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와 참기름을 올려 담아 낸 매콤한 오이무침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져도 밥상에 자주 오르는 반찬이 오이무침인데, 고춧가루와 식초로 매콤새콤하게 무쳐 내면 아삭하게 씹히는 맛에 밥이 잘 넘어간다. 다만 매번 같은 양념으로 무치다 보면 맛이 익숙해져서 식구들 젓가락이 처음만큼 자주 가지 않는다.
맛에 변화를 주려고 설탕이나 식초를 조금 더 넣어 보기도 하지만, 단맛과 신맛만 세질 뿐 무침 맛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양념을 이것저것 더할수록 오이의 시원한 맛이 묻혀 오히려 텁텁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겨울에 차로 타 마시던 유자청을 꺼내면 된다. 다 무친 오이무침에 참기름을 넣는 마지막 순서에서 유자청을 한두 스푼 함께 섞으면, 매콤한 양념 사이로 달콤하고 향긋한 유자 향이 더해져 늘 먹던 반찬이 색다른 맛으로 바뀐다.
매콤한 양념 사이에서 살아나는 유자 향
기본 양념을 버무린 오이무침 옆의 유자청 한 스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유자청은 유자 껍질과 과육을 설탕에 재워 만든 것이라 단맛과 함께 껍질에서 나온 상큼한 향을 그대로 품고 있다. 설탕만 넣은 단맛은 혀끝에서 금방 끝나지만, 유자청은 단맛 뒤로 유자 향이 남아 고춧가루의 매운맛과 식초의 신맛을 한결 부드럽게 이어 준다.
유자 향은 은은한 편이라 처음부터 고춧가루, 다진 마늘과 한데 버무리면 마늘의 강한 맛에 가려지기 쉽다. 오이무침은 불을 쓰지 않는 반찬이어서 향이 열에 날아갈 걱정은 없지만, 양념과 오래 섞여 있을수록 유자 향이 흐려지는 편이다.
그래서 기본 양념으로 먼저 간을 맞춘 뒤, 먹기 직전 참기름을 넣을 때 유자청을 함께 넣어야 향이 가장 또렷하게 남는다. 참기름과 깨도 같은 이유로 맨 마지막에 넣는 것이 좋은데, 고소한 향과 유자 향이 한꺼번에 올라와 첫 젓가락부터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
오이무침에 참기름과 유자청을 마지막으로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매콤한 오이무침에 유자 향 더하는 방법
반달 모양으로 썬 오이에 소금을 뿌려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오이는 굵은 소금으로 겉을 문질러 씻은 뒤 반달 모양으로 썰고, 소금을 조금 뿌려 10분쯤 절인다. 양파나 부추처럼 곁들일 채소가 있으면 함께 준비하고, 절인 오이는 찬물에 한 번 헹군 다음 손으로 꼭 짜서 물기를 빼야 무친 뒤에 국물이 덜 생긴다.
양념은 평소처럼 고춧가루, 다진 마늘, 식초, 간장이나 액젓을 섞어 만들면 된다. 유자청이 나중에 단맛을 보태므로 설탕은 평소의 절반 정도만 넣거나 아예 빼는 것이 좋다. 오이와 채소에 이 양념을 넣고 가볍게 버무린 뒤 간을 본다.
기본 간이 맞으면 참기름과 유자청 1~2스푼을 넣고 고루 섞는다. 유자청 속 껍질 채가 한쪽에 뭉치지 않도록 젓가락으로 풀어 주고 깨를 뿌려 바로 상에 낸다. 한 입 먹었을 때 매운맛 뒤로 유자 향이 살짝 올라오면 알맞은 양이다.
유자청 껍질 채를 젓가락으로 고르게 푸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유자청을 처음부터 많이 넣으면 단맛이 앞서 반찬보다 샐러드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 1스푼으로 시작해 맛을 보고 더하는 것이 안전하다. 무쳐 둔 오이는 시간이 지나면 물이 생기고 향도 옅어지므로 먹을 만큼만 무치는 것이 좋다.
유자청 한두 스푼은 무생채나 도라지무침처럼 불을 쓰지 않는 다른 무침에도 같은 방법으로 쓸 수 있는데, 기본 양념으로 간을 맞춘 뒤 참기름을 넣는 마지막 순서에 함께 섞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