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봉에 걸린 옷걸이 양쪽 어깨에 세로로 가른 휴지심 두 개가 끼워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9월 중순이 되면 장롱 깊숙이 넣어 두었던 니트와 얇은 겉옷을 꺼내 옷장에 거는 집이 많다. 여름 내내 접어 두었던 옷을 펴서 옷걸이에 하나씩 걸어 두면 당장은 깔끔해 보이는데, 정작 며칠 뒤에 입으려고 꺼내 보면 어깨 양쪽이 뾰족하게 솟아 있어 그대로 입고 나가기가 어렵다.
한번 솟은 어깨 자국은 손으로 눌러 봐도 잘 펴지지 않고, 스팀다리미를 대면 잠깐 가라앉았다가 하루만 지나면 다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깨가 두툼한 니트 전용 옷걸이를 새로 사야 하나 싶어지는데, 옷장 하나를 다 채울 만큼 장만하려면 값도 만만치 않다.
돈을 들이지 않고 같은 효과를 내는 방법이 있다. 다 쓰고 버리는 두루마리 휴지심 두 개를 가위로 한 번씩 갈라 옷걸이 양쪽 어깨에 끼우는 것인데, 이것만으로도 니트를 오래 걸어 두어도 어깨선이 처음 모양 그대로 남는다.
얇은 옷걸이에 걸어 둔 니트 어깨가 뾰족해지는 이유
얇은 옷걸이에 걸린 회색 니트의 어깨 끝이 뾰족하게 솟아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옷을 옷걸이에 걸면 옷 전체의 무게가 아래로 쏠리면서 그 무게를 어깨 두 군데가 나눠서 받는다. 철사 옷걸이나 얇은 플라스틱 옷걸이는 어깨 끝이 손가락 하나보다도 가늘어서, 좁은 면적에 무게가 몰리며 그 자리만 위로 밀려 올라가게 된다.
니트나 얇은 가을 겉옷에서 이 자국이 특히 오래 남는 이유는 옷감을 짜는 방식에 있다. 니트는 실을 코처럼 엮어 만든 옷이라 힘을 받으면 그 방향으로 늘어나는데, 한 번 늘어난 코는 무게가 사라져도 원래 길이로 돌아오지 않고 그 모양을 기억한 채로 굳는다.
그래서 어깨를 다시 펴는 쪽보다 처음부터 무게가 한 점에 몰리지 않게 만드는 쪽이 낫다. 휴지심은 종이를 여러 겹 말아 붙여 만든 원통이라 손으로 눌러도 쉽게 찌그러지지 않고, 옷걸이 어깨를 감싸는 순간 옷이 닿는 면이 손가락 굵기에서 손목 굵기만큼 넓어진다.
옷걸이에 걸어 둔 니트 어깨뿔 막는 방법
세워 둔 휴지심을 가위로 길이 방향을 따라 한 줄 곧게 자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다 쓴 휴지심 두 개와 가위뿐이다. 휴지심을 세워 놓고 길이 방향으로 한 줄만 곧게 자르는데, 원통을 가로로 자르면 길이가 짧아져 어깨를 다 덮지 못하니 세로로 길게 한 번만 자른다. 자른 자리가 거칠면 손으로 한 번 훑어 정리해 둔다.
갈라 놓은 휴지심을 양손으로 살짝 벌려 옷걸이 어깨에 위에서 아래로 끼운다. 갈라진 틈이 아래를 향하게 끼워야 옷을 걸었을 때 벌어진 자리가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 옷걸이 고리 쪽부터 어깨가 끝나는 지점까지 덮이도록 위치를 잡고,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끼우면 된다.
갈라진 틈이 아래를 향하도록 휴지심을 벌려 옷걸이 어깨에 끼우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끼웠으면 휴지심을 손으로 한번 밀어 본다. 옷걸이를 따라 미끄러지지 않고 제자리에 있으면 잘 끼워진 것이고, 헐거워 자꾸 돌아가면 갈라진 틈을 조금 겹치게 오므린 다음 테이프를 한 조각 붙여 고정한다. 코트처럼 무거운 겉옷에는 휴지심 하나를 더 잘라 겹쳐 끼우면 두께가 넉넉해진다.
휴지심을 끼운 옷걸이에 니트를 걸자 어깨선이 뾰족해지지 않고 둥글게 이어진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남은 휴지심은 신발장에서도 쓸 수 있다. 하루 신어 눅눅해진 신발 안에 휴지심을 한 개씩 넣고 두세 시간 두면 종이가 습기를 빨아들여 안쪽이 보송해지는데, 빗물에 흠뻑 젖은 신발에는 넣지 않는다. 물기가 많으면 종이가 젖어 눌어붙고 오히려 마르는 속도가 느려진다.
올가을 니트를 꺼내 옷장에 걸기 전에 화장실에 굴러다니는 휴지심부터 챙겨 두길 권한다. 몇 년을 입은 니트가 어깨 하나 때문에 옷장에서 잠들어 버리는 일을 막아 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