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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최근 10년간 한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으며, 단 한 번도 1.0명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 제공, 주거비에 대한 낮은 압박감, 사교육을 강요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청년들의 결혼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습니다.
  • 기업의 전향적인 근로 유연화 제도 도입과 지방 소멸을 극복하려는 혁신적인 위성 사무실 실험은 한국 사회가 당장 벤치마킹해야 할 해결책입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미래다.” 우리가 인구 감소와 초저출생 문제를 논할 때 마치 공식처럼 주고받던 말입니다. 하지만 정작 이웃 나라 일본에서 만난 2030 청년들의 표정에서는 우리가 겪고 있는 절박함이나 날 선 불안감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전 세계 최하위권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최근 10년간 우리보다 확연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단 한 번도 1.0명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답니다. 도대체 우리 청년들과 일본 청년들의 삶에는 어떤 질적인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어깨를 누르는 삶의 무게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 그 숨겨진 진실 속으로 함께 가봅니다.

흔히 보던 미래와 다른 일본 청년들의 자화상

다양한 지역에서 올라와 도쿄의 한 셰어하우스에서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일본의 평범한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한국이 초저출생과 높은 집값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 익히 알고 있다는 그들에게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중 결혼을 하고 싶으신 분은 손을 들어주세요.” 놀랍게도 자리에 앉아 있던 청년 대부분이 주저 없이 손을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답니다.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왜 한국의 청년들이 결혼을 머뭇거리는지 물어보았을 때, 돌아온 대답은 우리 사회를 고스란히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일본 청년들은 대학 시절을 지나 취직하고 일어서기까지 큰 고통을 겪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결혼할 때 청년들을 가장 괴롭힌다는 ‘내 집 마련’의 압박은 어떨까요? 청년들은 질문 자체를 낯설어하며 입을 모았습니다. “결혼한다고 해서 꼭 집을 사야 한다는 불안감은 전혀 없어요. 주로 월세로 시작하니까요.”


주식 시장 전광판에 붉은색 숫자가 가득 차 있고 한 사람이 이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일본 사회가 겪어온 긴 시간의 혼란과 변화를 돌아봅니다.


일본 사회가 거쳐온 20년의 고단함과 그 속에서 얻은 배움

사실 일본 역시 결코 평탄하기만 한 역사를 지내온 것은 아닙니다. 1991년 자산 거품이 걷힌 뒤, 일본 사회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조각나고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극심한 혼란의 계절을 보냈습니다. 기형적인 인구 구조가 불러올 끔찍한 사회적 불황을 온몸으로 겪어낸 일본 사회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단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한 가지 귀중한 교훈을 얻어냈습니다. 바로 '청년들의 일자리가 흔들리면 결혼도, 출산도 일어날 수 없다'는 뼈아픈 진실이었습니다.

이 인식을 사회 전체가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일본 사회와 기업은 청년들에게 정규직 일자리를 우선적으로 보장해 주는 두터운 고용 안전망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완만하고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되는 부동산 시장과 고품질의 공공 임대주택 제도가 힘을 보탰습니다. 벼락거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주거 불안이 사라지니, 청년들이 연애를 하고 가정을 꾸리는 일에 다시금 뜻을 모으게 된 셈입니다.

돈으로 가치를 환산하지 않는 여유와 부담 없는 가업의 지속


흰색 상의에 검은색 멜빵을 입은 갈색 머리의 한 여성이 인터뷰하며 진지하게 생각에 잠긴 모습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과도한 사교육비에 얽매이기보다 각자의 방식대로 육아를 이어가는 일본 가정의 평온한 모습입니다.


한국인 남편과 일본인 아내로 이루어진 한일 부부의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아가 삶의 방식을 더 깊이 들여다보았습니다. 부부는 29살 동갑내기 나이에 경제적으로 대단히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서로만을 바라보며 가정을 꾸렸다고 고백합니다. 진입 장벽이 낮았던 비결은 바로 ‘사교육 비용’에서 자유로운 일본의 양육 문화였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대여섯 개의 사교육 학원을 전전하며 쉴 틈 없는 경쟁에 내몰리는 한국 아이들과 달리, 일본의 아이들은 학원보다는 학교 부활동이나 방과 후 운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라납니다. 남들에게 뒤처질까 봐 불안해하며 행복의 가치를 돈으로 먼저 환산하는 조급함이 이들에게는 크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여유는 비단 서울과 도쿄 같은 거대 도시의 소득 구조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4대째 가업을 물려받아 참치 전문 식당을 소장하고 있는 어느 100년 역사의 가게를 찾았습니다. 사장님에게 “왜 프랜차이즈나 더 돈이 되는 사업을 크게 확장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건네자, 그 질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셨죠. 그분에게는 그저 대대로 이어오는 가업을 정성스럽게 연마하고,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며 얻는 행복 자체가 삶의 완성인 것이었습니다. 남과 비교하며 더 큰 물질적 성공만을 쫓는 현대의 과열된 분위기에서 멀찌감치 벗어나 있는 모습이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기업의 유연한 출퇴근 혁신과 지방 골짜기의 위성 사무실 실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 중인 남성 출연자가 화면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으며, 아래쪽에는 자막이 나타나 있다.

과거 격무로 유명했던 일본 기업들이 근무 환경을 개선하며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 기업 현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까요? 무료 아침 식사를 제공해 가며 아침 근무제와 재택근무를 10년 넘게 일관되게 추진해 온 일본의 한 거대 종합상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형적인 야근 중심의 업무 문화를 버리고 근무 방식을 개혁한 결과, 놀랍게도 이 기업 여성 직원들의 출산율은 무려 3배 이상 뛰어올랐습니다. 아빠들이 오후 4시에 퇴근해 어린이집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행복하게 하원할 수 있는 풍경이 그저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일자리가 소멸해 가는 시골 낙후 지역에서도 성공적으로 도출되고 있습니다. 깊은 산속 골짜기에 박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던 '가미야마'라는 작은 시골 마을의 기적 같은 이야기입니다.


실내에서 셔츠를 입은 남성이 인터뷰 중이며 화면 하단에는 '구리하라 스토무', '웹 제작 위성 사무실 책임자'라는 자막과 '도쿄의 만원 전철 아시죠? 정말 대단하잖아요'라는 대사가 표시된 화면

직원이 자신의 상황에 맞춰 일하고 싶은 환경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기업의 근무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곳은 초고속 인터넷망이라는 핵심 무기를 바탕으로 도쿄에 본사를 둔 IT 중소기업과 벤처 기업들의 위성 사무실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복잡하고 숨 막히는 수도권을 떠나 청정한 자연 속에서 재택과 현장 근무를 유연하게 오갈 수 있는 근무 여건이 조성되자, 전국의 유능한 젊은 인재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미야마 마을로 둥지를 틀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인구 유입이 곧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를 낳고, 그것이 또 새로운 아기 울음소리로 선순환되는 그야말로 빛나는 내일의 이정표였습니다.

우리가 마주한 지금 이 순간의 기회

한국 사회만의 유별난 무한 경쟁과 모든 인간관계를 돈의 가치로 매겨 판단해 온 차가운 문화가 결국 우리 청년들의 어깨 위에 떼어낼 수 없을 만큼 무거운 돌덩이를 얹어 주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대로는 대한민국 전체가 소멸할 것이라는 벼랑 끝의 신호가 끊임없이 울리고 있는 지금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언제나 큰 위기 앞에서 지혜를 모으고 가장 빠르게 길을 개척해 낸 나라입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의 골든타임이 완전히 흩어져 버리기 전에, 청년들에게 평온함을 돌려주고 아이가 주는 오롯한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를 열어 주어야 할 때입니다. 시야를 조금만 넓히고 서로를 배려하기 시자간다면, 우리 역시 이 차가운 겨울을 지나 다시 따뜻하고 든든한 봄날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FAQ

일본 청년들은 정말结婚할 때 주거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한국과 달리 일본 청년들 사이에서는 결혼할 때 반드시 집을 구매하거나 값비싼 전세를 마련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희박합니다. 대부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월세방이나 안정성이 높은 공공 임대주택에서 여유롭게 신혼 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결혼 초기 주거에 대한 진입 장벽이 현저히 낮습니다.

일본 일부 대기업에서 출산율이 3배 이상 극적으로 급증한 핵심 요인은 무엇인가요?

일관되고 지속적인 일 주도권 환원 및 근무 방식의 개혁입니다. 아침 근무제, 재택근무의 활성화, 오후 4시 조기 퇴근 보장 등 남성 동료와 임직원 모두가 육아에 직접 동참할 수 있는 유연한 직장 문화를 10년 이상 꾸준히 축적해 온 실질적 결과입니다.

사라져 가던 시골 마을 '가미야마'가 회생할 수 있었던 구체적인 동력은 무엇인가요?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무기로 도쿄 소재 혁신 첨단 IT 기업들의 '위성 사무실(Satellite Office)'을 마을에 성공적으로 유치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유입되어 일자리가 늘어났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출산과 아이들의 정착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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