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한다고 빈 프라이팬 먼저 올리지 마세요"…코팅이 벗겨지는 건 그때입니다


찬 프라이팬 바닥에 식용유가 얇게 퍼진 상태에서 중약불로 예열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 프라이팬 바닥에 식용유가 얇게 퍼진 상태에서 중약불로 예열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전을 부치고 생선을 굽는 일이 부쩍 늘어나는 철이다. 프라이팬을 꺼내면 대개 빈 팬을 먼저 불에 올려 충분히 달구고, 손을 가까이 대 보아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면 그때 기름을 두른다. 팬이 달아 있어야 재료가 눌어붙지 않는다고 배웠기 때문인데, 코팅 프라이팬에서는 이 순서가 코팅을 가장 빨리 망가뜨린다.

그렇게 쓰다 보면 반년쯤 지나 계란이 팬에 붙고 부침개 밑면이 뜯겨 나오기 시작한다. 코팅이 다 닳았다고 생각해 새 팬을 사지만 몇 달 뒤에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팬을 바꾸는 대신 불을 켜기 전에 기름을 먼저 두르고 불 세기를 중약불로만 낮춰도 같은 팬을 훨씬 오래 쓸 수 있다.

빈 채로 달군 팬이 순식간에 300도를 넘는 이유

기름이나 재료 없이 가스레인지 위에 놓인 빈 코팅 프라이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기름이나 재료 없이 가스레인지 위에 놓인 빈 코팅 프라이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팬 위에 아무것도 없으면 불에서 올라오는 열을 받아 줄 상대가 없다. 물기가 있는 재료나 기름이 열을 나눠 가져가는 것과 달리 빈 팬은 바닥이 받은 열을 그대로 쌓기만 해서, 2분만 지나도 표면 온도가 380도 안팎까지 올라간다. 불을 중간 세기로 두었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코팅에 쓰이는 수지는 260도를 넘어서면 조금씩 분해되기 시작하고, 300도를 넘으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연기 형태로 빠져나온다. 그런데 팬 겉면은 멀쩡해 보여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기 어렵고, 반년쯤 지나 음식이 붙기 시작할 때야 표가 난다.

기름을 먼저 두르면 이 온도까지 올라가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다. 식용유 한 큰술이 바닥에 얇게 깔리면 그 기름이 열을 먼저 받아 퍼뜨려 주기 때문인데, 덕분에 팬이 고르게 데워지면서도 코팅이 견디는 범위 안에 머문다. 순서를 앞뒤로 바꾸는 것만으로 달라지는 부분이다.

중약불에서 데워지며 팬 바닥에 잔물결이 보이기 시작한 식용유.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중약불에서 데워지며 팬 바닥에 잔물결이 보이기 시작한 식용유.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코팅이 안 벗겨지게 프라이팬 예열하는 방법

새 프라이팬 안쪽을 부드러운 수세미로 씻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새 프라이팬 안쪽을 부드러운 수세미로 씻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새로 산 팬이라면 첫 사용 전에 한 번 손을 봐 두는 것이 좋다. 팬에 물을 3분의 2쯤 붓고 식초를 한 큰술 넣어 5분간 끓인 다음 부드러운 수세미로 닦아 헹구면 만들 때 남은 기름기와 금속 가루가 없어진다. 물기를 닦고 키친타월에 식용유를 묻혀 얇게 바른 뒤 약불에 30초쯤 두었다가 식히는 과정을 세 번 반복하면 처음부터 덜 눌어붙는다.

평소 조리는 불을 켜기 전에 기름을 두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찬 팬에 식용유를 한 큰술 넣어 바닥에 고르게 퍼지게 한 다음 불을 켜고, 세기는 중약불에 맞춘다. 센 불은 재료가 들어간 뒤에 필요하면 잠깐 올리면 되고, 예열하는 동안에는 중약불을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기름 표면이 묽어져 팬을 기울이면 물처럼 흐르고 바닥에 잔물결 같은 무늬가 생기면 재료를 넣을 때가 된 것이다. 기름에서 연기가 올라오면 이미 필요한 온도를 지난 것이라서, 그때는 불을 끄고 기름을 닦아 낸 다음 새로 두르는 편이 낫다.

조리가 끝난 팬은 곧바로 물에 넣지 않고 한 김 식힌 다음에 씻는다. 뜨겁게 달아 있는 팬에 찬물이 닿으면 금속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바닥이 뒤틀리고 코팅과 금속 사이가 벌어지는데, 한 번 휘어진 바닥은 다시 평평해지지 않아 불에 올려도 열이 고르게 퍼지지 않는다.

불을 끈 가스레인지 위에서 잠시 식히는 코팅 프라이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불을 끈 가스레인지 위에서 잠시 식히는 코팅 프라이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짠 음식을 팬에 그대로 담아 두는 것도 피한다. 간장이나 젓갈의 소금기가 코팅에 난 작은 틈으로 파고들면 그 자리부터 부식이 시작되기 때문에, 조리가 끝나면 바로 그릇에 옮기는 것이 좋다. 보관할 때는 팬을 그냥 겹쳐 쌓지 말고 사이에 마른 천이나 키친타월 한 장을 끼워 둔다. 위에 놓인 팬 바닥의 금속 테두리가 아래 팬 코팅을 긁기 때문이다.

빈 팬부터 달구던 순서를 기름 먼저로 바꾸고 불 세기를 중약불로 낮춰 보길 권한다. 프라이팬 바닥은 식구들이 먹는 음식이 날마다 닿는 자리라서, 코팅을 성하게 두는 일이 곧 음식을 제대로 해 먹는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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