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용기 안 찬물에 완전히 잠긴 데친 두부 반 모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두부 한 모를 사 오면 한 번에 다 쓰는 일이 드물다. 찌개에 반 모를 썰어 넣고 나면 나머지 반 모가 도마 위에 그대로 남는데, 그냥 두자니 마르고 버리자니 아까워서 대개는 그릇에 물을 받아 담근 다음 냉장고에 넣어 둔다. 두부가 물에 잠겨 있으니 며칠은 괜찮겠거니 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틀쯤 지나 다시 꺼내 보면 두부 겉면이 미끈거리고, 코를 가까이 대면 시큼한 냄새가 올라온다. 담가 둔 물도 뽀얗게 흐려져 있어서 물만 새로 갈아 다시 넣어 보지만, 하루가 더 지나면 같은 상태로 돌아가 결국 반 모를 통째로 버리게 된다.
남은 두부를 오래 두고 먹으려면 물에 담그기 전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하는데, 소금 한 스푼을 푼 끓는 물에 1~2분만 데치는 것이다. 이 한 번의 과정만 거치면 같은 반 모라도 열흘 뒤까지 부쳐 먹고 찌개에 넣어 먹을 수 있다.
맹물에 담가 둔 두부가 이틀 만에 미끈거리는 이유
맹물에 담가 둔 두부를 꺼낸 그릇의 물이 뽀얗게 흐려져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두부는 포장을 뜯는 순간부터 겉면이 공기와 도마, 칼, 손에 차례로 닿는다. 물에 담그는 것은 두부가 마르지 않게 잡아 두는 일일 뿐이라서, 그 사이 겉면에 옮겨 붙은 것까지 없애 주지는 않는다.
게다가 냉장고 안 온도에서도 겉면에 붙은 것은 물속에서 천천히 늘어나는데, 미끈거리는 막과 시큼한 냄새가 바로 그 결과다. 물을 갈아 주면 흐려진 물은 맑아지지만 두부 겉면은 그대로라서, 개봉한 두부를 맹물에만 담가 두면 하루 이틀 안에 먹는 것이 좋다.
끓는 물에 두부를 잠깐 담갔다 꺼내면 겉면이 뜨거운 물에 한 번 정리되고, 동시에 두부 속 단백질이 굳어 조직이 한결 단단해진다. 여기에 소금을 넣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 소금기가 있는 물에 담가 두면 두부 안에 있던 수분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느려져 속이 퍼석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담그기 전에 데치는 1~2분이 보관 기간을 크게 늘려 준다.
남은 두부 소금물에 데쳐 열흘까지 보관하는 방법
가스레인지 위 냄비의 끓는 물에 숟가락으로 소금 한 스푼을 넣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많지 않다. 냄비에 두부가 잠길 만큼 물을 붓고 소금을 한 스푼 넣어 끓이고, 보관할 밀폐용기와 두부를 집을 집게를 미리 꺼내 둔다. 용기는 두부 반 모가 들어가고 그 위로 물이 한 손가락 높이만큼 더 차오를 정도면 알맞다.
물이 팔팔 끓으면 남은 두부를 통째로 넣고 1~2분을 둔다. 오래 끓이면 두부에 구멍이 생기고 부서지기 쉬우니 2분을 넘기지 않는다. 가장자리가 살짝 단단해지고 겉면이 매끄러워 보이면 다 된 것이니 집게로 건져 낸다.
끓는 소금물에서 데친 두부 반 모를 집게로 건져 올리는 순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건져 낸 두부는 접시에 놓고 한 김 식힌다. 뜨거운 채로 용기에 넣으면 담아 둔 찬물이 미지근해져서 애써 데친 보람이 없어진다. 손등을 대 봐서 열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면 밀폐용기에 옮기고, 두부가 완전히 잠기도록 찬물을 넉넉히 부은 다음 소금을 한 꼬집 더 넣고 뚜껑을 닫는다.
데친 두부를 흰 접시에 올려 한 김 식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용기는 냉장고 문 쪽이 아니라 안쪽 선반에 넣는다. 문은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오르내려서 두부처럼 상하기 쉬운 것을 두기에는 맞지 않는다. 담가 둔 물은 하루에 한 번 갈아 주는데, 이때도 맨손으로 두부를 만지지 말고 집게나 숟가락으로 들어 옮기는 것이 좋다.
이렇게 두면 열흘 가까이 두고 쓸 수 있는데, 데치면서 조직이 단단해진 덕분에 부칠 때 덜 부서져서 두부부침이나 찌개에 쓰기 좋다. 다만 담가 둔 물이 뽀얗게 흐려지거나 뚜껑을 열 때 시큼한 냄새가 올라오면 날짜와 상관없이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두부 반 모가 남았을 때 물을 끓여 데치는 1~2분만 더 쓰면 되니, 다음에 두부를 쓰고 남았을 때 한 번 해 보길 권한다. 반 모씩 버리지 않고 사 온 두부를 끝까지 먹는 일이 곧 장바구니 값을 아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