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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 가사에 이끌려 연고 없는 종로구 이화동의 40년 된 양옥집을 매입한 건축주가 공간 전체를 취향대로 리모델링했습니다.
  • 외벽의 대리석을 걷어내 벽돌을 드러내고, 창밖 풍경을 위해 주방을 전면에 배치하는 등 세월의 흔적과 개성을 조화시켰습니다.
  • 차량과 엘리베이터가 없는 언덕길의 불편함 속에서도 동네와 교감하는 옥상 정원을 가꾸며 진정한 삶의 여유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획일화된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시간의 흔적이 깃든 오래된 동네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종로구 이화동 낙산성곽길 아래, 1980년대 지어진 웅장한 4층 양옥집을 과감하게 고쳐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린 강미 씨의 이야기가 바로 그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평생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건축주가 연고도 없는 가파른 언덕마을의 40년 넘은 구옥을 선택해 온전히 자신만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변화는 주거의 진정한 의미를 되묻게 만듭니다.

40년 된 이화동 양옥집이 새롭게 태어나다

한양도성이 병풍처럼 감싸는 이화동은 1950년대 서민 주택 단지와 80년대 빨간 벽돌 양옥이 공존하는 근대 주거의 박물관 같은 곳입니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노래 가사 속 ‘하늘과 맞닿은 그곳’에 매료되어 차까지 처분하고 발품을 팔던 건축주는 운명처럼 이 4층 양옥을 만났습니다. 1층은 상업 공간인 카페, 2층은 홈 스튜디오, 3층과 4층은 온전한 주거 공간으로 재구성하며 세월을 머금은 붉은 벽돌집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습니다.


푸른 하늘 아래 이화동 골목길에 자리 잡은 4층 규모의 오래된 벽돌 양옥집 외관입니다.

40년이라는 세월을 간직한 빨간 벽돌집이 주인장의 손길을 거쳐 현대적인 감각의 보금자리로 재탄생했습니다.


외관부터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과거 부유층 주택의 상징이었던 외벽 대리석을 일일이 떼어내고, 그 안에 숨어 있던 거친 붉은 벽돌의 질감을 듬성듬성 드러냈습니다. 마치 공사를 하다 만 듯 파괴된 느낌 속에서 옛 양옥의 정취를 자연스럽게 살려낸 독창적인 시도입니다.

왜 사람들은 다시 오래된 구옥과 느린 일상에 주목하는가

편리함과 환금성으로 대표되던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 속에서, 최근에는 '나를 온전히 닮은 공간'을 찾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규격화된 평면에서 벗어나 세월의 무게가 주는 고즈넉함과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단독주택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바쁜 도심의 속도전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오래된 골목길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은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조금은 느리고 투박할지라도, 집 안팎에 자연과 시간의 결이 흐르는 공간을 직접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삶의 치유이자 행복이 되기 때문입니다.

취향과 풍경을 중심에 둔 과감한 공간 재배치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주거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과감한 구조 변경에 있습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은 거실이 아닌 주방입니다.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을 나누길 좋아하는 건축주의 생활 방식을 반영하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커다란 은행나무 풍경을 요리하면서 온전히 감상하기 위해 방이었던 자리를 주방으로 과감히 옮겼습니다.


실내에서 창문을 통해 바라본 바깥 풍경으로, 격자무늬 창틀 너머로 푸른 은행나무와 이웃한 주택들의 지붕이 보입니다.

주방을 집의 중심부로 옮겨, 요리하는 시간조차 창밖으로 보이는 동네의 정겨운 풍경을 액자처럼 감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시야를 가리지 않기 위해 대형 냉장고 대신 아일랜드 조리대 하부에 서랍형 냉장고와 냉동고를 매립하는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다이닝 공간에는 해외 출장길에서 하나씩 모은 세월 묻은 의자와 가구를 조화롭게 배치했고, 4층은 미국 에이스 호텔의 도시 재생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하단은 어둡고 상단은 밝은 흑백 대비의 인테리어로 확장감을 주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가정집 내부의 화장실 모습으로, 흰색 변기와 옆에 놓인 청소 도구, 변기 탱크 위 액자가 보입니다.

미국 호텔 분위기를 참고하여 분리된 욕실과 화장실 등 각 공간을 취향껏 새롭게 꾸몄습니다.


천장의 옛 목조 구조를 일부 노출해 1984년 지어질 당시의 온기를 남겨두는 등, 낡은 것을 지우기보다 과거의 기억과 현대적 취향을 정교하게 엮어냈습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얻은 마을과의 소통과 사계절의 정원

단독주택으로의 이전은 생활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가파른 골목길 탓에 자가용을 포기해야 했고, 4층 계단을 매일 오르내려야 하는 수고로움이 뒤따릅니다. 하지만 건축주는 이러한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충만한 일상을 누리고 있습니다.


흰 셔츠를 입은 여성이 옥상 정원에서 인터뷰하고 있으며 화면 하단에는 '옥상 정원을 즐기고 싶어서'라는 자막이 있습니다.

계절마다 꽃과 식물이 가득하도록 세심하게 가꾼 옥상은 이 집으로 이사하게 만든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이 집의 백미는 바로 3중 방수와 경량토, 자동 관수 장치로 정교하게 설계된 옥상 정원입니다. 3월부터 11월까지 끊임없이 꽃과 풀이 피어나는 이 옥상은 가족의 쉼터일 뿐만 아니라 골목을 오가는 동네 주민들에게도 아름다운 계절의 풍경을 선물합니다. 코너에 자리한 집의 특성상 윗동네와 아랫동네를 잇는 길목에서 푸른 정원을 나누며 이웃들과 따뜻한 안부를 주고받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집을 통해 나다운 삶을 설계하려는 이들이 눈여겨볼 점

오래된 양옥집 리모델링은 단순한 인테리어 공사가 아니라, 거주자의 일대기와 취향을 공간에 써 내려가는 자전적 작업에 가깝습니다. 구옥을 고쳐 살고자 할 때는 외관의 화려함보다는 건물의 내력벽 구조, 하중 문제, 방수와 단열 같은 기본적 안전 요소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편리함의 기준을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의 행복에 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아침마다 좋아하는 라디오 주파수를 틀고, 액자 같은 창문 너머로 사계절의 하늘을 바라보며 나만의 속도로 걷는 삶. 집이 온전히 ‘나 자신’을 투영하는 마지막 안식처가 될 때, 일상의 작은 불편함조차 둘도 없는 낭만이 됩니다.


FAQ

오래된 양옥집 옥상에 정원을 꾸밀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철저한 다중 방수 공사와 건물의 구조적 안전을 고려한 전용 경량토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장기적인 관리를 위해 자동 관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주방 창밖 뷰를 살리기 위해 가전 배치는 어떻게 해결했나요?

높이가 높은 일반 냉장고가 창문의 조망을 가리지 않도록, 아일랜드 식탁 하부 공간에 빌트인 냉장·냉동고를 매립하여 넓은 시야와 동선을 확보했습니다.

구옥 리모델링 시 기존 건물의 역사성을 살리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외벽의 대리석을 떼어내 본래의 붉은 벽돌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거나, 천장의 옛 골조를 일부 드러내 코팅 마감하는 방식으로 건물이 지닌 고유한 시간의 흔적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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