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지를 위로 세워 밀폐용기에 담아 둔 생고추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된장찌개에 넣거나 쌈장에 찍어 먹으려고 고추를 한 봉지 사 오면 한 번에 다 먹기 어려워 냉장고에 넣어 두게 된다. 그런데 며칠 뒤 꺼내 보면 겉은 멀쩡한데 꼭지 둘레가 거무스름하게 변하고, 손으로 눌렀을 때 물컹하게 들어가는 고추가 몇 개씩 섞여 있어 볼 때마다 아깝다.
보통은 봉지째 넣거나 통에 눕혀 차곡차곡 쌓아 두는데, 이렇게 두면 아래쪽에 깔린 고추부터 무르기 시작하고 하나가 물러지면 맞닿은 고추까지 금방 상태가 나빠진다. 결국 쓸 만한 것만 골라내고 나머지는 버리게 되는 일이 되풀이된다.
이럴 때는 고추를 담는 방향만 바꿔 보는 것이 좋다. 긴 통에 고추를 눕히지 않고 꼭지 쪽이 위를 향하게 세워 담아 두면 꼭지부터 물러지는 일이 한결 줄어들고, 생고추의 아삭한 식감도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눕혀 쌓은 고추가 꼭지부터 물러지는 이유
꼭지 둘레가 맞닿지 않게 세워 둔 풋고추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추가 무르기 시작하는 자리는 대개 꼭지 둘레다. 꼭지와 열매가 만나는 부분은 우묵하게 들어가 있어서 겉에 묻은 물기나 냉장고 안에서 맺힌 물방울이 그 틈에 고이기 쉬운데, 물기가 오래 남은 자리부터 조직이 약해져 물컹해진다.
눕혀 쌓으면 이 꼭지 부분이 옆 고추나 통 바닥에 그대로 맞닿는다. 고추끼리 닿은 자리는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물기가 마르지 않고, 위에 얹힌 고추의 무게까지 꼭지 둘레를 누르기 때문에 겉을 닦아 넣어도 며칠을 버티기 어렵다.
세워 담으면 꼭지 쪽이 통 위쪽의 빈 공간을 향하게 되어 꼭지 둘레가 다른 고추나 바닥에 눌리지 않고, 물기가 맺혀도 꼭지 틈에 고이지 않는다. 그래서 고추를 오래 두려면 얼마나 꼼꼼히 싸느냐보다 어느 방향으로 담느냐부터 챙기는 것이 좋다.
냉장고에 넣은 생고추 물러지지 않게 보관하는 방법
통 바닥에 키친타월을 깐 길쭉한 밀폐용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고추 길이만큼 높이가 있는 밀폐용기 하나면 된다. 500ml 정도의 길쭉한 통이면 풋고추나 청양고추를 세우기에 알맞고, 꽈리고추처럼 짧은 고추는 그보다 낮은 통을 써도 충분하다. 통 바닥에는 키친타월을 한 장 접어 깔아 두면 흘러내린 물기를 받아 준다.
통에 담기 전에 물기부터 정리한다. 봉지 안에서 맺힌 물방울이나 겉에 묻은 물기는 마른 키친타월로 하나씩 닦고, 꼭지 둘레 틈은 꼭지를 아래로 향하게 들고 가볍게 털어 낸다. 손으로 만졌을 때 축축한 느낌이 없어야 다 된 것이고, 이미 무르거나 껍질이 터진 고추는 이때 골라낸다.
마른 키친타월로 풋고추 겉면을 닦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물기를 정리한 고추는 꼭지 쪽이 위를 향하게 하나씩 세워 통에 담는다. 너무 빽빽하게 꽂으면 고추끼리 눌려 눕혀 담은 것과 다를 바가 없으니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여유를 두고, 뚜껑을 닫아 냉장실 선반처럼 통을 세워 둘 수 있는 자리에 넣는 것이 좋다.
고추 사이에 여유를 두고 하나씩 세워 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보관하는 동안에는 이삼일에 한 번 통을 열어 바닥 키친타월이 젖었는지 보고, 젖었으면 새것으로 바꿔 준다. 꼭지 둘레가 거무스름해진 고추가 보이면 바로 꺼내 먼저 먹는 것이 좋은데, 그대로 두면 맞닿은 고추까지 물러지기 쉽기 때문이다.
고추를 세워 담는 데는 따로 돈이 들거나 손이 많이 가지 않으니, 이번에 장 봐 온 고추부터 꼭지를 위로 세워 담아 보길 권한다. 담는 방향 하나를 바꾸는 일이 한 봉지 사 온 고추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먹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