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를 깐 냄비에서 고등어조림 국물이 천천히 끓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등어조림은 무 몇 쪽만 깔면 밥 한 그릇이 비는 반찬이라 자주 올리는데, 냄비 뚜껑을 열 때 올라오는 비린내 때문에 젓가락이 가다 멈추는 날이 있다. 양념을 진하게 해도 그 냄새는 국물 위로 올라오고, 먹고 난 뒤에는 부엌에 냄새가 한참 남는다.
그래서 손질한 고등어를 찬물에 몇 번씩 헹구거나 굵은소금을 뿌려 두는 사람이 많은데, 물로 씻어 내는 것은 겉에 묻은 피와 점액까지라서 살 속에 배어 있는 냄새는 그대로 남는다. 조리다 보면 눌렸던 냄새가 다시 올라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때 부엌에 늘 있는 된장을 양념이 아니라 고등어를 담그는 물에 풀어 두면 사정이 달라진다. 된장물에 10~15분만 담갔다가 건져서 조리면 비린내가 눌리고 국물에 구수한 맛까지 더해진다.
물로 씻어도 살 속에 남는 고등어 비린내
손질한 고등어 토막의 껍질과 검붉은 살 부분이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등어는 기름이 많은 생선이라 살 사이사이에 지방이 퍼져 있고, 잡힌 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지방과 함께 냄새 성분이 살 안쪽까지 퍼진다. 껍질 바로 아래와 검붉은 살 부분에 특히 몰려 있어서, 흐르는 물에 표면만 헹궈서는 냄새가 있는 자리까지 손이 닿지 않는다.
된장은 콩을 오래 발효시켜 만든 장이라 물에 풀면 잘게 부서진 건더기가 물 안에 골고루 떠 있게 되는데, 이 건더기가 고등어에서 빠져나온 냄새 성분을 붙잡아 물 쪽으로 끌어낸다. 여기에 된장의 짠맛이 살 표면부터 옅게 배어들어 간이 미리 잡히기 때문에, 나중에 양념을 부었을 때 속까지 스며드는 속도도 빨라진다. 그래서 헹구는 데 시간을 들이기보다 담가 두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된장 푼 물에 고등어 담가 조리는 방법
된장을 고르게 푼 물에 손질한 고등어 토막이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볼에 고등어가 잠길 만큼 물을 받고 된장을 2~3스푼 넣어 덩어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풀어 준다. 손질해 토막 낸 고등어를 그 물에 넣고 10~15분을 그대로 둔다. 시간을 더 늘릴 필요는 없고, 15분 안에서 끊어야 살이 물러지지 않는다.
시간이 되면 고등어를 건져 찬물에 한 번만 가볍게 헹구고 채반에 올려 물기를 뺀다. 그 사이 양념은 고춧가루 7스푼, 맛술 10스푼, 다진 마늘 5스푼에 된장 2스푼을 더해 섞어 둔다. 담그는 물에 쓴 된장과 별개로 양념에도 된장이 들어가야 국물 맛이 두꺼워진다.
물기를 뺀 고등어 토막 옆에 고춧가루와 된장을 섞은 양념이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냄비 바닥에 무를 도톰하게 썰어 깔고 그 위에 고등어를 올린 다음, 섞어 둔 양념을 끼얹고 재료가 반쯤 잠길 만큼 물을 붓는다. 센 불에서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춰 10분간 조리는데, 이때 숟가락으로 국물을 계속 떠서 생선 위에 끼얹어야 뒤집지 않고도 양념이 속까지 배어든다.
숟가락으로 조림 국물을 고등어 위에 끼얹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중불 10분이 지나면 약불로 낮춰 5분을 더 조린다. 이 단계는 수분을 날려 국물 농도를 맞추는 과정이라, 국물이 처음보다 눈에 띄게 줄고 숟가락으로 떠올렸을 때 묽게 흘러내리지 않고 천천히 떨어지면 다 된 것이다.
된장은 제품마다 짠맛이 달라서, 간이 센 된장을 쓴다면 양념에 넣는 간장이나 소금은 맛을 본 뒤에 더하는 것이 안전하다. 담갔던 된장물은 고등어에서 냄새 성분이 빠져나온 물이라 국물로 쓰지 않고 그대로 버린다.
고등어 한 손을 사 놓고 냄새 때문에 손이 안 가던 사람이라면 다음번에는 조리기 전 15분을 된장물에 쓰는 것을 권한다. 비린내가 눌린 고등어조림은 식구들이 남기지 않고 밥까지 비우는 반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