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알 사이로 가늘게 섞인 우엉채를 주걱으로 떠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지면 반찬 가짓수보다 따끈한 밥 한 공기가 먼저 생각나는데, 매일 같은 흰밥만 짓다 보면 식구들 숟가락이 금방 느려지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다고 영양밥을 하자니 손질할 재료가 많아 보여 선뜻 손이 가지 않고, 결국 평소처럼 쌀만 씻어 취사 버튼을 누르게 된다.
잡곡이나 콩을 섞어 보기도 하지만 콩은 전날부터 불려 두어야 하고, 잡곡은 식구마다 좋아하는 정도가 달라 밥그릇에 반쯤 남는 일이 생긴다. 밥에 무언가를 더하고 싶어도 준비가 번거롭거나 식감이 퍽퍽해지면 다음부터는 다시 흰밥으로 돌아가기 쉽다.
이럴 때 조림 반찬으로만 먹던 우엉을 가늘게 채 썰어 밥에 넣어 보면 좋다. 우엉 100g을 팬에서 2분만 볶아 불린 쌀과 함께 밥솥에 넣으면, 부드러운 밥알 사이로 우엉이 아삭하게 씹히는 별미밥을 30분 안에 차려 낼 수 있다.
밥솥에서 쪄도 아삭하게 남는 우엉 채
우엉채가 고루 섞인 따끈한 우엉밥 한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흰밥이 금방 물리는 이유는 맛보다 식감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밥알이 모두 고르게 부드럽다 보니 씹는 맛이 단조로워 반찬이 마땅치 않으면 몇 숟가락 만에 손이 멈추게 된다. 씹히는 재료가 하나만 섞여도 같은 밥이 훨씬 다르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무처럼 물이 많은 채소를 밥에 넣으면 취사하는 동안 흐물흐물하게 물러져 밥알과 구분이 잘 되지 않고, 채소에서 나온 물 때문에 밥물을 따로 줄여야 하는 번거로움도 생긴다. 밥에 씹는 맛을 보태려면 오래 쪄도 모양이 무너지지 않는 재료를 골라야 한다.
우엉은 섬유질이 단단한 뿌리채소라 밥솥 안에서 쌀과 함께 익어도 쉽게 무르지 않고 아삭한 결이 남는다. 미리 기름에 볶아 두면 우엉 특유의 흙냄새가 덜하고 고소한 맛이 배어드는데, 이때 소금으로 밑간을 해 두면 밥 전체에 간이 은은하게 퍼진다.
흰밥에 우엉 넣어 아삭한 별미밥 짓는 방법
흐르는 물 아래에서 칼등으로 우엉 껍질을 정리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2인분 기준으로 불린 쌀 2컵과 우엉 100g이면 충분하다. 우엉은 흐르는 물에 흙을 씻어 낸 다음 칼등으로 겉껍질을 살살 긁어 정리하는데, 감자칼로 두껍게 깎아 내는 것보다 칼등으로 긁는 편이 우엉 향이 덜 빠진다.
손질한 우엉은 채칼로 가늘게 썬다. 굵게 썰면 밥이 다 지어진 뒤에도 질기게 씹힐 수 있어 성냥개비보다 가늘게 써는 것이 좋고, 썬 우엉은 공기에 닿으면 금방 거뭇하게 변하니 팬을 미리 불에 올려 두고 바로 볶는 것이 편하다.
채칼로 성냥개비처럼 가늘게 썬 우엉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팬에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중불에서 우엉채를 넣은 뒤 소금을 한 꼬집씩 뿌려 가며 약 2분 볶는다. 우엉에 기름이 고루 묻어 윤기가 돌고 숨이 살짝 죽으면 불을 끈다. 색을 더하고 싶다면 당근채 50g을 1분쯤 따로 볶아 함께 넣어도 좋다.
팬에서 기름과 소금으로 가볍게 볶는 우엉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기밥솥에 불린 쌀을 담고 평소 밥 지을 때와 같은 양의 물을 부은 다음, 볶은 우엉을 쌀 위에 고루 펼쳐 올리고 취사 버튼을 누른다. 취사가 끝나면 주걱으로 위아래를 고루 섞어야 우엉이 한쪽에 몰리지 않고, 그릇마다 비슷하게 담을 수 있다.
불을 끌 때 우엉채에 기름 윤기가 돌고 숨이 살짝 죽어 있으면 알맞게 볶인 것이고, 썰어 둔 채가 거뭇하게 변했다면 볶기 전에 너무 오래 둔 것이다. 다 지은 밥을 한 숟가락 떠 씹었을 때 부드러운 밥알 사이로 우엉이 아삭하게 씹히면 잘 된 것이고, 질기게 걸리면 채가 성냥개비보다 굵게 썰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