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와 고등어가 자작한 붉은 국물에 담긴 조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살이 오른 고등어를 묵은지와 함께 자작하게 조린 고등어조림이 밥상에 자주 오른다. 묵은지의 깊은 신맛과 고등어 기름이 어우러져 밥 한 공기가 금방 비지만, 몇 번 숟가락이 오가고 나면 입안이 묵직해지고 비린 맛이 슬며시 남아 젓가락이 느려지기도 한다.
대개는 생강이나 청주를 더 넣고 고춧가루를 풀어 그 맛을 덮는데, 양념이 진해질수록 간만 세지고 묵직한 끝맛은 그대로 남는 편이다. 이럴 때 후식으로 먹던 귤 한 개를 조림 마지막에 쓰면 되는데, 몇 쪽은 고명으로 올리고 나머지는 즙을 짜 뿌리면 진한 조림 위로 상큼한 향이 더해진다.
끓일수록 묵직해지는 고등어조림의 끝맛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든 묵은지 고등어조림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등어는 가을에 기름이 가장 많이 오르는 생선이라 조리는 동안 국물에 기름이 녹아 나오고, 여기에 묵은지의 진한 신맛과 양념이 더해져 맛이 겹겹이 무거워진다. 조림은 오래 끓일수록 국물이 졸아 이 맛이 더 진해지기 때문에 두세 숟가락 뒤에는 입안에 기름기와 비린 맛이 남게 된다.
생강과 청주는 끓이는 동안 비린 냄새를 덜어 주지만 향이 열에 날아가 마지막 맛까지 바꾸지는 못하고, 고춧가루나 간장을 더하면 맛만 한층 진해진다. 그래서 묵직한 끝맛은 다 조린 뒤 위에 얹는 신선한 향과 신맛으로 풀어 주는 것이 좋다.
귤즙에는 새콤한 신맛과 단맛이 함께 들어 있어 한 숟가락 떠먹을 때 향이 먼저 코에 닿고, 신맛이 기름기를 덜어 입안이 개운해진다. 묵은지의 시큼한 맛과는 결이 다른 달큰한 신맛이라 조림 맛을 덮지 않는데, 열을 오래 받으면 향이 금방 날아가므로 귤은 불을 끄기 직전에 넣는 것이 좋다.
묵직한 고등어조림에 귤 향 더하는 방법
묵은지와 육수를 깐 냄비 옆의 손질한 고등어와 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등어 2마리에 묵은지 800g, 귤 1개를 준비한다. 묵은지를 냄비 바닥에 깔고 사골육수와 물을 자작하게 부어 중불에서 10분 조리는데, 묵은지 숨이 죽고 국물이 붉게 우러나면 고등어를 넣을 때가 된 것이다.
묵은지가 조려지는 동안 손질한 고등어의 물기를 키친타월로 닦고 전분을 얇게 묻혀, 기름을 두른 팬에서 한 면당 중불로 2분씩 굽는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기름이 튀기 쉬우니 충분히 닦은 뒤 팬에 놓는 것이 안전하고, 겉면이 노릇해지면 뒤집는다.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은 고등어를 팬에 굽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노릇하게 구운 고등어를 조려 둔 묵은지 위에 얹고 국물을 숟가락으로 끼얹어 가며 양념이 고루 배도록 잠시 더 조린다. 국물이 자작하게 줄어들면 불을 끄고, 귤 껍질을 벗겨 몇 쪽을 떼어 고등어 위에 고명으로 올린다.
고등어조림 위에 귤 쪽을 올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남은 귤은 반으로 갈라 조림 위에서 즙을 짜 고루 뿌리는데, 씨가 떨어지지 않게 손바닥으로 받쳐 짜는 것이 좋다. 즙을 뿌린 뒤에는 다시 끓이지 않고 그대로 상에 내야 상큼한 향이 살아 있다.
접시에 덜 때 귤 향이 먼저 올라오고 고등어 살 한 점을 먹은 뒤 입안에 기름기가 덜 남으면 알맞게 들어간 것이다. 묵은지보다 귤의 신맛이 앞서 느껴진다면 즙이 많았던 것이라 다음에는 반 개만 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