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 당면, 삶자마자 '이것' 먼저 둘러보세요" 하루가 지나도 쫄깃하고 불지 않습니다


큰 유리 그릇에서 참기름을 입힌 잡채 당면을 집게로 고르게 버무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큰 유리 그릇에서 참기름을 입힌 잡채 당면을 집게로 고르게 버무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추석 상차림에 잡채가 빠지면 어딘가 허전해서 명절마다 한 대접 가득 무쳐 두는데, 갓 무쳤을 때는 가닥마다 윤기가 돌고 씹는 맛도 쫄깃하다가 상에 올려 두고 한두 시간이 지나면 당면이 퉁퉁 불어 서로 엉겨 붙는다. 젓가락으로 떠올리면 뚝 끊어지고 양념 맛도 밍밍해져서 다시 만들고 싶어진다.

그래서 재료만 미리 볶아 두었다가 먹기 직전에 무치거나, 다 무친 잡채에 참기름을 한 번 더 둘러 보기도 하는데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손님상을 두 번 세 번 차리는 명절에는 잡채를 그때그때 새로 무치기도 어려워서, 한 번 만들어 둔 잡채가 다음 날까지 버텨 주기를 바라게 된다.

당면이 붇는 것을 막는 열쇠는 참기름을 넣는 시점에 있다. 다 무치고 마지막에 두르던 참기름을 당면을 삶아 건진 직후 뜨거울 때 먼저 입히면, 식은 뒤에도 가닥이 퍼지지 않고 쫄깃함이 하루까지 이어진다.

상에 올려 둔 잡채 당면이 퉁퉁 불어 버리는 이유

접시에 담긴 잡채에서 당면 가닥과 볶은 채소가 함께 보이는 가까운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접시에 담긴 잡채에서 당면 가닥과 볶은 채소가 함께 보이는 가까운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당면은 고구마 전분을 반죽해 뽑은 면이라 물을 빨아들이며 부피가 커지는 성질이 강하다. 끓는 물에서 익는 동안에만 물을 먹는 것이 아니라, 건져 낸 뒤에도 양념 국물과 볶은 채소에서 흘러나온 물을 가닥 안쪽까지 계속 끌어당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잡채가 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 무친 다음에 둘러 주는 참기름은 이미 물을 머금은 가닥 겉에 얹히는 정도라서, 안으로 들어가는 물까지 막아 주지는 못한다. 향은 살아나지만 식감을 지키는 데는 한발 늦은 셈이라, 몇 시간만 지나면 처음 무쳤을 때와 다른 잡채가 된다.

반대로 삶아 건진 직후의 당면은 김이 오를 만큼 뜨거워서 표면에 기름이 얇고 고르게 퍼진다. 이때 입혀 둔 참기름 막이 물과 당면 사이를 가로막아 나중에 양념과 채소의 물이 닿아도 잘 스며들지 않는다. 그래서 참기름은 마지막에 향을 내는 재료가 아니라 삶자마자 가장 먼저 쓰는 재료로 여기는 편이 좋다.

체에 밭친 뜨거운 당면 위로 참기름을 얇게 두르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체에 밭친 뜨거운 당면 위로 참기름을 얇게 두르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참기름으로 잡채 당면 안 붇게 무치는 방법

마른 당면과 양파·당근·버섯을 조리 전 각각 준비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마른 당면과 양파·당근·버섯을 조리 전 각각 준비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물은 마른 당면과 참기름, 그리고 간장 5큰술과 설탕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이면 된다. 물은 당면이 충분히 잠길 만큼 넉넉히 끓이는 것이 좋은데, 물이 적으면 풀려 나온 전분 때문에 물이 걸쭉해져 가닥끼리 들러붙는다. 채소는 양파와 당근, 버섯을 채 썰어 그릇에 따로 담아 둔다.

물이 팔팔 끓으면 마른 당면을 그대로 넣고 7~8분만 삶는다. 오래 삶을수록 부드러워질 것 같지만 그 반대라서, 시간이 넘어가면 전분이 과하게 풀려 나와 무치는 동안 이미 퍼지기 시작한다. 한 가닥을 건져 끊어 봤을 때 가운데 하얀 심이 보이지 않으면 다 익은 것이니 바로 체에 받쳐 물기를 턴다.

여기서 찬물에 헹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김이 오르는 뜨거운 상태 그대로 큰 그릇에 옮기고 참기름을 둘러 가닥마다 윤기가 돌 때까지 골고루 버무린다. 집게로 집어 올렸을 때 서로 붙지 않고 스르르 풀리면 기름이 고루 입혀진 것이다. 갓 건진 당면은 만지기 어려울 만큼 뜨거우니 손 대신 집게나 긴 젓가락을 쓴다.

긴 집게로 뜨거운 당면을 들어 올려 가닥이 풀리는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긴 집게로 뜨거운 당면을 들어 올려 가닥이 풀리는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기름을 입힌 당면에 간장 5큰술과 설탕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을 넣고 색이 고르게 들 때까지 먼저 무친다. 채소는 이때 같이 넣지 않는다. 양파와 당근, 버섯을 한 팬에 몰아 볶으면 물이 많이 나와 당면이 그 물을 먹기 때문에, 팬을 달군 뒤 한 가지씩 짧게 볶아 따로 덜어 두었다가 한 김 식힌 다음 양념한 당면과 가볍게 섞는다.

명절에 잡채를 한 번 만들면 한 끼로 끝나지 않으니, 이번에는 참기름을 마지막이 아니라 당면을 건진 직후에 먼저 써 보길 권한다. 순서 하나만 바꿔 두면 미리 만들어 둔 잡채도 상에 올릴 때까지 처음 무쳤을 때와 비슷한 식감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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