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무 조릴 때 육수 따로 내지 마세요"…'이 가루' 한 술로 국물 맛이 달라집니다


두툼한 무 조각이 간장 양념 국물에 담긴 냄비 위로 표고버섯가루 통과 계량숟가락이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두툼한 무 조각이 간장 양념 국물에 담긴 냄비 위로 표고버섯가루 통과 계량숟가락이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10월로 들어서면 무가 단맛이 오르고 아삭함도 좋아져서 무조림을 밥상에 자주 올리게 된다. 두툼하게 썰어 양념장을 붓고 한참 조려 내면 무 속까지 간이 배어 밥 한 그릇이 금방 비는 반찬인데, 막상 끓여 놓고 한 점 집어 먹어 보면 간은 맞는데 국물 맛이 어딘가 싱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럴 때 손이 가는 것은 간장병과 설탕통인데, 간장을 더 붓자니 짠맛만 세지고 설탕을 더 넣자니 반찬 맛이 아니게 된다. 멸치나 다시마로 육수를 따로 내면 낫지만 반찬 하나 때문에 냄비를 더 쓰기가 번거롭고, 시판 조미료는 한 꼬집만 넣어도 맛이 금방 인위적으로 바뀌어 꺼려진다. 이럴 때는 양념장을 만들 때 표고버섯가루를 한 큰술 같이 풀어 주면 된다.

간장과 설탕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조림 국물 맛

양념이 밴 무 조각이 줄어든 국물에 한 겹으로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양념이 밴 무 조각이 줄어든 국물에 한 겹으로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조림 국물이 밋밋해지는 이유는 무 자체에 맛이 진하게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 무는 수분이 대부분이라 조리는 동안 그 물이 빠져나와 양념장을 묽게 만든다. 처음에 짭짤하게 맞춰 둔 국물이 20분쯤 지나면 양은 늘어나 있고 맛은 옅어져 있는 것이 그래서다.

옅어진 국물에 간장을 더 붓는다고 맛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간장이 올려 주는 것은 짠맛과 색이고 설탕이 올려 주는 것은 단맛이라서, 두 가지를 늘리면 맛이 세지기만 하고 입에 남는 깊이는 그대로다. 밥과 같이 먹었을 때 혀에 감기는 맛은 짠맛이나 단맛과 결이 다른 감칠맛 쪽에서 나온다.

그 감칠맛을 채워 주는 것이 말린 표고버섯이다. 표고는 말리는 동안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생겨서 물에 닿으면 국물로 빠져나오는데, 곱게 갈아 둔 가루는 따로 불릴 시간 없이 양념장에 바로 풀린다. 버섯에서 나온 맛이라 혀끝에 남는 인위적인 맛이 없고, 조리는 동안 무 속까지 같이 배어든다.

무조림 양념장에 표고버섯가루 넣는 방법

두툼하게 썬 무를 냄비 바닥에 한 겹으로 놓고 양념장을 붓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두툼하게 썬 무를 냄비 바닥에 한 겹으로 놓고 양념장을 붓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양념장은 물 500ml를 기준으로 만든다. 평소 무조림에 쓰던 대로 진간장과 국간장, 설탕, 다진 마늘, 고춧가루, 미림을 넣고 여기에 표고버섯가루를 15ml 숟가락으로 한 술, 즉 1큰술 더해 잘 풀어 준다. 가루가 뭉쳐 있으면 맛이 고르게 퍼지지 않으니 숟가락으로 몇 번 저어 덩어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섞는다.

계량한 표고버섯가루를 넣은 무조림 양념장을 숟가락으로 고르게 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계량한 표고버섯가루를 넣은 무조림 양념장을 숟가락으로 고르게 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는 껍질을 벗기고 2~3cm 두께로 썬다. 얇게 썰면 조리는 동안 모양이 무너져 국물에 풀어지니 두툼하게 썰어 냄비 바닥에 한 겹으로 나란히 깔고, 그 위에 양념장을 부어 무가 반쯤 잠기게 한다.

뚜껑을 덮고 센 불에서 끓어오를 때까지 둔 다음 중약불로 줄여 25~30분 조린다. 중간에 한 번 열어 무를 뒤집어 주면 위아래가 고르게 물든다. 불을 세게 두고 빨리 조리면 겉만 짜고 속은 하얀 채로 남으니 약한 불로 시간을 들이는 것이 좋다.

냄비 안의 무를 집게로 한 조각씩 뒤집어 양념이 고르게 닿게 하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냄비 안의 무를 집게로 한 조각씩 뒤집어 양념이 고르게 닿게 하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 됐는지는 무 색으로 본다. 하얗던 속살이 투명하게 변하고 젓가락이 쑥 들어가면 간이 속까지 배어든 것이다. 국물은 처음 양의 3분의 1 정도로 줄어 걸쭉해질 때까지 두고, 불을 끈 뒤에는 뚜껑을 덮어 5분쯤 둔다. 식는 동안 냄비에 남은 국물이 무 안으로 더 들어간다.

표고버섯가루는 물 500ml에 1큰술이 적당하고, 더 넣으면 국물이 탁해지면서 버섯 향이 앞서 무 맛을 가린다. 양념장 맛을 먼저 보고 싱거우면 간장으로 맞추고 가루는 더 넣지 않는 편이 좋다. 남은 가루는 마른 숟가락으로만 덜어 밀폐용기에 담아 서늘한 곳에 두면 습기를 먹지 않는다.

무가 가장 달아지는 철이니 이번 무조림에는 표고버섯가루 한 큰술을 양념장에 같이 풀어 보길 권한다. 조미료를 꺼내지 않고 국물 맛을 올리는 방법을 하나 알아 두면 무조림뿐 아니라 집에서 끓이는 국과 조림 간을 맞추는 일이 한결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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