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오르는 묵은지찜이 한국 가정의 흰 밥그릇과 함께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김치냉장고 깊숙이 넣어 둔 묵은지를 꺼내 찜을 해 먹는 집이 많다. 오래 익은 묵은지는 깊은 맛이 나지만 통 뚜껑을 열자마자 퀴퀴한 군내가 먼저 올라와, 이대로 찜을 해도 식구들이 잘 먹을지 망설여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군내를 줄이려고 묵은지를 물에 한참 담가 두거나 설탕을 넉넉히 넣는 집이 많은데, 물에 오래 담그면 묵은지 특유의 깊은 맛까지 함께 빠지고 설탕을 많이 넣으면 찜이 들큰해져 밥반찬으로 먹기에 부담스러워진다.
묵은지찜 국물에 된장 한 큰술을 풀어 끓이면 군내는 줄이고 구수한 맛은 더할 수 있다. 묵은지 4분의 1포기 기준으로 된장은 1큰술이면 충분하고, 평소 묵은지찜을 끓이는 순서에서 손이 더 가는 일도 없다.
오래 익은 묵은지에서 군내가 나는 이유
깨끗이 헹군 묵은지 잎의 결이 스테인리스 채반 위에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묵은지는 긴 시간 익는 동안 신맛이 점점 강해지고, 김치냉장고 안에 오래 있으면서 배추 잎과 양념에 묵은 냄새가 함께 밴다. 이 냄새는 겉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배추 잎 사이사이까지 고루 배어 있어서 끓이는 동안 국물로 그대로 우러나온다.
겉에 묻은 양념은 흐르는 물에 씻어 내면 어느 정도 덜어지지만, 잎 속까지 밴 냄새는 물로 헹궈서는 다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깨끗이 씻은 묵은지라도 맹물이나 멸치 육수만으로 끓이면 국물에서 시큼하고 퀴퀴한 냄새가 남기 쉽다.
국물에 된장을 풀어 두면 콩을 띄워 만든 된장의 구수한 맛이 국물 전체에 퍼지면서 군내가 훨씬 덜 느껴지고, 날카롭던 신맛도 한결 부드러워진다. 다만 된장 맛이 앞에 나서지 않도록 한 큰술만 넣는 것이 좋다.
묵은지찜 국물에 남는 군내 줄이는 방법
물기를 가볍게 짠 묵은지와 국멸치, 된장을 조리 전 필요한 만큼 준비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묵은지 4분의 1포기는 흐르는 물에 겉의 양념을 씻어 내고 물기를 가볍게 짜 둔다. 국멸치 20마리, 물 3컵, 된장 1큰술, 평소 쓰는 기본 양념을 준비하는데, 여기서 1컵은 200ml라 물은 600ml이고 1큰술은 밥숟가락으로 15ml쯤이다.
냄비에 국멸치를 넣고 약한 불에서 타지 않게 저어 가며 볶다가, 멸치가 바삭해지고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면 물 3컵을 붓는다. 된장 1큰술은 숟가락으로 국물에 고루 개어 풀고, 기본 양념도 이때 함께 넣어 섞어 둔다.
국멸치를 볶은 냄비의 맑은 국물에 된장 한 큰술을 숟가락으로 풀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씻어 둔 묵은지를 넣고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뚜껑을 덮고 은근하게 10분을 익힌다. 묵은지를 한 번 뒤집어 다시 10분 더 졸이는데, 뒤집을 때는 뜨거운 국물이 튈 수 있으니 집게를 쓰는 것이 안전하다.
냄비 안의 묵은지찜을 긴 집게로 한 장씩 조심스럽게 뒤집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배추 줄기에 젓가락이 쉽게 들어가고 국물이 자작하게 줄면 다 익은 것이다. 된장에도 간이 있어 국물이 졸수록 짜지기 쉬우니 소금이나 간장은 마지막에 맛을 보고 더하는 것이 좋고, 된장을 한 큰술보다 많이 넣으면 된장찌개 맛이 강해져 묵은지 맛이 묻힌다.
냄새 때문에 묵은지에 손이 잘 가지 않았다면 이번 찜에는 된장 한 큰술을 풀어 끓여 보길 권한다. 오래 묵혀 둔 김치를 버리지 않고 식구들이 즐겨 찾는 밥반찬으로 다시 상에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