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미천골자연휴양림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
강원도 양양군 서면에서 구룡령 쪽으로 들어가면 미천골 계곡이 시작된다. 계곡은 약 12km에 걸쳐 이어지고 양편 비탈에는 박달나무와 물푸레나무가 빽빽하게 서 있다. 가지가 물길 위로 뻗어 서로 맞닿은 구간이 길어 가을이면 계곡길 전체가 단풍터널처럼 덮인다.
이 일대는 국립미천골자연휴양림으로 관리된다. 설악산 단풍이 10월 초에 시작되면 같은 백두대간 줄기에 놓인 이 계곡도 10월 중순으로 접어들며 물이 든다. 설악권 유명 탐방로만큼 이름이 알려진 곳은 아니어서 같은 시기에도 계곡길을 걷는 사람은 훨씬 적은 편이다.
물소리 들으며 걷는 12km 계곡길
국립 미천골자연휴양림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
매표소를 지나면 길은 계곡을 옆에 끼고 완만하게 올라간다. 포장길과 흙길이 번갈아 나오고 가파른 구간이 거의 없어 운동화 차림으로도 걸을 수 있다. 물길은 바위 사이를 지나며 폭이 좁아졌다 넓어지기를 반복하고, 맑은 날에는 바닥에 깔린 돌이 그대로 들여다보인다.
단풍은 노랗게 물드는 활엽수가 많아 색이 한쪽으로 기우는 편이다. 박달나무와 물푸레나무 잎이 먼저 색을 바꾸고 그 사이로 단풍나무 붉은 잎이 섞인다. 바람이 불면 잎이 물 위로 떨어져 수면을 따라 흘러간다. 계곡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건물과 시설이 줄고 숲과 물소리만 남는다.
국립 미천골자연휴양림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
계곡 바닥이 넓게 드러난 자리에서는 건너편 비탈이 통째로 보인다. 나무가 층층이 겹친 경사면이라 위쪽 능선부터 색이 내려오는 과정이 눈에 들어온다. 반대로 나무가 머리 위까지 덮인 구간에서는 햇빛이 잎을 통과하며 길바닥까지 노란 기운이 번진다. 같은 길에서도 몇백 미터마다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
왕복 두 시간 걸리는 약수터 길
국립 미천골자연휴양림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
매표소에서 불바라기약수터까지는 1.9km다. 중간에 쉬어도 왕복 두 시간이면 넉넉하다. 약수터 자리는 계곡 상류라 바위벽이 가까이 붙어 있고, 물이 솟는 주변 바위는 붉은빛을 띤다. 철분이 섞인 물이 오래 흐르며 바위에 색을 남긴 결과다.
약수터로 가는 길 중간에는 선림원지가 있다. 신라 말에 세워진 절터로 지금은 석탑과 석등, 비석 받침이 숲 사이 평지에 남아 있다. 건물이 없어 절터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고, 둘러싼 나무가 색을 바꾸는 가을에는 오래된 돌과 단풍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절터를 지나 약수터 쪽으로 더 들어가면 길이 좁아지고 물소리가 커진다. 계곡 폭이 줄면서 물이 바위 턱을 넘어 떨어지는 지점이 몇 군데 나온다. 여기까지가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구간이고, 더 위쪽 구룡령 방면 임도는 거리가 길어 당일 산책으로는 무리다.
입장료 천 원, 차로 찾아가는 길
국립 미천골자연휴양림 / 한국관광공사-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
입장료는 성인 1,000원이고 청소년과 어린이는 그보다 낮다. 12월부터 3월까지 겨울에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주차료는 경차 1,500원, 중소형차 3,000원, 대형차 5,000원이다.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가 탄 차량은 주차료를 내지 않는다.
휴양림 안에는 숲속의집과 산림문화휴양관 같은 숙박시설이 있어 하루 묵을 수도 있다. 숙박은 산림청 숲나들e에서 예약하며 단풍철 주말 자리는 일찍 찬다. 계곡길만 걷고 돌아올 생각이라면 예약 없이 입장료와 주차료만 내고 들어가면 된다.
차로 갈 때는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에서 국도로 갈아탄 뒤 구룡령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을 많이 쓴다. 계곡 안쪽은 휴대전화 신호가 약해지는 구간이 있어 지도는 미리 저장해 두는 편이 편하다. 물가 바위는 젖으면 미끄러우니 걷는 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