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게 돌려 썬 무가 담긴 맑은 뭇국 한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는 10월 하순이면 시장에 굵고 단단한 가을무가 쌓이고,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이 생각나 뭇국을 자주 끓이게 된다. 그런데 무를 넉넉히 넣고 한참을 끓였는데도 국물이 맹물처럼 밍밍하게 나오면 무엇이 모자랐는지 몰라 간장만 자꾸 더 붓게 된다.
국물이 밍밍하면 보통 무를 더 넣거나 불을 줄여 오래 끓이는 쪽으로 손이 가는데, 시간이 길어질수록 무만 물러지고 국물 맛은 생각만큼 진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바쁜 아침에 국 냄비 앞에 오래 서 있기도 쉽지 않다.
이럴 때는 무를 써는 모양부터 바꿔 보는 것이 좋다. 무를 네모나게 나박 썰지 않고 연필 깎듯 돌려 가며 비스듬히 썰어 넣으면, 같은 양의 무로도 짧은 시간에 감칠맛과 향이 진한 뭇국을 끓일 수 있다.
써는 모양에 따라 달라지는 뭇국 국물 맛
넓은 비스듬한 단면이 보이도록 돌려 썬 무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뭇국 국물 맛은 무 속에 든 단맛과 감칠맛, 특유의 시원한 향이 물로 얼마나 빠져나오느냐에 달려 있다. 이 맛 성분은 무를 자른 면을 통해 국물로 우러나기 때문에, 같은 150g이라도 썰린 면이 얼마나 넓은지에 따라 국물에 배어 나오는 양이 달라진다.
네모반듯하게 나박 썬 무는 조각이 두툼하고 자른 면이 좁은 편이라 속에 든 맛이 천천히 빠져나온다. 그래서 국물이 우러날 때까지 오래 끓여야 하고, 그사이 무 겉이 먼저 물러져 숟가락으로 뜨면 부서지는 일이 생긴다.
연필 깎듯 돌려 썬 무는 조각마다 비스듬하게 잘린 면이 넓고 끝이 얇아서 물에 닿는 면적이 훨씬 넓어진다. 자른 면이 넓은 만큼 맛 성분이 짧은 시간에도 국물로 잘 우러나기 때문에, 써는 모양만 바꾸고 볶은 뒤 끓이는 순서를 지키면 오래 끓이지 않아도 국물이 진해진다.
밍밍한 뭇국 국물 진하게 끓이는 방법
냄비에 넣어 중불에서 볶는 얇게 썬 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한 번 끓일 양은 무 150g에 물 500g, 송송 썬 대파 5g이 기준이다. 무는 초록빛이 도는 윗부분을 쓰는 것이 좋은데, 윗부분은 단맛이 강하고 매운맛이 덜해 국물이 달큰하게 우러난다.
무는 껍질을 벗긴 뒤 한 손으로 잡고 연필을 깎듯 칼날을 비스듬히 대어 얇게 깎아 내고, 한 번 깎을 때마다 무를 조금씩 돌려 가며 같은 방법으로 썬다. 조각 두께를 비슷하게 맞춰야 끓일 때 고르게 익는다.
무를 조금씩 돌려 가며 얇고 비스듬하게 써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냄비를 중불에 올려 먼저 달군 다음 기름을 조금 두르고 썰어 둔 무를 넣어 볶는다. 무에 물기가 많으면 뜨거운 기름이 튈 수 있으니 키친타월로 한 번 눌러 닦아 넣는 것이 안전하다. 무 가장자리가 반투명해지기 시작하면 물 500g을 붓고 끓인다.
국물이 끓어오르고 무가 속까지 투명하게 익으면 대파 5g과 국간장이나 소금 같은 양념을 넣어 간을 맞추고 1분만 더 끓인 뒤 불을 끈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보아 무의 단맛과 시원한 향이 먼저 느껴지면 잘 우러난 것이다.
투명하게 익은 무와 송송 썬 대파가 끓는 뭇국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을무가 맛있는 요즘 뭇국을 끓일 때는 칼질 하나만 바꿔 무를 연필 깎듯 썰어 보길 권하는데, 같은 무 한 토막으로 국물 맛을 더 진하게 낼 수 있어 바쁜 날에도 국 한 그릇을 금방 차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