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15개 공항 중 인천, 김포, 김해, 제주 4곳을 제외한 11개 공항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 인천을 제외한 14개 공항을 한 공기업이 통합 운영하며 흑자 공항이 번 돈으로 적자를 메우는 구조라 쉽게 문을 닫지 못합니다.
- 울진공항의 조종사 훈련장 전환 같은 역발상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열 곳 안팎의 새 공항 건설이 계속 추진되고 있습니다.

3,000억 원 넘는 예산을 들여 지었지만 여객기가 단 한 대도 뜨지 않는 날이 있는 공항이 있습니다. 강원도 양양국제공항 이야기입니다. 전국 15개 공항 중 지난해 흑자를 낸 곳은 인천, 김포, 김해, 제주 단 4곳에 불과했습니다. 대구를 제외한 10개 지방공항은 최근 10년 동안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수천억 원의 세금을 투입해 만든 공항들이 어쩌다 이런 만성 적자의 늪에 빠지게 되었을까요?
15개 공항 중 흑자는 단 4곳
감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양공항의 실제 이용객은 사업 추진 당시 산출했던 수요 예측의 13%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치밀한 예측이라기보다 사업 승인을 얻기 위한 희망사항에 가까웠던 셈입니다.
전국 곳곳에 자리한 공항들이 사실상 만성적인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비단 양양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국 15개 공항 가운데 11개 공항이 적자 상태에 놓여 있으며, 대구를 제외한 10개 지방공항은 최근 10년 연속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잘못 시작된 수요 예측이 해마다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세금 손실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왜 문을 닫지 못할까: 흑자 공항이 적자를 메우는 교차보전 구조
"적자면 그냥 문을 닫으면 되지 않냐고요?" 하지만 현장의 실상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흑자 공항이 벌어들인 수익이 적자 공항의 운영비를 메우는 교차보전 구조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은 한국공항공사라는 하나의 공기업이 통합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포, 김해, 제주공항처럼 수익을 내는 흑자 공항의 버는 돈으로 나머지 지방 적자 공항의 손실을 메우는 교차보전 구조입니다. 이미 투입된 수천억 원의 건설 비용이 걸려 있는 데다 지자체와 주민의 반발로 폐쇄하기 어렵고, 운영을 계속하자니 해마다 거액의 적자가 누적되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입니다.
적자 늪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상의 전환: 훈련장 전환과 거점 항공사 유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자체와 공항 측도 생존을 위해 발상을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건설을 마치고도 정기 여객기를 단 한 대도 띄우지 못했던 경북 울진공항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울진공항은 일반 승객 유치를 과감히 포기하고 조종사를 양성하는 전문 훈련장으로 역할을 변경했습니다. 여객기가 오가는 활주로 대신, 승객을 수송할 미래의 조종사들이 경비행기로 이착륙 연습을 하는 공간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양양공항 역시 공항을 모기지로 활용할 거점 항공사를 직접 유치하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해당 항공사의 경영난으로 운항이 중단되는 진통도 겪었지만, 현재는 새로운 항공사를 취항시키기 위한 준비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국 10여 곳의 신규 공항 추진
이처럼 기존 공항들조차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이지만, 전국에서는 10여 곳의 신규 공항 사업이 여전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울릉도처럼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 하늘길을 내기 위해 오늘도 전국 곳곳에서 신규 공항 건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뱃길로 7시간 걸리던 이동 시간을 하늘길 1시간으로 단축하는 울릉공항처럼 분명한 교통 복지 목적을 지닌 곳도 있지만, 여전히 수요가 불투명한 사업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바다를 메우거나 산을 깎아 짓는 거대 토목 사업들이 또다시 '수요 예측 13%'라는 비극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검증과 구조적인 개혁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FAQ
전국 15개 공항 중 흑자를 내는 공항은 어디인가요?
지난해 기준 흑자를 기록한 곳은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김해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단 4곳입니다.
적자 지방공항을 쉽게 폐쇄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천공항을 제외한 14개 공항이 한국공항공사 체제로 통합 운영되어 흑자 공항의 수익으로 적자 공항을 메우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미 투입된 건설 비용과 지역 사회의 반대도 폐쇄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객 유치에 실패한 울진공항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울진공항은 일반 여객 운항을 포기하고 조종사 훈련장으로 용도를 변경해, 훈련용 경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비행 훈련 시설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