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지내고 남은 대추, '여기'에 넣어 보세요"…석 달 뒤에 꺼내도 멀쩡합니다


공기를 빼 납작하게 눌린 지퍼백에 말린 대추를 담아 냉동실 안쪽 선반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공기를 빼 납작하게 눌린 지퍼백에 말린 대추를 담아 냉동실 안쪽 선반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추석이 가까워지면 차례상에 올릴 대추나 약식에 넣을 대추를 한 봉지씩 사 오게 된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파는 말린 대추는 한 번에 다 쓸 일이 드물어 쓰고 남은 것을 어디에 둘지부터 고민이 된다. 대부분은 상하지 않게 하려고 봉지째 냉장실 한쪽에 밀어 넣어 둔다.

그런데 한 달쯤 지나 다시 꺼내 보면 대추가 처음 사 왔을 때와 달라져 있다. 겉이 끈적하게 손에 달라붙고 봉지 안쪽에는 물기가 맺혀 있는데, 심하면 꼭지 쪽에 하얗게 곰팡이가 피어 한 봉지를 통째로 버리는 일까지 생긴다.

말린 대추에게 냉장실은 오히려 가장 나쁜 자리다. 겉이 끈적하면 채반에 펴서 바람을 쐬어 주고, 그다음 지퍼백에 공기를 빼서 냉동실에 넣어 두면 향과 단맛이 오래 남는다.

냉장실에 넣은 대추가 끈적해지고 곰팡이가 피는 이유

냉장실 선반에 입구를 접어만 둔 대추 봉지, 안쪽 비닐에 아주 옅게 김이 서려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실 선반에 입구를 접어만 둔 대추 봉지, 안쪽 비닐에 아주 옅게 김이 서려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실 안에는 김치며 채소며 국물 음식처럼 물기를 품은 것들이 함께 들어 있어 공기가 늘 축축한 편이다. 여기에 문을 여닫을 때마다 바깥의 더운 공기가 들어와 찬 벽면에 물방울로 맺히기까지 해서, 냉장실은 생각보다 습기가 많은 자리다.

말린 대추는 그 습기를 그대로 빨아들인다. 볕에 말려 수분을 뺀 상태라 주변에 물기가 있으면 도로 끌어당기기 때문인데, 봉지 입구를 대충 접어 둔 채 냉장실에 두면 며칠 만에 겉이 축축해진다. 손가락에 달라붙을 만큼 끈적하다면 이미 습기를 머금었다는 신호다.

냉동실은 사정이 다르다. 온도가 낮아 공기 중에 떠 있는 물기 자체가 적고, 말린 대추는 원래 수분이 적어 냉동실에 넣어도 돌처럼 단단하게 얼지 않는다. 그래서 겉의 끈적임부터 없앤 다음 공기를 막아 얼려 두는 쪽으로 손을 대는 것이 좋다.

말린 대추 곰팡이 없이 냉동 보관하는 방법

싱크대 상판에 올려 둔 대나무 채반과 빈 지퍼백, 그 옆에 담아 둔 말린 대추.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싱크대 상판에 올려 둔 대나무 채반과 빈 지퍼백, 그 옆에 담아 둔 말린 대추.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채반과 지퍼백이면 충분하다. 먼저 대추를 한 줌 집어 손바닥 위에서 굴려 본다. 표면이 보송하고 알끼리 달라붙지 않으면 바로 담아도 되지만, 손가락에 들러붙거나 껍질이 물렁한 느낌이면 말리는 과정을 먼저 거친다.

손바닥에 올린 대추를 굴려 표면이 보송한지, 알끼리 붙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손바닥에 올린 대추를 굴려 표면이 보송한지, 알끼리 붙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채반에 대추가 서로 겹치지 않게 한 겹으로 펴 놓고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반나절을 그대로 둔다. 볕이 바로 드는 자리는 껍질이 갈라지고 색이 검게 변하니 창문을 열어 둔 베란다나 선풍기 바람이 약하게 스치는 자리가 낫다.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주면 바닥에 닿았던 면까지 고르게 마른다.

베란다 그늘에 둔 채반 위, 대추가 서로 겹치지 않게 한 겹으로 펴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베란다 그늘에 둔 채반 위, 대추가 서로 겹치지 않게 한 겹으로 펴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시 만졌을 때 손에 달라붙지 않고 껍질이 사각하게 걸리면 다 마른 것이다. 이제 지퍼백에 한 번에 쓸 만큼씩 나눠 담고, 지퍼를 3분의 2쯤 잠근 다음 손바닥으로 봉지를 눌러 공기를 밀어내면서 끝까지 잠근다. 봉지가 대추 모양대로 착 달라붙어야 공기가 빠진 것이다.

지퍼백은 문 쪽 말고 냉동실 안쪽에 넣는 것이 좋다. 문 쪽은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오르내려 성에가 끼기 쉽다. 먹을 때는 필요한 만큼만 꺼내 상온에 10분만 두면 그대로 씹을 수 있고, 맛과 향을 생각하면 두세 달 안에 쓰는 것이 좋다.

추석에 사 온 대추를 이렇게 갈무리해 두면 겨울에 삼계탕을 끓이거나 차를 우릴 때 따로 사지 않고 꺼내 쓸 수 있으니, 남은 대추가 있다면 오늘 봉지부터 열어 상태를 살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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