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주걱은 세제로 씻지 마세요"…'이 물'에 20분 담그면 냄새가 빠집니다


스테인리스 대야에 받은 연한 갈색 녹차 물에 나무 주걱과 나무 국자가 눕혀져 완전히 잠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스테인리스 대야에 받은 연한 갈색 녹차 물에 나무 주걱과 나무 국자가 눕혀져 완전히 잠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밥을 푸거나 볶음 요리를 뒤적일 때 손에 잡는 나무 주걱은 쓸수록 손에 익어 좀처럼 바꾸기 어려운 물건인데, 어느 날 코를 가까이 대 보면 눅눅한 기름 냄새가 올라와 당황하게 된다. 나무 국자나 뒤집개도 마찬가지라 서랍을 열 때마다 마음에 걸린다.

그럴 때 대부분은 수세미에 주방세제를 듬뿍 묻혀 박박 문지른 다음 뜨거운 물을 부어 헹궈 놓는다. 그렇게 해 두면 그날은 개운한 것 같지만 며칠만 지나면 냄새가 슬그머니 다시 올라오고, 표면은 오히려 거칠어지면서 뿌옇게 일어난다.

나무 조리도구는 세제와 뜨거운 물로 씻는 대신 녹차 티백을 우린 미지근한 물에 담가 두는 편이 낫다. 냄새와 기름때가 함께 빠지고 나뭇결도 덜 상한다.

세제가 나뭇결 틈에 남아 냄새가 도는 이유

손에 든 나무 주걱의 넓은 면을 가까이 잡아 결을 따라 난 미세한 나뭇결과 한쪽 면 가장자리의 옅은 기름 자국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손에 든 나무 주걱의 넓은 면을 가까이 잡아 결을 따라 난 미세한 나뭇결과 한쪽 면 가장자리의 옅은 기름 자국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나무는 겉으로는 매끈해 보여도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틈이 촘촘하게 나 있어서, 볶음이나 조림에 쓰는 동안 기름과 국물이 그 틈으로 조금씩 스며든다. 시간이 지나면 스며든 기름이 산패하면서 눅눅한 냄새가 올라오는 것이다.

문제는 이 틈이 물만 빨아들이는 게 아니라 주방세제도 그대로 빨아들인다는 점인데, 한번 스며든 세제는 흐르는 물에 아무리 오래 헹궈도 안쪽까지 빠져나오지 않고 남는다. 여기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나무가 부풀었다 마르기를 되풀이하면서 틈이 더 벌어지고, 벌어진 자리에 물기가 오래 남아 냄새가 더 쉽게 밴다.

녹차를 우린 물이 통하는 이유는 떫은맛을 내는 성분에 있다. 이 성분이 나뭇결에 남은 기름 성분과 냄새를 물 쪽으로 끌어내 주고, 물 온도가 40도 정도로 낮아 나무가 크게 부풀지 않는다. 결국 틈을 벌리지 않으면서 안에 든 것만 빼내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는 뜻이다.

녹차 우린 물로 나무 주걱 기름 냄새 빼는 방법

물을 받은 스테인리스 대야에 녹차 티백 두 개를 넣자 티백 주변으로 연한 갈색 물이 번지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을 받은 스테인리스 대야에 녹차 티백 두 개를 넣자 티백 주변으로 연한 갈색 물이 번지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먼저 나무 도구가 잠길 만한 대야에 40도쯤 되는 미지근한 물을 받는다. 손을 담갔을 때 따뜻하다고 느껴지되 뜨겁지는 않은 정도면 맞다. 여기에 녹차 티백을 한두 개 넣고 3분쯤 우려 물이 연한 갈색을 띠면 준비가 끝난다.

우린 물에 나무 주걱과 국자를 눕혀 완전히 잠기게 넣고 20분을 그대로 둔다. 10분쯤 지났을 때 손으로 한 번 가볍게 흔들어 물을 움직여 주면 표면에 뜬 기름기가 다시 달라붙지 않는다. 20분을 넘겨 오래 담가 두면 나무가 물을 먹어 손잡이가 트기 쉬우니 시간은 지키는 게 좋다.

담가 둔 지 10분쯤 지나 손끝으로 대야 안 녹차 물을 흔들자 잠겨 있던 주걱 위로 잔물결이 퍼진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담가 둔 지 10분쯤 지나 손끝으로 대야 안 녹차 물을 흔들자 잠겨 있던 주걱 위로 잔물결이 퍼진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시간이 지나면 건져 내 물에 젖은 티백으로 주걱 앞뒤와 옆면을 결을 따라 문지른다. 티백 자체가 부드러운 수세미 역할을 해서 표면에 낀 기름때가 닦인다. 미지근한 물로 한 번 헹군 뒤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없으면 다 된 것이다.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고 바람이 통하는 곳에 세워 말린다.

물에 젖은 녹차 티백을 손에 쥐고 나무 주걱의 넓은 면을 결 방향으로 문지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물에 젖은 녹차 티백을 손에 쥐고 나무 주걱의 넓은 면을 결 방향으로 문지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녹차가 없으면 쌀을 씻고 받아 둔 쌀뜨물에 식초를 9대 1로 섞은 물로 닦아도 된다. 급하게 말리려고 전자레인지를 쓸 때는 10초씩 두 번, 많아도 세 번까지만 돌리고 그 사이에 한 번씩 꺼내 손으로 열을 확인한다. 나무는 오래 가열하면 갈라지거나 타기 때문이다. 식기세척기에 넣거나 개수대 물에 담가 두는 일도 피하는 게 좋다.

나무 주걱은 한번 냄새가 배면 그 냄새가 밥이며 나물이며 그날 만든 음식에 그대로 옮는다. 한 달에 한 번쯤 녹차 우린 물에 담가 두는 습관을 들여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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