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풋고추) |
고추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발효식품 중 하나다.
그런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고추장은 모두 붉은색을 띠고 있으며, 초록색 고추장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언뜻 생각하면 붉은 고추 대신 풋고추를 사용하면 초록색 고추장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상용화가 쉽지 않다.
초록색 고추장은 왜 없을까요?
ⓒ게티이미지뱅크(풋고추) |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다. 고추장은 주원료인 고춧가루를 대량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풋고추는 수분 함량이 매우 높아 건조 과정에서 무게가 크게 줄어든다. 같은 양의 고춧가루를 얻기 위해서는 붉게 익은 고추보다 훨씬 많은 풋고추가 필요하다. 즉, 생산 비용이 높아지고 수율은 떨어져 상품성이 낮아진다.
색깔 유지도 쉽지 않다. 풋고추의 초록색은 엽록소(클로로필)라는 색소에서 비롯되는데, 이 성분은 열과 산성 환경에 약하다. 풋고추를 건조하거나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엽록소가 분해되면서 선명한 초록색이 점차 사라지고 갈색이나 탁한 녹색으로 변하게 된다. 결국 소비자가 기대하는 밝고 신선한 초록색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풋고추) |
맛의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 고추장의 깊고 진한 풍미는 잘 익은 붉은 고추에서 나온다. 붉은 고추는 숙성 과정에서 당분과 향 성분이 풍부해져 단맛과 감칠맛이 강해진다. 반면 풋고추는 상대적으로 풋내가 나고 쌉싸래한 맛이 남아 있다. 이를 고춧가루로 만들어 발효하면 전통 고추장이 가진 깊은 맛을 내기 어려워진다.
무시할 수 없는 시각적 요소
소비자의 인식도 중요한 요소다. 한국인들에게 고추장의 붉은색은 오랫동안 익숙한 상징이다. 빨간색은 매콤한 맛과 식욕을 자극하는 색으로 인식되며, 전통적인 고추장의 이미지와도 연결된다. 반대로 녹색이나 갈색을 띤 고추장은 시각적으로 덜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고추장) |
즉, 풋고추로는 고춧가루 생산 효율이 낮고, 발효 과정에서 색이 유지되지 않으며, 맛과 향도 붉은 고추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붉은색 고추장을 선호하는 문화적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보는 붉은 고추장이 한국 식탁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