분이 말라붙는데, 여기는 눈으로 보이지도 않고 행주가 들어가지도 않는다. 뚜껑 뒤쪽 물받이에는 흘러내린 밥물이 그대로 고여 물기가 마르지 않는다. 이렇게 오래 남은 밥물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고, 새로 지은 밥에 그 냄새가 옮는다.

굳은 밥물은 끈적하게 눌어붙어 있어서 마른행주로 겉만 닦아서는 며칠을 못 간다. 베이킹소다를 따뜻한 물에 풀어 부품을 담가 두면 이 끈적한 층이 물에 불어 풀어지기 때문에, 힘을 주어 문지르지 않아도 손끝으로 훑는 정도에 밀려 나온다.

밥솥 뚜껑에 굳은 밥물 씻어내는 방법

대야에 받은 따뜻한 물에 베이킹소다를 밥숟가락으로 떠 넣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대야에 받은 따뜻한 물에 베이킹소다를 밥숟가락으로 떠 넣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먼저 전원 코드를 뽑고 밥솥이 완전히 식은 뒤에 시작한다. 대야에 40~50도쯤 되는 따뜻한 물을 2리터 정도 받고 베이킹소다를 밥숟가락으로 두 술 풀어 둔다. 부드러운 수세미와 못 쓰는 칫솔 하나, 그리고 밥솥 바닥면에 꽂혀 있는 청소용 핀을 같이 꺼내 놓는다.

뚜껑을 열고 위쪽 압력추를 잡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끝까지 돌리면 추가 빠진다. 이어서 뚜껑 안쪽 금속 커버를 위로 들어 올려 분리하고, 커버 테두리에 끼워진 고무 패킹을 손끝으로 당겨 빼낸다. 뚜껑 뒤쪽 아래에 끼워진 물받이는 아래로 당기면 통째로 빠진다.

손끝으로 금속 커버 테두리에 끼워진 고무 패킹을 잡아 당겨 빼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손끝으로 금속 커버 테두리에 끼워진 고무 패킹을 잡아 당겨 빼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분리한 증기 배출구는 청소용 핀을 구멍에 넣었다 뺐다 하며 여러 번 찔러 준다. 안에 굳어 있던 밥물이 부스러지면서 밀려 나오는데, 핀이 걸리지 않고 끝까지 쑥 들어가면 구멍이 뚫린 것이다. 핀이 없으면 굵은 이쑤시개를 써도 되지만, 철사로 후벼 구멍을 넓히지 않도록 한다.

분리한 증기 배출구 구멍에 밥솥에 딸린 가는 청소용 핀을 밀어 넣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분리한 증기 배출구 구멍에 밥솥에 딸린 가는 청소용 핀을 밀어 넣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빼낸 부품은 모두 베이킹소다 물에 10분쯤 담가 두었다가 수세미로 문지르고, 패킹 주름과 배출구 안쪽은 칫솔로 닦는다.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없을 때까지 흐르는 물에 헹군 다음,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고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다. 물기가 남은 채로 조립하면 그 물기에서 다시 냄새가 나므로 반쯤 마른 상태에서 끼우지 않는다.

금속 커버에 철수세미를 쓰면 흠집이 생기니 부드러운 면으로만 닦고, 패킹이 늘어나 뚜껑이 헐겁게 닫히면 새 부품으로 바꿔 끼우는 것이 좋다. 조립한 뒤에는 내솥에 물 두 컵과 식초 두 큰술을 넣고 자동세척이나 짧은 취사를 한 번 돌려 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증기 통로까지 김이 지나가며 정리된다. 이 분해 청소는 한 달에 한 번, 물받이만은 주마다 한 번 비워 씻으면 충분하다.

밥에서 냄새가 난다고 내솥만 다시 씻기보다, 한 달에 한 번은 뚜껑을 열어 다섯 곳을 빼내 씻어 보길 권한다. 밥솥 뚜껑을 닦는 일은 식구들이 날마다 먹는 밥이 지어지는 자리를 챙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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