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장보기 카트에 상온식품과 사과, 채소를 먼저 담아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추석이 코앞이라 차례상과 명절 음식에 쓸 재료를 한 번에 사 오려고 마트나 시장에 나서는 집이 많다. 살 목록이 길다 보니 장 보는 시간도 한두 시간을 훌쩍 넘기고, 카트에는 고기와 생선부터 전 부칠 재료와 과일까지 가득 담긴다. 그런데 무엇을 사느냐만큼이나 어떤 순서로 담느냐가 집에 도착했을 때의 재료 상태를 좌우한다.
보통은 무거운 고기와 생선을 먼저 카트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채소와 과일을 얹는다. 눌리지 않게 하려는 익숙한 방법이지만, 이렇게 담으면 가장 빨리 상하는 재료가 가장 오래 바깥 공기에 놓인다. 장을 다 보고 계산을 하고 차까지 가는 동안 고기와 생선은 내내 미지근한 상태로 실려 다니게 된다.
담는 순서를 거꾸로만 바꿔도 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상온에 두어도 괜찮은 것부터 담고 찬 것을 뒤로 미루는 방법인데, 돈이 들지 않고 장바구니 하나만 더 챙기면 되는 일이다.
카트에 먼저 담은 고기가 장 보는 내내 미지근해지는 이유
장보기 카트 한쪽에 오래 담겨 있는 포장 소고기와 채소를 함께 보여 주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추석 무렵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해도 낮에는 기온이 제법 올라간다. 사람이 몰리는 매장 안은 생각보다 따뜻하고, 세워 둔 차 안은 온도가 더 높다. 냉장 진열대에서 꺼내는 순간부터 고기와 어패류의 온도는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그 시간이 얼마나 이어지느냐다.
명절 장은 평소 장보기보다 시간이 길다. 정육 코너를 먼저 들러 고기를 담고 나면 과일과 채소를 고르고 제수용품을 찾는 동안 삼사십 분이 지나고, 계산 줄과 이동 시간까지 더하면 한 시간을 넘기기 쉽다. 그사이 고기 표면에는 물기가 배어 나오고, 생선은 비린내가 짙어진다.
반대로 육류와 어패류를 맨 마지막에 담으면 바깥 공기에 놓이는 시간이 십여 분 남짓으로 짧아진다. 어패류가 그중에서도 가장 끝인 이유는 물기가 많아 온도에 제일 민감하기 때문인데, 굴이나 조개처럼 살아 있는 상태로 사는 재료일수록 더 그렇다. 순서를 정해 두면 매장을 도는 동선도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추석 장볼 때 고기와 어패류 마지막에 담는 방법
상온식품과 농산물을 채운 카트에 마지막으로 밀봉한 고기 봉지를 따로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담을 것은 상온에 두어도 되는 가공식품과 농산물이다. 식용유와 밀가루, 통조림, 건어물을 담고 사과와 배, 나물거리와 전 부칠 채소를 그다음에 담는다. 여기까지 채운 뒤에 우유와 두부, 달걀처럼 냉장 진열대에 있던 것을 담고, 정육 코너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 산적거리를 담는다. 생선과 굴, 조개는 계산대로 가기 직전에 담는다.
고기와 어패류는 각각 따로 봉지에 담아 입구를 묶고 카트 한쪽에 몰아 둔다. 핏물이나 생선 물이 채소와 과일에 닿으면 씻어도 냄새가 남으니 봉지를 두 겹으로 싸 둔다. 장바구니에 옮겨 담을 때도 채소 위가 아니라 아래쪽에 따로 넣는다.
고기와 생선을 각각 두 겹 봉지에 넣어 장바구니 아래쪽에 분리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집까지 이동이 이십 분을 넘거나 장 본 뒤에 다른 볼일을 봐야 한다면 아이스박스나 보냉가방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얼린 아이스팩을 두어 개 넣고 그 위에 고기와 어패류를 올려 두면 온도가 잘 유지된다. 차로 옮길 때는 햇볕이 드는 자리를 피하고, 되도록 곧장 집으로 간다.
보냉가방 안 아이스팩 위에 밀봉한 고기와 생선 봉지를 올려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집에 도착하면 장바구니를 현관에 둔 채 한숨 돌리지 말고 냉장식품부터 꺼내 넣는다. 냉장실은 5도 이하, 냉동실은 영하 18도 이하로 맞춰 두고 고기와 어패류를 제일 먼저 넣은 다음 나머지를 정리한다. 손으로 만졌을 때 고기가 아직 서늘하면 제때 들어간 것이다. 조리할 때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재료가 바뀔 때마다 도마와 칼을 세제로 씻는다. 햄이나 산적 같은 육류는 속까지 75도에서 1분 이상, 굴과 조개는 85도에서 1분 이상 익혀야 안심할 수 있다.
명절 장은 한 번에 많이 사고 오래 걸리는 만큼 담는 순서를 미리 정해 두고 나가 보길 권한다. 장바구니에 무엇을 언제 담을지 정해 두는 일은 온 식구가 둘러앉아 먹을 상에 오르기 전까지 재료를 제 상태로 지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