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부안 내소사는 절보다 숲길이 먼저 나온다. 일주문을 지나면 길 양쪽으로 전나무가 서는데, 평균 높이가 20m에 이르는 나무들이 600m 넘게 이어진다. 오대산 월정사, 광릉 국립수목원 숲길과 함께 국내 3대 전나무숲으로 꼽히는 구간이다.
일주문에서 경내까지는 1.1km다. 오르막이 거의 없는 평평한 길이라 왕복 40분 안팎이면 숲을 지나 절까지 보고 나올 수 있다. 전나무 사이에 은행나무와 나도밤나무가 섞여 있어 10월 말부터 11월 중순 사이에는 짙은 초록과 노란색, 붉은색이 한 길에서 겹친다.
햇빛이 걸러지는 600m 전나무 흙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전나무 구간은 포장하지 않은 흙길이다. 양쪽 나무가 20m 높이에서 가지를 맞대고 있어 한낮에도 빛이 바로 떨어지지 않고, 잎 사이로 갈라진 빛만 바닥에 내려앉는다. 전나무 특유의 향이 길 전체에 깔려 있어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냄새가 짙어진다.
길은 크게 꺾이는 구간 없이 곧게 뻗는다. 그래서 일주문 쪽에서 안을 들여다보면 나무 기둥이 양쪽으로 줄지어 멀어지는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계단이 없고 바닥이 고른 편이어서 유모차나 휠체어로도 들어갈 수 있다.
내소사는 변산반도국립공원 안에 있어 숲길 양옆이 그대로 산이다. 전나무 구간을 걷는 동안에도 나무 사이로 능가산 바위 능선이 끊겼다 이어진다. 길이 산 안쪽으로 들어가는 구조라 주차장에서 멀어질수록 차 소리가 줄고 숲 소리만 남는다.
숲길 끝 느티나무와 대웅보전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전나무 구간이 끝나는 자리에서 길은 느티나무 쪽으로 이어진다. 수령이 천 년에 가깝다고 알려진 큰 느티나무가 서 있고, 가을에는 이 나무와 주변 단풍이 함께 색을 낸다. 전나무의 짙은 초록을 한참 지나온 뒤라 색 차이가 더 크게 보인다.
천왕문을 넘어서면 경내다. 능가산 봉우리가 전각 뒤로 바로 솟아 있어 기와지붕 선과 바위 능선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못을 쓰지 않고 지은 것으로 알려진 대웅보전과 그 앞면을 채운 꽃무늬 문살이 이곳의 대표 볼거리다.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백제 때 처음 세워진 것으로 전해지는 절이지만 경내 자체는 넓지 않다. 전각 사이를 한 바퀴 도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아, 같은 걸음으로 다녀도 숲길에서 쓴 시간이 훨씬 길다.
경내에서 더 걷고 싶으면 직소폭포 방향 계곡 길이나 관음봉 능선 길로 이어갈 수 있다. 숲길 산책만 생각하고 왔다면 경내까지 보고 돌아 나와도 전나무 구간은 오가며 두 번 지나는 셈이다.
걷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내소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입장료는 2023년 5월부터 받지 않는다. 대신 사찰 입구 국립공원 주차장은 유료로, 소형차는 첫 1시간 1,100원이고 이후 10분 단위로 요금이 붙는다. 중·대형차는 첫 1시간 2,000원이다.
개방 시간은 3월부터 10월까지 오전 6시에서 오후 7시, 11월부터 2월까지 오전 7시에서 오후 6시다. 따로 쉬는 날은 없다. 해가 짧아지는 11월에는 늦은 오후에 들어가면 숲 안이 먼저 어두워지므로 오전이나 이른 오후가 걷기 편하다.
차로는 서해안고속도로 부안 나들목이나 줄포 나들목에서 변산반도 방향으로 들어간다. 대중교통은 부안터미널에서 내소사로 가는 농어촌버스를 타면 되고, 격포와 곰소 같은 해안 쪽 일정과 묶어 하루에 돌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