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양체육공원 / 한국관광공사-이환우 |
경상남도 합천군 합천읍 영창리에 있는 신소양체육공원 한가운데에는 나선형으로 길을 낸 낮은 언덕이 있다. 언덕 사면 전체가 핑크뮬리로 덮여 있고, 꼭대기에는 나무 한 그루가 홀로 서 있다. 길이 언덕을 빙 돌아 오르는 구조라 걸음을 옮길수록 분홍 풀밭이 눈높이에서 발치로 내려가고,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이 분홍으로 채워진다.
핑크뮬리를 심은 면적은 약 1만 6천㎡, 4,800평이다. 꽃이삭이 올라오는 9월 중순부터 색이 돌기 시작해 9월 말에서 10월 중순 사이에 가장 진한 분홍을 띤다. 색이 오래가지 않아 절정은 3주 남짓이다. 입장료도 주차료도 받지 않고, 공원 안에 걷는 길만 있어 왕복 두어 시간이면 가을꽃을 다 보고 나올 수 있다.
나선형 길을 돌아 오르면 나무 한 그루
신소양체육공원 / 한국관광공사-이환우 |
언덕은 높지 않다. 대신 길을 한 줄로 곧게 내지 않고 나선으로 감아 올려서, 짧은 거리를 걸으면서도 보이는 방향이 계속 바뀐다. 아래쪽에서는 분홍 풀이 키 높이까지 올라와 벽처럼 서 있고, 중간쯤 오르면 풀 위로 황강 물줄기와 건너편 산자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꼭대기의 나무는 주변에 다른 나무가 없어 하늘과 분홍 풀밭만 배경으로 남는다. 방문객이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는 자리도 이 나무 앞이다. 해가 낮게 걸리는 오후 늦은 시간에는 핑크뮬리 이삭이 빛을 뒤에서 받아 분홍빛이 한층 또렷해진다.
언덕을 내려온 다음에는 바깥쪽 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보게 된다. 같은 언덕인데도 강 쪽에서 보면 분홍 사면 위에 나무가 얹힌 모양이 되고, 반대편에서 보면 나무 너머로 들판과 마을이 깔린다. 어느 쪽에서 담을지 먼저 정하고 오르면 꼭대기에서 헤매지 않는다.
분홍 옆에 노란 코스모스와 흰 구절초
신소양체육공원 / 한국관광공사-이환우 |
이 공원은 핑크뮬리 한 가지만 심어 놓은 곳이 아니다. 언덕 아래 평지에는 황화코스모스가 넓게 깔려 노란 구역을 만들고, 그 옆으로 흰 구절초가 무리 지어 핀다. 분홍과 노랑이 맞닿는 경계에 서면 두 가지 색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꽃이 피고 지는 시기가 조금씩 달라서 같은 자리를 2주 간격으로 다시 찾아도 풍경이 달라져 있다. 핑크뮬리 색이 옅어질 무렵에는 국화가 뒤를 잇는다. 쉼터와 포토존도 군데군데 놓여 있어 아이를 데리고 와도 쉬어 가며 돌기 좋다.
핑크뮬리는 가까이서 보면 가는 이삭이 안개처럼 뭉쳐 있는 풀이다. 바람이 지나가면 언덕 전체가 한 방향으로 누우면서 색이 옅어졌다가 다시 짙어진다. 멀리서 보는 분홍 덩어리와 발밑에서 보이는 결이 달라, 언덕길에서는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진다.
한 바퀴 1시간, 주차장과 이어 걷는 강변길
신소양체육공원 / 한국관광공사-이환우 |
공원을 한 바퀴 도는 데는 1시간이면 넉넉하다. 더 걷고 싶다면 바로 옆 핫들생태공원으로 넘어가거나, 황강 물가를 따라가는 마실길 수변 산책로로 이어 걸으면 반나절 일정이 된다. 강변 구간은 평지라 언덕을 오르내린 뒤 걷기에 부담이 없다.
이름 그대로 운동 시설을 갖춘 체육공원이어서 꽃밭 바깥으로도 넓은 평지가 이어진다. 꽃을 보러 온 사람과 운동하러 온 사람이 구역을 나눠 쓰는 셈이라 언덕 주변이 지나치게 붐비지는 않는다. 언덕 아래 산책로는 평탄하지만 정상으로 올라가는 나선형 길에는 완만한 경사가 있다.
전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주차 요금은 없다. 주말 낮에는 자리가 차는 편인데, 이때는 인접한 핫들생태공원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공원 입구까지 차로 들어올 수 있어 합천읍 시내에서 몇 분이면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