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돌이 세탁조 벽을 따라 길게 만 이불을 도넛 모양으로 두고 가운데 공간을 비워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면서 장롱 위에 올려 두었던 가을 이불을 꺼내는 집이 많다. 압축팩이나 비닐에서 꺼낸 이불은 눅눅한 냄새가 배어 있고 여름 내내 눌려 있던 접힌 자국도 그대로라, 그대로 덮기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결국 세탁기 앞으로 들고 가게 된다.
이때 대부분은 이불을 두 손으로 꾹꾹 눌러 세탁조에 밀어 넣고, 덩치가 크니 세제도 평소보다 넉넉하게 붓는다. 그런데 다 돌리고 꺼내 보면 겉만 축축할 뿐 속은 덜 빨린 것 같고, 말리고 나서 덮어 보면 감촉이 뻣뻣해져 있거나 쿰쿰한 냄새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불이 제대로 빨리지 않는 이유는 세탁기 성능보다 넣는 모양과 세제 양에 있다. 이불을 김밥처럼 길게 말아 세탁조 벽을 따라 도넛 모양으로 두르고 세제를 권장량보다 줄여 넣으면, 따로 손빨래를 보태지 않아도 한 번에 속까지 빨린다.
뭉쳐 넣은 이불 속까지 물이 닿지 않는 이유
세탁조 가운데에 뭉쳐 들어간 이불 덩어리와 그 주변의 빈 공간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탁기는 통이 돌면서 물살이 섬유 사이를 오가는 힘으로 때를 뺀다. 그런데 이불을 뭉쳐서 한가운데에 밀어 넣으면 덩어리 바깥쪽만 물에 잠기고 안쪽은 눌린 채 그대로 남는다. 통이 돌아도 덩어리째 같이 굴러갈 뿐이라 안쪽 솜에는 물이 거의 닿지 않는다.
세제를 더 넣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는데, 물에 녹은 세제가 이불 속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겉면에만 몰리기 때문이다. 오히려 양이 많으면 정해진 헹굼 횟수로는 다 빠지지 않아 섬유 사이에 남고, 이 잔여 세제가 마르면서 감촉을 뻣뻣하게 만들고 냄새도 남긴다.
그래서 손을 대야 할 곳은 세제통이 아니라 이불을 넣는 모양이다. 이불을 길게 말아 세탁조 벽을 따라 둥글게 둘러 놓고 가운데를 비워 두면, 그 빈 구멍으로 물살이 오르내리며 이불 전체를 통과한다. 두께가 고르게 펴져 있어 한쪽만 젖는 일도 줄어든다.
이불 김밥처럼 말아 세탁기에 넣는 방법
깨끗한 침대 위에서 이불 한쪽 끝부터 길게 말아 가는 손의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이불에 붙은 세탁 표시를 보고 물세탁이 되는지 확인한 다음, 이불을 바닥이나 침대 위에 펼쳐 놓고 한쪽 끝에서부터 김밥 말듯 길게 말아 준다. 두툼한 겨울 이불은 세로로 반을 접고 나서 말면 굵기가 적당해져 세탁조에 넣기 편하다.
말아 놓은 이불을 넣을 때는 가운데에 그대로 떨어뜨리지 말고 벽면을 따라 빙 둘러 도넛 모양으로 놓은 다음 가운데를 비워 둔다. 양쪽 끝이 포개지면 그 부분만 두꺼워지니 끝과 끝이 살짝 닿을 정도로 맞추고, 세탁조의 3분의 2를 넘게 차면 두 번에 나눠 빠는 것이 좋다.
말아 놓은 이불의 양쪽 끝을 포개지지 않게 맞추며 세탁조 벽을 따라 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코스는 이불이나 대물, 침구 코스가 있으면 그것을 고르고, 없으면 큰빨래나 표준 코스에 물 높이를 최대로 맞춘다. 물은 면과 폴리에스터 이불이면 30~40도, 극세사와 다운 이불은 30도 이하 미온수가 적당하다. 액체 중성세제는 권장량의 70~80%만 넣고 헹굼을 한 번 더 추가한다.
통돌이 세탁기의 세제 투입구에 액체 중성세제를 소량 따라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돌아가면 꺼내기 전에 이불 한쪽을 손으로 눌러 보아 미끌거리는 느낌이 없어야 세제가 다 빠진 것이다. 건조기에 돌린다면 테니스공이나 울볼을 두세 개 같이 넣어야 마르는 동안 솜이 한쪽으로 뭉치지 않는다. 자연 건조할 때는 빨랫대 두 개에 걸쳐 널어야 속까지 마른다.
다만 솜을 두껍게 넣은 목화솜 이불이나 양모 이불은 집 세탁기에 넣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물을 먹으면 무게가 크게 늘어 솜이 한쪽으로 쏠리고 그대로 굳기 쉽다. 세탁 주기는 커버는 2~3주에 한 번, 이불 본체는 계절이 바뀔 때 한 번이면 충분하다.
이불을 꺼내는 김에 말아서 넣는 방법까지 바꿔 보길 권한다. 날마다 얼굴을 대고 자는 물건이라 속까지 제대로 빨아 두면 그 계절 내내 덮는 기분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