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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고 수준의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방글라데시 치타공은 차와 사람, 기차가 뒤엉킨 혼란 속에서도 자체적인 질서와 역동적인 물류 거점의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 500년 전통의 수달 낚시와 갯벌 게 잡이 등 자연에 순응하며 정성을 다하는 고된 노동은 서민 생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 낯선 이방인에게도 거리낌 없이 정을 베푸는 현지인들의 순박한 미소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삶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구밀도와 심각한 대기오염이라는 수식어 뒤에 숨겨진 방글라데시의 진짜 얼굴은 놀라울 정도로 뜨겁고 다정합니다. 1억 6천만 명이 넘는 인구가 밀집한 이 땅은 첫눈에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갠지스강과 벵골만이 만들어낸 풍요로운 자연에 순응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단단한 생명력이 숨 쉬고 있습니다.

남교통과 물류의 요충지인 치타공부터 세계에서 가장 긴 해변을 자랑하는 콕스바자르, 그리고 전통 어로 방식이 남아있는 순다르반스까지, 척박한 조건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일상은 우리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금 되묻게 만듭니다.

초밀도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삶의 현장

방글라데시 제2의 경제도시 치타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도로를 가득 메운 엄청난 인파와 차량의 물결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면적은 조금 넓지만 인구는 두 배 이상 많은 이곳에서는 버스, 릭샤, 오토바이, 그리고 짐을 실은 손수레가 한데 뒤엉켜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그야말로 발 디딜 틈조차 없어 보이는 거리지만, 놀랍게도 이 혼잡함 안에는 그들만의 묵묵한 규칙이 존재하여 서로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갑니다.


방글라데시 치타공 시내에서 노란색 버스를 배경으로 여행자가 손을 흔들며 현지인들과 마주치고 있는 모습.

복잡한 교통 체증 속에서도 뜨거운 열기와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한 치타공의 거리 풍경입니다.


치타공 도심의 한복판에는 서민들의 치열한 생존 방식을 보여주는 명소가 있습니다. 바로 철길 바로 위에 장을 펼치는 '기찻길 시장'입니다. 상인들은 철길 사이에 채소와 생선을 늘어놓고 장사를 하다가, 완행열차가 경적을 울리며 다가오면 그제야 무심한 듯 수레를 한쪽으로 살짝 옮깁니다. 기차가 지나가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장사를 이어가는 모습은 이들에게 삶과 위험이 얼마나 가까이 붙어 있는지를 실감케 합니다.

거대한 물류와 어시장이 증명하는 경제적 역동성

치타공이 지닌 진짜 가치는 거친 열기 속에서 쉼 없이 돌아가는 경제적 역동성에 있습니다. 예로부터 강이 곧바로 벵골만 바다로 이어지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해상 실크로드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치타공은, 오늘날에도 대규모 물류 교차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방글라데시 치타공의 어시장 거리 모습으로, 여러 색상의 파라솔이 펼쳐져 있고 상인과 행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치타공의 지리적 이점 덕분에 어시장은 언제나 신선한 해산물과 사람들로 활기가 넘칩니다.


특히 카르나풀리강과 벵골만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치타공 어시장은 방글라데시 수산업의 활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민물고기와 바닷물고기, 양식 고기까지 총집합한 어시장에서는 매일 아침 구슬땀을 흘리는 상인들의 경매가 펼쳐집니다. 단 하루에 수백 통의 물고기가 거래되며, 현장에서 이뤄지는 하루 거래 대금만 무려 1,200여만 원을 넘어서기도 합니다.


등산용 모자와 배낭을 착용한 남성이 숲이 우거진 언덕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고 뒤편으로 원두막과 현지인들이 보입니다.

어느덧 일몰이 시작된 해변 마을에서 현지인들과 함께하며 방글라데시의 소박하고 다정한 일상을 마주합니다.


수도 다카에서 비행기로 45분 거리에 있는 콕스바자르 역시 방글라데시의 숨은 매력을 증명하는 곳입니다. 120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세계 최장 길이의 모래사장은 수많은 현지인들과 여행자들로 붐비며, 벵골만의 황금빛 일몰을 보기 위해 매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500년 전통의 공존: 수달 낚시와 자연의 순리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맹그로브 숲이 울창한 순다르반스로 들어가면,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오랜 지혜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곳 사람들은 무려 5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 어로 방식인 '수달 낚시'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두 남성이 배 위에서 긴 노를 저으며 환하게 웃고 있고 화면 하단에 으쌰 으쌰라는 자막이 적혀 있다.

순다르반스의 오지에서 대대로 수달 낚시를 이어오며 자연과 함께 삶을 꾸려가는 부자의 다정한 일상입니다.


새끼 때부터 2년간 훈련받은 수달은 물속 깊은 곳까지 잠수해 물고기 길을 읽고 그물 쪽으로 물고기를 몰아주는 유능한 사냥꾼 역할을 합니다. 어부들은 수달이 몰아준 고기를 낚아 올리고, 그 결실을 수달과 나누며 공존의 관계를 이어갑니다. 인위적인 그물질 대신 동물의 본능과 인간의 기술이 협업하는 이 방식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살아온 이들의 오래된 삶의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맹그로브 갯벌 깊은 구멍 속에 숨은 대형 게를 오직 끝이 휜 나무 막대 하나로 낚아채는 달인들의 손길이나, 바게르하트 칸자한 호수에서 100살 넘은 신성한 악어와 교감하며 살아가는 주민들의 신앙 역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이들의 삶을 증명합니다.

척박한 환경을 견디게 하는 정과 긍정의 힘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삶을 진정으로 빛나게 만드는 것은 물질적 풍요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따뜻한 정입니다. 순다르반스 오지 마을에서 만난 청년 리다이는 고된 고기잡이 일을 도우면서도 마을의 아픈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는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밤낮으로 공부를 이어갑니다.


카메라를 든 안경 쓴 남성이 숲속에서 한 손으로 큼지막한 게를 들어 보이며 설명을 하고 있고, 뒤편에는 아이와 다른 현지인이 게잡이 작업을 하고 있다.

거친 자연환경 속에서도 오랜 경험과 기술로 일상을 일궈가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이 느껴집니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이방인을 흔쾌히 집으로 초대해 수달과 함께 잡은 귀한 생선으로 푸짐한 저녁 상을 차려내고, 정작 자신들은 지하수를 마시면서도 손님에게는 깨끗한 생수를 대접하는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낯선 외지인을 경계하기보다 환한 미소로 하이파이브를 건네고 친구가 되어주는 이들의 순박함은 척박한 환경을 견뎌내게 하는 가장 큰 버팀목입니다.

혼란 너머의 방글라데시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최근 방글라데시는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잡히는 물고기 수확량이 줄어드는 등 서민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변화에 직면해 있습니다. 수달 낚시와 같은 오래된 전통 어로 방식도 조금씩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무질서 속에서도 유유히 흘러가는 치타공의 교통 체계처럼,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삶의 질서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땀 냄새나는 구슬땀과 손때 묻은 정성,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잃지 않는 긍정의 미소야말로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깊은 여운으로 남겨줍니다.


FAQ

치타공 기찻길 시장은 위험하지 않나요?

치타공 완행열차는 완만하게 운행하며 기차가 다가올 때 경적을 크게 울립니다. 상인들은 기차 소리를 듣고 수레와 가판대를 잠시 철길 옆으로 치웠다가 기차가 통과하면 바로 다시 장사를 재개하는 고유한 생활 양식으로 사고를 피합니다.

순다르반스 수달 낚시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어릴 때부터 훈련받은 수달의 목에 줄을 매어 물가에 풀어놓으면, 잠수 능력이 뛰어난 수달이 물고기를 그물 방향으로 몰아줍니다. 어부들은 그물을 올려 물고기를 잡고 수달에게 먹이를 주는 협업 방식으로 500년 이상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콕스바자르 해변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콕스바자르는 방글라데시 최고의 휴양지로 길이가 무려 120여 킬로미터에 이르는 세계 최장 길이의 연속된 모래사장입니다. 이슬람 문화의 영향으로 현지인들이 옷을 입은 채 해수욕을 즐기는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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