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후숙 / 사진=뉴스클립 |
큰맘 먹고 사 온 키위나 아보카도가 돌처럼 단단해 며칠을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감이나 복숭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굳이 마냥 기다릴 필요는 없다. 집에 흔히 있는 사과나 바나나 하나만 있으면, 덜 익은 과일을 하루 이틀 만에 말랑하게 익힐 수 있다. 비결은 '에틸렌'이라는 기체다.
에틸렌은 과일이 익으면서 스스로 내뿜는 식물 호르몬이다. 일종의 '익으라는 신호'로, 이 기체가 주변에 많아지면 과일의 숙성이 빨라진다. 흥미로운 점은 과일마다 에틸렌을 내뿜는 양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사과와 바나나는 에틸렌을 많이 만들어 내는 대표 과일이다. 그래서 덜 익은 과일 옆에 사과나 바나나를 두면, 이들이 뿜어내는 에틸렌이 옆 과일의 숙성을 재촉한다.
종이봉투에 함께 담기
과일 후숙 / 사진=뉴스클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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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은 간단하다. 익히고 싶은 과일을 사과나 바나나와 함께 종이봉투에 넣고 입구를 가볍게 접어 두면 된다. 봉투가 에틸렌이 흩어지지 않게 가둬, 숙성 효과가 더 커진다. 실온, 그중에서도 20~22도 정도의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 두는 것이 가장 좋다.
대표적인 예가 아보카도다. 단단한 아보카도 두 개에 잘 익은 바나나 한 개를 함께 종이봉투에 넣어 실온에 두면, 빠르면 하루 안에 말랑하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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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나 단감, 복숭아, 자두도 같은 방법으로 익히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바나나가 없다면 사과 한 개로 대신해도 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봉투 선택이다. 완전히 밀폐되는 비닐봉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 습기가 차서 과일이 무르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통기가 어느 정도 되는 종이봉투가 안전하다. 또 익히는 동안 하루에 한 번쯤 상태를 확인해, 원하는 만큼 익으면 바로 꺼내야 너무 물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반대로, 따로 둬야 할 때
과일 후숙 / 사진=뉴스클립 |
같은 원리를 거꾸로 알아 두면 과일을 더 오래 보관할 수도 있다. 이미 잘 익은 과일을 더 두고 먹고 싶다면, 에틸렌을 많이 내뿜는 사과나 바나나와 떨어뜨려 두어야 한다. 함께 두면 다른 과일까지 빨리 익다 못해 물러지기 때문이다.
특히 배, 포도, 단감, 잎채소처럼 에틸렌에 민감한 것들은 사과 근처에 두면 금세 시들거나 무른다. 냉장고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사과는 따로 봉지에 담아 보관하면, 다른 채소와 과일이 빨리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익힌 과일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도 알아 두면 편하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익었다면, 잘 익은 바나나나 아보카도는 으깨어 냉동해 두었다가 스무디나 빵 반죽, 소스에 쓰면 버리지 않고 끝까지 활용할 수 있다. 무르기 직전의 복숭아나 자두는 잼이나 조림으로 만들면 단맛이 더 진해진다.
과일 후숙 / 사진=뉴스클립 |
정리하면, 빨리 익히고 싶을 때는 사과나 바나나와 함께 종이봉투에, 오래 두고 싶을 때는 따로 떼어 두는 것이 요령이다. 에틸렌이라는 보이지 않는 기체의 성질만 알아 두면, 단단한 과일을 원하는 때에 맞춰 익혀 먹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