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와 두부가 부드럽게 익은 된장국이 흰 국그릇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기를 구워 먹은 다음 날이면 냉장고 채소칸에 상추가 한 봉지쯤 남아 있기 마련이다. 쌈으로 먹을 때는 금방 줄던 상추도 고기 없이는 손이 잘 가지 않아, 며칠 두다 보면 잎 끝이 누렇게 시들고 결국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남은 상추를 겉절이로 무치거나 비빔밥에 얹어 보기도 하지만, 양념을 하면 금세 숨이 죽어 물이 생기고 한두 번 먹으면 질려 다시 채소칸으로 들어간다. 상추는 날로 먹는 채소라는 생각이 강해서 그 밖의 쓰임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이럴 때 남은 상추를 된장국 건더기로 넣어 보길 권한다. 쌀뜨물에 된장을 풀어 끓인 국물에 상추 100g과 두부 한 모를 넣으면 15분 안에 2인분 된장국이 완성되는데, 상추가 짧게 끓여도 부드럽게 익어 국물에 은은한 단맛을 보탠다.
짧게 끓여도 부드럽게 익는 상추 잎
끓는 된장국에 넣은 상추 잎이 국물 안에서 부드럽게 가라앉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상추는 잎이 얇고 물기가 많은 채소라서 뜨거운 국물에 들어가면 금방 숨이 죽는다. 배추나 시래기처럼 오래 끓여야 부드러워지는 잎채소와 달리 잠깐만 끓여도 씹기 편한 국 건더기가 되기 때문에, 바쁜 아침에 끓이는 국에도 부담 없이 넣을 수 있다.
익은 상추는 쌈으로 먹을 때의 아삭한 식감 대신 부드럽게 넘어가는 식감이 되고, 잎에 든 은은한 단맛이 국물로 우러나 된장의 짠맛과 구수한 맛 사이를 메워 준다. 된장만 풀었을 때보다 국물 맛이 한결 순해져 짜다는 느낌이 덜하다.
국물은 맹물 대신 쌀뜨물로 잡는 것이 좋은데, 쌀을 씻고 받아 둔 물에는 쌀가루가 섞여 있어 국물이 살짝 걸쭉해지고 된장 맛이 더 부드럽게 퍼진다. 그래서 된장 한 숟가락만으로도 국물이 밍밍하지 않고, 상추는 국물 맛을 다 잡아 둔 뒤 넣어 짧게 익히는 쪽이 잘 맞는다.
쌀뜨물에 된장을 푼 국물이 작은 냄비에서 고르게 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남은 상추로 된장국 끓이는 방법
씻어 찢은 상추와 깍둑 썬 두부, 어슷 썬 대파가 조리대에 준비되어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2인분 기준으로 쌀뜨물 4컵, 육수용 동전 1개, 된장 1숟가락, 다진 마늘 약간, 두부 1모, 상추 100g, 대파 반 대를 준비한다. 상추는 흐르는 물에 한 장씩 씻어 물기를 털고 먹기 좋은 크기로 두세 번 찢어 두고, 두부는 한입 크기로 깍둑 썰고 대파는 어슷하게 썰어 둔다.
냄비에 쌀뜨물 4컵을 붓고 육수용 동전 1개를 넣어 센 불에서 끓이다가, 국물이 끓어오르면 된장 1숟가락을 국자에 덜어 덩어리 없이 풀고 다진 마늘을 넣는다. 육수용 동전이 다 녹고 국물 색이 고르게 누런빛을 띠면 건더기를 넣을 때가 된 것이다.
국자에 던 된장을 끓는 쌀뜨물에 풀어 국물 색이 고르게 섞이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불을 중불로 줄이고 두부를 먼저 넣어 국물이 다시 끓어오르면 상추를 넣는다. 상추는 국자로 살살 눌러 국물에 잠기게 하고, 잎이 숨이 죽어 국물 속으로 가라앉으면 다 익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파를 넣고 한소끔 끓인 뒤 불을 끄면 되고, 싱거우면 이때 된장을 조금 더 풀어 간을 맞춘다.
상추는 오래 끓이면 잎이 흐물흐물해져 건더기 모양이 남지 않으니 대파를 넣은 뒤에는 바로 불을 끄는 것이 좋다. 잎 끝이 조금 시든 상추는 국에 넣기에 충분하지만, 진물이 나거나 냄새가 나는 잎은 골라내고 쓴다. 다시 데우면 상추가 더 물러지므로 끓인 날 먹는 것이 맛있다.
고기 먹고 남은 상추가 채소칸에 있다면 다음 끼니 된장국에 넣어 끓여 보길 권한다. 그냥 두면 시들어 버려질 상추 한 봉지가 식구들이 함께 떠먹는 국 한 냄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