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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파와 좌파를 막론하고 강한 정치성향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연스럽게 해당 담론에 노출되며 정치사회화를 겪게 됩니다.
  • 학술 연구에 따르면 정치적 관심은 세습되더라도 개별 견해는 새로운 환경을 만나 갱신될 수 있지만, 현대 SNS 알고리즘은 반대 시각을 차단하여 극단화를 부추깁니다.
  • 아이들을 특정 진영의 전위대로 동원하는 정서적 세뇌를 경계하고, 다양한 관점을 접하며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사회적 틈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고요한 식당입니다. 하이.

정치성향은 결코 생물학적 유전자로 물려주는 것이 아니지만, 부모의 강력한 신념과 일상적인 담론 속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정치성향을 전수받게 됩니다. 진짜 문제는 부모의 주입에 그치지 않고, 현대의 SNS 알고리즘이 부모에게 받은 정서적 신념을 무비판적으로 강화하며 아이들을 양극화된 극단주의로 내몬다는 점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최근 우파 집회 현장에서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와 '부정선거'나 '수개표' 같은 구호를 외치게 하거나, 유치원 교구 꾸미기에 5~7세 아이가 부모에게 들은 정당 구호를 적어온 사례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반대편에서도 미군기지에 무단 침투했다 체포된 대학생 진보단체 활동가에 대해, 그 어머니가 과거 본인의 평양 원정출산 이력을 언급하며 자녀의 행위를 '역사적 인생 개척'이라 감성적으로 찬양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좌우 양극단에서 아이들이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기도 전에 특정 정치적 구호의 전위대로 노출되는 기괴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정치성향의 세습과 전수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파란색 야구 모자를 쓴 남성이 마이크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고, 화면 왼쪽에는 '부정선거', '수개표' 등의 문구가 적힌 어린이용 풍선 사진이 SNS 게시물 형태로 떠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부모의 영향을 받아 정치적인 구호를 공에 적어온 사례는 부모의 신념이 어떻게 아이에게 전이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왜 지금 중요한가

아이가 부정선거, 재선거, 미군 철수 같은 구호의 개념이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앵무새처럼 이를 반복하는 모습은 심각한 정서적 세뇌의 위험성을 보여줍니다. 진영 논리에 깊이 몰입한 부모들은 자신들의 정치 활동을 '나라를 구하는 과업'으로 신앙처럼 믿기 때문에, 자녀를 정치적 마케팅이나 시위 현장에 동원하는 것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아이 스스로 세상을 주체적으로 사유할 기회를 박탈하는 일입니다. 부모의 정치적 집착을 그대로 복제하는 신념의 세습 구조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이는 개인의 육아 방식을 넘어 중대한 사회적 문제입니다.

무엇이 이를 이끄는가

자녀가 부모의 정치성향을 따라가는 현상은 사회학에서 말하는 정치사회화(Political Socialization)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1968년 제닝스와 니에미의 연구에 따르면, 정당일체감이 강한 부모일수록 자녀가 부모의 정치성향과 일치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았습니다. 식탁에서 수없이 오가는 담론을 흡수하며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후 2014년 엘리아스 디나스(Elias Dinas)의 연구는 정치화된 가정일수록 자녀의 정치적 관심도 자체가 높아지며, 아이가 새로운 정보와 쟁점을 접하면 스스로 견해를 갱신하기도 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정보 환경입니다. 오늘날 유튜브와 SNS의 추천 알고리즘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초기의 편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새로운 시각을 접할 빈틈 자체를 완전히 차단해 버립니다.


안경을 쓰고 파란색 야구 모자를 쓴 남성이 마이크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며, 화면 왼쪽에는 SNS 게시물 캡처 이미지가 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정치적 신념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환경이 아이의 정체성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가 영향받는가

이 구조에서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는 스스로 선택할 권리도 없이 진영 싸움의 피켓이 되는 어린 자녀들입니다. 가정 내에서 수시로 반복되는 정치적 분노와 상대 집단에 대한 적개심을 흡수한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한 극단주의적 자아를 형성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좌와 우의 양극단에서 서로를 낙인찍는 부모 세대의 구도가 아이들에게까지 그대로 복제되면서, 우리 사회 전체의 통합 능력과 건강한 담론 형성 기반 역시 크게 훼손됩니다.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는가

특정 가정의 육아 방식을 단순히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핵심은 아이들이 특정 진영의 울타리에 갇혀 똑같은 괴물로 복제되지 않도록, 다양한 정보와 인문학적 시각에 접근할 수 있는 사회적 틈을 보장해 주는 일입니다.

부모의 정치적 신념이 아무리 확고하더라도 자녀에게는 스스로 질문하고 비판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여백을 남겨주어야 합니다. 타인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복제하는 앵무새가 아닌, 스스로 사유하는 개인을 키워내는 사회적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지금까지 사유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요한 식당이었고요.
그러면 바이.


FAQ

정치성향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정치성향은 유전자에 각인되는 것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신념과 가정 내 언어 환경에 노출되며 습득되는 '정치사회화'의 결과입니다.

부모와 반대의 정치성향을 갖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녀가 성장하면서 부모 세대와는 다른 사회적 경험을 하고, 새로운 이슈나 다양한 정보를 접하면서 기존 신념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하고 갱신하기 때문입니다.

SNS 알고리즘이 정치성향 물려주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기존 편향에 맞춘 콘텐츠만 반복 추천하는 '필터 버블'을 만듭니다. 이로 인해 가정에서 형성된 초기 정치성향이 반대 시각을 접하지 못한 채 더욱 극단적으로 강화될 위험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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