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냉장고에 넣지 마세요"…택배 상자에 '이렇게' 두면 한 달 갑니다


종이 상자 바닥의 종이 위에 흙이 묻은 감자를 낮게 담아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종이 상자 바닥의 종이 위에 흙이 묻은 감자를 낮게 담아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을이 되면 감자값이 내려가 한 자루씩 들여놓게 된다. 대개는 싱크대 아래 서랍이나 베란다 한쪽에 양파와 나란히 놓아 두는데, 손이 닿기 쉬운 자리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그런데 두 주쯤 지나 꺼내 보면 감자 몇 개에 하얀 싹이 돋아 있고, 손으로 눌러 보면 물컹하게 들어가는 것이 섞여 있다.

그래서 아예 냉장고 채소칸으로 옮겨 넣는 집도 많다. 차게 두면 오래 간다고 여기기 때문인데, 막상 삶아 보면 예전처럼 포슬하지 않고 이상하게 단맛만 돌면서 물기가 많다. 결국 싹이 난 것과 무른 것을 골라내다 보면 반 자루를 그대로 버리게 되는 일이 해마다 되풀이된다.

감자를 오래 두고 먹으려면 보관하는 자리부터 다시 잡아야 한다. 택배로 온 종이 상자 하나와 종이 한 장이면 준비물은 끝이고, 씻지 않은 감자를 흙이 묻은 채로 담아 두는 것이 전부라 돈도 들지 않는다.

보관에 쓸 종이 상자와 바닥에 깔 종이, 씻지 않은 감자를 준비한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보관에 쓸 종이 상자와 바닥에 깔 종이, 씻지 않은 감자를 준비한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고와 양파 옆에서 감자가 빨리 무르는 이유

냉장고와 양파를 피해 종이 상자에 따로 보관한 감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고와 양파를 피해 종이 상자에 따로 보관한 감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감자를 냉장고에 넣으면 안 되는 이유는 온도 때문인데, 4도 안팎의 낮은 온도에 오래 있으면 감자 속 전분이 당으로 바뀐다. 삶았을 때 포슬포슬 부서지는 식감은 전분이 만드는 것이라, 전분이 줄어든 감자는 아무리 오래 삶아도 축축하고 밍밍하게 단맛만 도는 상태가 된다. 감자를 두기 좋은 온도는 5~10도 사이다.

양파 옆자리도 감자에게는 좋지 않다. 양파는 곁에 있는 감자의 싹을 틔우고 무르는 속도를 앞당겨서, 한 상자에 같이 담아 두면 양쪽 다 빨리 상한다. 두 가지에 필요한 조건도 서로 달라서, 양파는 바짝 마른 자리에 두어야 하고 감자는 약간 습기가 있는 어두운 곳에 두어야 한다.

사과와 바나나도 같은 자리에 두지 않는다. 이 과일들은 에틸렌 가스를 내보내는데, 이 가스가 감자의 숙성을 앞당겨 싹이 훨씬 빨리 난다. 빛도 마찬가지여서 밝은 자리에 두면 껍질이 푸르스름하게 변한다. 그래서 감자는 빛과 다른 채소를 함께 막아 주는 통에 담아 서늘하고 어두운 자리에 따로 두어야 한다.

택배 상자에 감자 흙째 담아 보관하는 방법

상자 바닥에 종이를 깐 뒤 흙이 묻은 감자를 낮게 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상자 바닥에 종이를 깐 뒤 흙이 묻은 감자를 낮게 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물은 택배로 받은 종이 상자 가운데 감자 한 자루가 넉넉히 들어갈 크기 하나와, 신문지나 갱지처럼 얇은 종이 한 장이면 충분하다. 종이 상자는 빛을 막아 주면서도 비닐봉지와 달리 공기가 드나들어 안쪽에 물이 맺히지 않고, 상자 바닥에 깐 종이가 감자에서 나오는 물기를 빨아들인다.

상자 바닥에 종이를 한 장 깔았으면 감자를 그대로 담는다. 이때 씻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감자는 씻는 순간 껍질에 물기가 남고 그 물기 때문에 며칠 만에 무르기 시작한다. 흙이 묻은 상태 그대로 담아 두었다가 먹기 직전에 필요한 만큼만 꺼내 씻는 것이 좋다.

담을 때는 두세 층을 넘기지 않는다. 높이 쌓으면 아래쪽 감자가 눌려 그 자리부터 무르기 때문에, 양이 많으면 상자를 하나 더 쓰는 편이 낫다. 뚜껑은 테이프로 붙이지 말고 위에 얹기만 해서 공기가 조금씩 드나들게 둔다. 자리는 베란다 구석이나 다용도실처럼 서늘하고 볕이 들지 않는 곳으로 잡고, 보일러 배관이 지나는 벽 쪽과 햇빛이 드는 창가는 피한다.

감자를 두 층으로 담고 뚜껑을 살짝 얹어 둔 종이 상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감자를 두 층으로 담고 뚜껑을 살짝 얹어 둔 종이 상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일주일에 한 번은 상자를 열어 상태를 살핀다. 물러진 감자 하나를 그대로 두면 옆에 닿은 감자까지 같이 무르기 때문에, 손으로 눌러 보아 들어가는 것과 싹이 크게 올라온 것을 골라낸다. 바닥에 깐 종이가 눅눅해졌으면 새 종이로 바꿔 깔아 준다. 싹이 조금 난 감자는 싹과 그 둘레를 도려내고, 껍질이 푸르게 변한 부분도 두껍게 깎아 낸 다음 사용한다.

올가을에 감자를 들여놓는다면 냉장고 문을 열기 전에 집에 쌓인 택배 상자부터 하나 꺼내 보길 권한다. 감자를 제자리에 두는 일은 한 자루를 다 먹을 때까지 처음 사 온 그 맛으로 먹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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