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는 게 제일 깨끗한 줄 알았습니다"…속옷은 '이 정도' 물에 빨아야 오래 입을 수 있습니다


세면대에 받은 미온수에 액체 중성세제를 풀고 속옷을 손으로 가볍게 누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세면대에 받은 미온수에 액체 중성세제를 풀고 속옷을 손으로 가볍게 누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속옷 빨래는 다른 빨래보다 늘 신경이 쓰인다. 하루 종일 몸에 닿아 있던 옷이라 다른 옷과 같이 돌리기도 꺼려지고, 겉으로 봐서는 제대로 빨렸는지 알기도 어렵다. 그래서 냄비에 물을 끓여 속옷을 삶는 집이 적지 않다. 뜨거운 물에 한 번 삶아 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없어질 것 같아 마음이 놓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삶기를 몇 번 반복한 속옷은 허리 밴드부터 못 쓰게 된다. 입고 움직일 때 자꾸 흘러내리거나 다리 쪽 고무줄이 쭈글쭈글하게 늘어져서, 원단은 멀쩡한데 속옷을 버리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깨끗하게 빨려고 한 일이 오히려 속옷 수명을 줄이는 셈이다.

속옷 밴드를 오래 쓰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해서, 빨래하는 물의 온도를 40도 아래로 맞추는 것이 거의 전부다. 여기에 세제를 액체 중성세제로 바꾸고 물기를 빼는 방법만 조금 달리하면, 삶지 않고도 속옷을 깨끗하게 입을 수 있다.

뜨거운 물에 삶을 때 속옷 고무줄이 늘어나는 이유

평평한 흰 수건 위에 놓인 속옷의 허리 밴드에 작게 주름진 부분이 보이는 근접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평평한 흰 수건 위에 놓인 속옷의 허리 밴드에 작게 주름진 부분이 보이는 근접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속옷 허리와 다리 쪽에 들어 있는 고무줄은 실제로는 고무가 아니라 스판덱스라고 부르는 탄성 섬유다. 면이나 모달 실 사이에 이 탄성 섬유가 섞여 짜여 있어서, 입을 때 늘어났다가 벗으면 원래 길이로 돌아온다. 몸에 붙으면서도 조이지 않는 느낌은 거의 이 실이 만들어 낸다.

탄성 섬유는 열에 약해서, 40도를 넘는 물에 들어가면 늘어났다가 제 길이로 돌아오는 힘이 떨어진다. 냄비에 넣고 삶으면 그 손상이 한 번에 오는데, 같이 짜여 있는 면실은 뜨거운 물에서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에 한쪽은 늘어나고 한쪽은 줄어들며 밴드가 쭈글쭈글하게 틀어진다. 이렇게 한 번 늘어난 밴드는 다시 조여지지 않아서, 속옷 빨래는 센 열로 밀어붙이는 대신 물 온도를 낮추고 세제 힘으로 때를 빼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속옷 고무줄 늘어나지 않게 빨래하는 방법

미온수와 액체 중성세제를 푼 세면대에 속옷 두 장을 펼쳐 담가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미온수와 액체 중성세제를 푼 세면대에 속옷 두 장을 펼쳐 담가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세면대나 대야에 30~40도 미온수를 받는다. 손을 담갔을 때 미지근하다 싶은 정도이고, 뜨겁다는 느낌이 들면 이미 온도가 높다. 여기에 액체 중성세제를 속옷 두세 장 기준 한 스푼쯤 풀어 거품을 낸다. 가루 세제는 찬물이나 미온수에서 잘 녹지 않아 밴드 틈에 남기 쉬우므로, 물에 바로 섞이는 액체 세제가 더 편하다.

세제를 완전히 푼 다음 속옷을 펼쳐 넣고 10분 정도 그대로 담가 둔다. 담가 두는 동안 땀과 피지가 물에 풀려 나와서, 처음부터 세게 비벼야 할 일이 줄어든다. 10분이 지나면 손으로 가볍게 조물조물 눌러 빨고, 때가 잘 끼는 밑판이나 겨드랑이가 닿는 자리만 손가락으로 문질러 준다.

물기를 뺄 때가 가장 조심할 대목이다. 밴드를 양손으로 잡고 비틀어 짜면 그 순간 고무줄이 늘어나므로, 마른 수건 위에 속옷을 올려놓고 손바닥으로 꾹 눌러 물기를 빼는 것이 좋다. 헹굼은 찬물로 두세 번 하고,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남아 있지 않아야 세제가 다 빠진 것이다.

마른 흰 수건 위의 속옷을 양손 손바닥으로 눌러 물기를 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마른 흰 수건 위의 속옷을 양손 손바닥으로 눌러 물기를 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세탁기를 쓴다면 30도 이하 찬물 코스를 고르고, 속옷은 세탁망에 넣어 돌리는 것이 안전하다. 탈수는 가장 약한 단계로 짧게 끝내고, 다 된 빨래는 통 안에 두지 말고 바로 꺼낸다. 말릴 때는 밴드를 집게로 집는 대신 그늘에 눕혀 펴 널어야 모양이 그대로 남는다. 건조기의 뜨거운 바람도 탄성 섬유에는 부담이 되니 속옷은 따로 빼 두는 편이 낫다.

흰색 윙형 접이식 건조대 윗면에 속옷을 펼쳐 눕혀 그늘에서 말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흰색 윙형 접이식 건조대 윗면에 속옷을 펼쳐 눕혀 그늘에서 말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냄새가 걱정돼서 삶는 것이라면, 삶는 대신 입은 날 바로 빨아 버리는 쪽이 낫다. 땀이 마른 채 오래 둔 속옷일수록 냄새가 남기 때문인데, 빨래 바구니에 며칠 쌓아 두지 않고 그날 손빨래로 끝내면 미온수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음 빨래부터는 물을 끓이는 대신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보길 권한다. 속옷 밴드를 아끼는 일은 하루 중 가장 오래 몸에 닿는 옷을 편하게 입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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