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냄비에서 쌈장을 푼 라면 국물이 면과 함께 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저녁을 먹고도 늦은 시간에 라면 한 봉지가 생각난다. 물을 올리고 면과 스프를 넣어 끓이면 오 분이면 끝나는 음식이라 손이 가는데, 막상 국물을 한 숟갈 떠먹어 보면 짠맛만 앞서고 뒷맛이 허전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래서 계란을 풀고 대파를 썰어 넣거나 남은 밥을 말아 먹어 보지만, 국물 자체의 맛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건더기를 더 넣으면 양이 늘어날 뿐이고, 스프를 다 넣은 국물은 여전히 자극적인 짠맛 쪽으로 기울어 있어서 반쯤 먹다가 그릇을 밀어 두게 된다.
이때 냉장고 문 쪽에 넣어 둔 쌈장을 꺼내면 국물 맛이 달라진다. 상추에 고기를 올려 찍어 먹던 그 쌈장을 반 큰술에서 한 큰술만 국물에 풀고, 라면스프는 반 봉지만 쓰는 방법이다.
스프 한 봉지로는 짠맛만 남는 라면 국물
라면스프 반 봉지와 쌈장 반 큰술을 작은 접시에 덜어 놓은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라면스프는 짧은 시간에 간이 맞도록 만들어져서 소금과 매운맛, 기름 성분이 앞에 나온다. 끓는 물에 한 봉지를 다 털어 넣으면 간은 바로 맞지만, 혀에 닿는 것이 대부분 짠맛과 매운맛이라서 국물을 여러 숟갈 떠먹을수록 물을 찾게 된다.
여기에 계란이나 대파, 치즈를 넣는 것으로는 짠맛의 방향이 바뀌지 않는데, 이 재료들은 국물 위에 자기 맛을 얹을 뿐이고 이미 들어간 소금 양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국물을 묵직하게 만들려면 짠맛을 덜어 내고 그 자리에 다른 종류의 맛을 채워 넣어야 한다.
쌈장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된장에 고추장과 양념을 섞은 장이라, 짠맛 뒤에 콩에서 나오는 구수한 맛이 함께 들어 있다. 끓는 국물에 풀면 이 구수한 맛이 기름기 많은 라면 국물에 깔리면서 짠맛만 튀던 국물이 한결 안정된 맛으로 바뀐다. 그래서 스프를 절반만 쓰고 모자란 간을 쌈장으로 채우는 쪽으로 손을 대면 된다.
라면에 쌈장 풀어 국물 구수하게 끓이는 방법
끓는 물에 넣은 쌈장을 숟가락으로 저어 풀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라면 한 봉지와 쌈장 반 큰술에서 한 큰술이다. 물은 봉지에 적힌 대로 550밀리리터쯤 받으면 되고, 라면스프는 반 봉지만 쓰고 남은 반은 봉지를 접어 두었다가 나중에 간을 볼 때 쓴다. 쌈장은 집에서 쓰던 것 아무거나 괜찮다.
먼저 냄비에 물을 받아 뚜껑을 덮고 팔팔 끓인다. 쌈장은 물이 완전히 끓은 다음에 넣어야 하는데, 미지근한 물에 넣으면 장이 덩어리째 가라앉아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큰 거품이 올라오면 숟가락으로 쌈장을 떠 넣고 바닥을 긁듯이 저어 완전히 풀어 준다.
쌈장이 풀려 국물 색이 옅은 갈색으로 돌면 라면스프를 반 봉지 넣고 한 번 더 저은 다음 면과 건더기를 넣는다. 불은 센 불 그대로 두고, 면이 익는 사 분에서 오 분 동안 젓가락으로 면을 두세 번 들어 올려 국물을 묻혀 가며 끓인다.
젓가락으로 들어 올린 라면 면발에 옅은 갈색 국물이 묻어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면이 익었으면 불을 끄기 전에 국물을 한 숟갈 떠서 간을 본다. 싱거우면 남겨 둔 스프를 조금씩 털어 넣어 맞추고, 짜다 싶으면 물을 반 국자 더 붓고 한 번만 더 끓인다. 장 냄새가 아니라 구수한 맛이 올라오면 제대로 된 것이다.
익은 라면 국물을 흰 국자로 한 숟갈 떠 간을 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쌈장을 한 큰술 넘게 넣으면 국물이 걸쭉해지고 텁텁해지니 양을 늘리지 않는 것이 좋다. 짠 쌈장을 쓴다면 반 큰술부터 시작하고 스프도 반 봉지보다 적게 넣는 편이 안전하다. 라면과 쌈장 모두 간이 센 음식이라 국물까지 다 마시기보다 면을 건져 먹는 정도로 두는 것이 좋다.
쌈에만 쓰던 쌈장이라면 다음에 라면을 끓일 때 반 큰술만 풀어 보길 권한다. 스프를 다 넣어야 간이 맞는다고 생각했던 라면 국물도 집에 있던 장 하나로 훨씬 먹기 편한 맛으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